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호]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물량팀장의 노동자성 인정과 산재인정

[상담실]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8-12-27 14:58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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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법무법인믿음


지난 2017. 5. 1.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현장에서 진씨는 이른바 물량팀장으로 현장에서 일하던 중 추락하는 와이어에 상해를 입었습니다. 진씨는 2017. 7. 27.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 즉 산재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공단에서는 진모씨가 사업자등록이 되어있어 노동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2017. 10. 10. 요양 불승인 처분을 하였습니다.

민주화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 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노총 금속노조법률원 소속 변호사 및 운동가로 구성된 ‘삼성크레인사고피해노동자지원단’에서는 이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불복, 진씨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지난 2018. 10. 22.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로부터 진씨가 노동자라는 취지의 결정, 즉 산업재해 요양을 승인한다는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왜 산재신청이 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은것인가요.

진씨는 물량팀장입니다. 물량팀이라는 것은 원청에서 바라는 특정한 물량 또는 특정 기간동안만 노동력을 제공하는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는 노동자의 일군을 말합니다. 물량팀장은 이러한 일군의 노동자의 대표격에 해당하는 사람이나 똑같이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입니다.

원청 내지 협력업체는 이러한 물량팀을 위장 도급의 형태로 사용하게 됩니다. 즉 도급의 외형으로 계약을 하고서는 실제로는 근로관계를 가지게 되며, 이때 위장도급계약의 상대방이 물량팀장이 됩니다.
특히 진씨의 경우는 원청의 요청에 따라 개인 사업자로 등록을 하였는데, 2017. 10. 10.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이것을 가지고 진씨가 노동자가 아닌 ‘사업자’라고 판단하고 요양 불승인 처분을 한 것입니다.

물량팀장에게 사업자등록을 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청측에서 진씨와 같은 물량팀장에게 사업자 등록을 요구하는 것은 전술한 바와 같은 위장 도급을 진짜 도급으로 보이게 끔 하기 위한 수단이자 미봉책입니다.

원청과 하청, 하청의 재하청, 재하청의 재재하청 식으로 내려가는 기형적 고용구조의 가장 끝에 위치하는 물량팀과 같은 기형적 고용형태와 이로 인한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사측에서는 이와 같은 비판에서 자유롭고자 물량팀장에게 사업자등록을 요구하여 도급의 외형을 갖추고, 외부적으로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물량팀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광고하면서 마치 이러한 기형적 고용구조를 극복, 타파한 것처럼 생색을 낸 것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다단계의 하청인데, 그 끝에 있는 물량팀만 사업자 등록을 한다고 해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은 너무 자명합니다. 사측의 광고는 결국 자신들이 물량팀을 쓰는 것은 근로가 아닌 적법한 ‘도급’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조선업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은 무엇때문인가요.

조선업은 선박이나 플랜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해외로부터 수주 받아 납품을 하다 보니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기간이 있는 반면, 수주실적이 나쁘거나 없을 경우에는 일감 자체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형적 구조를 선호합니다. 인력운용과 고용에 따른 여러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업 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업 업무상사고 사망자수 중 79.3%가 하청 소속이라고 조사, 보고하였습니다.

지난해 발생했던 이 사고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25명이  중, 경상을 입었는데요.  그럼 다른 피해자 분들은 산재 인정을 받았나요?

진씨를 제외한 다른 피해자분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신체적인 부상에 대한 산재승인은 되었으나 정신적인 피해와 휴업급여지급에 관한 문제는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특히 사고가 사고였던 만큼 죽을 뻔한 순간을 겪거나 가깝게 지내던 동료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도한 분들의 경우 그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법과 제도가 이러한 분들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관리는 필수이자 당위이며, 다친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것 또한 필수입니다. 생존을 위해 어쩔수 없이 사업자등록을 한 경우임에도 이를 이유로 노동자가 아니라고 하며 산재 보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결정은 의미가 있으며 환영받아야 할 것입니다.

산재처리를 하지 않으면 처벌을 하고 있는 법조항이 있지만 여전히 산재신청하기 어려운 노동현장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특히 사안처럼 고용구조가 복잡한 경우 산재처리를 하려면 4대보험 가입이 전제가 되어야 하고 근로자성을 인정해야하는 등 숨겨왔던 문제들이 표면화 되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이를 최대한 피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고, 노동자는 어쨋든 갑인 회사의 입장을 무시할 수가 없다보니 산재처리를 망설이게 되는 것입니다. 또 불안정한 지위에 있는 노동자들로서는 산재처리를 하고 나서의 고용보장이 없는 이상 사측의 요구를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산재처리를 하지 않으면 처벌을 하는 법조항이 있긴 하지만, 처벌을 하거나 강화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듯 합니다. 노동자가 다치면 당연히, 우선적으로 산재 치료를 받을수 있어야한다는 인식과 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현재는 노동자가 자기가 다치고 병들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그것이 인정되어야 보장이 됩니다만 업무관련성과 같은 최소한의 요건만 만족하면 우선적으로 산재 치료를 보장하고 사후에 승인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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