[99호]한국지엠은 비정규직노조탄압 대량해고 즉각중단하라

[현장을 찾아서]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7-02-17 14:55
조회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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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환 (한국GM 창원 비정규직지회사무장)

▶지난 6월 대법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5명이 승소했고. 10월 1일 5명 정규직 발령을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지회가 파업투쟁을 진행했구요. 투쟁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해주십시오.

6월 10일 대법원에서 정규직전환하라는 최종 판결이 나온 후 지회에서 한국지엠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기자회견, 교섭요청을 했음에도 판결을 이행하지 않아 인천 본사 상경투쟁 등을 진행했고, 승소자 5인과 함께 공장 출퇴근투쟁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지엠은 결국 재판 결과에 따라 정규직전환을 하겠다고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정규직으로 받았어야 할 체불임금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정규직전환을 미뤄왔고, 지회와 승소자 5인은 체불임금을 소송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다시 투쟁을 시작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자 사측은 10월 1일자로 정규직전환하겠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 현재 5명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요?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각 부서에 배치되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 파업투쟁이 힘있게 진행된 것은 그만큼 조직력도 단단해졌다는 이야기일 텐데, 현재 조직상황에 대해 이야기해주십시오.

대법원 판결 이후 7월 말 조합원 가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108명이 신규로 가입했습니다. 단지 소송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조합가입이 늘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현장에서 지회를 유지하면서 잘못된 현장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고, 15년 파업투쟁으로 단련된 조합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50여명의 조합원들이 주변을 조직하는데 앞장섰습니다.

▶ 지난 7월  업체들에서 불법파견 소송 안내하는 등 기만적인 행동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회사 측의 방해공작이나 불법행위들이 지속되고 있는 건가요?

조합원 가입운동을 벌이자 사내협력업체에서도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하겠다며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이 소송에 150명 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켜보고 있던 한국지엠 원청이 11월 30일 하청업체 4곳을 계약해지 했습니다. 그리고 360명에게 해고예보통보서를 보냈습니다. 그에 앞서 11월 18일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여 선전전 등에 대한 제한을 하고 지회 간부 9명을 고소고발하여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고 탄압하려 합니다. 조직이 계속 확대되고 파업으로 생산에 타격이 미치자 원청이 나서서 노동조합을 깨려고 하는 것입니다.

▶ 지회사무실도 넓은 곳으로 새롭게 이사하고 자체교육등도 꾸준히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회의 일상 활동은 어떠한 것들이 진행되고 있는지요.

조합원이 늘면서 교육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 근처 안민동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교육은 신규조합원 교육 10회차를 기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규직화 투쟁의 성과와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혹시 한계로 느껴지는 지점 또는 넘어서야할 과제 등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어떠한 것인지요?

비정규직을 사측이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것,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된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스스로 나섰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봅니다. 그러나 5명 정규직전환이 되었지만 다른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여전한 과제이며, 한국지엠은 여전히 비정규직지회를 교섭의 당사자로 여기지 않고 있고, 이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한계라고 봅니다.
비정규직지회의 투쟁은 단지 정규직화만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자에게 주눅들어 잘못된 것도 얘기하지 못하던 이전의 현실을 변화시켜, 현장의 문제를 스스로 바꾸고 노동자가 현장의 주인으로 변화되는 그런 과정이 의미있다고 봅니다. 그 속에서 정규직화라는 것도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에서 보여줬던 “조합원만 정규직화” 같은 모습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내 이익만 챙기려 하면 내 이익도 제대로 챙길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주위의 비조합원을 어떻게 더 조직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 9기 2년차의 지회의 활동계획은 무엇인지요?

비정규직 대량해고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고용승계를 지켜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지엠은 칼을 빼들었고, 지회는 노동조합의 존폐 여부를 걸고 투쟁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여집니다. 최선을 다해 투쟁하려고 합니다.
창원공단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세차례 만들어졌고, 세번 모두 패배했습니다. 한국지엠에선 패배 후 다시 새롭게 노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가 지켜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정규직 전환 당연하다고는 생각했지만 ,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이게 꿈은 아니겠지?
현실인가? 하며 잠까지 설쳤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GM비정규직지회 조합원으로 GM사내하청업체에서 16년동안 근무하다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10월 1일부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최연갑이라고 합니다.
지난 10월1일 정규직전환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반갑기도 했지만 판결이 이렇게 빨리 나올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10년 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판결이라 많이 놀랐고 우리가 승리했다는 느낌 보다는 당연한 판결이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억울한 생각에 소송을 시작했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이게 꿈은 아니겠지? 지금 이게 현실 맞나? 하는 생각에 배치 받기 전까지는 잠까지 설쳤습니다.
출근 전 회사에서 문자로 교육 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을 그때까지도 실감이 잘 나지 않았지만 배치받은 곳이 전에 일하던 곳이 아닌 정규직 라인으로 일하는 곳으로 배치 받아서 갔을 때야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벌써 한 달 하고도 반이 지났습니다. 정규직 전환 이후 처음으로 월급도 받았습니다.
비정규직이었을 때는 잔업에 특근을 해도 세금 떼고 나면 최저임금이라 120만원정도밖에 안됐는데 이번에는 세금 떼고 270만 원 정도 받았습니다.
같이 일하는 조합원들은 ‘고생했다. 10년 동안 투쟁했으니까 대우받아 마땅하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월급 많이 받아서 좋은 것보다 지금까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일은 똑같이 하고 차별받은 것의 억울함, 부당함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규직 전환 이후 임금에 대한 소급분에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이전 3년치는 받았지만 그 이전분에 대해서는 지금 소송 중에 있어서 회사와는 아직 완전히 끝난 싸움이 아닙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아직 남아있는 많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눈치보고 노동조합 가입을 꺼리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자신감이 없어보였습니다. 저는 짤릴 각오를 하고 노조 가입을 했고 짤리면 싸우면 되고 그런 생각으로 투쟁해 왔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탄압도 많았습니다. 집으로 전화해서 가족들에게 ‘빨갱이 물들었다고 빨리 노동조합 탈퇴하게 해라’라는 둥 탄압도 많았지만 그냥 묵묵히 했습니다.
비정규직지회의 투쟁으로 정규직전환 됐는데 정규직 조합원이 됐다고 비정규직 지회와는 관계가 끊어져 버린 것 아니냐 하는 생각들을 주위에서는 많이들 하시는 것 같습니다. 비정규직 지회와는 꾸준히 계속 소통하고 있습니다. 정규직지회와 비정규직지회가 연대에 어려움이 있다면 개별로라도 연대해서 힘이 되도록 해 나갈 생각입니다.

기나긴 10년의 투쟁 속에서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는 것은 차별이었습니다. 막무가내로 욕도 하고 같은 노동자이면서...
그래도 중간에 동지들이 떠나기도 하고 괴로웠지만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까짓 거! 이왕 하는 것, 될 때가지 해보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별 거 있습니까? 당연하고 정당한 일이라 그냥 했습니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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