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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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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호]노동자 건강 위협하는 방사능 고철수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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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 계기 ‘생활주변방사선 안전 관리법’ 제정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 이후 한국은 방사능 공포에 직면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방사능이 한국으로 날아온다는 지적과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우려가 높아 갔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두려움은 높았지만 정부의 대처는 무능하기 짝이 없었다. 한국에서도 원자력발전소의 사고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도 수명을 연장하고 불량부품을 사용한 고리1호기가 있는 경상남도는 공기 중 방사능을 측정할 장비조차 없는 현실이다.
일본산 수산물이 학교급식 등에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와 지적에 따라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서울 시내 아스팔트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이 검출되었고 이것이 수입 폐기물을 아스팔트에 혼합해 사용한 결과라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점점 높아가는 방사능 공포와 방사능 오염물질의 수입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 관리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에 따르면 수출입 화물이 들어오는 항구나 공항에는 방사능 측정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에 방사능 측정기가 설치된 항구는 7개에 불과하다.
방사선감시기 설치된 부산에서 방사선 오염 일본산 수입고철 발견
원자력안전관리위원회는 원자력과 방사선 관련 안전업무를 총괄하는 기구이다.
지난 8월 12일 원자력안전관리위원회는 보도 자료를 통해 8월 7일 부산항으로 수입된 일본산 수입고철에서 방사성 오염이 검출되어 격리조치 후 반송예정이라 밝혔다.
발견된 오염물질(20kg)의 핵종은 세슘-137이며 방사선량률은 표면에서 최대 0.00543 mSv/h라고 밝혔다. 문제는 세슘-137은 핵폭발이나 원전사고로 발생하는 방사선 핵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수입고철이 일본에서 수입되었고 일본산 수입고철의 방사선 오염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산 고철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일본 고철 수출량의 56%를 우리나라가 수입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일본 고철 수입이 크게 늘어 매년 480만톤 규모의 고철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왔다.
2011년 이후 일본이 우리나라로 수출한 고철은 1,489만 톤으로 전체 수출량 2,659만 톤의 56%에 해당한다. 2011년 우리나라와 비슷한 물량을 수입했던 중국의 경우, 후쿠시마 사고 다음 해인 2012년 수입량이 소폭 늘었다가 이후 점차 감소하여 현재는 우리나라 수입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일본산 고철에 대한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생활주변 방사선 안전 관리법」시행으로 공항만에 방사선감시기 설치가 의무화된 2013년부터 2014년 6월까지 방사선감시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군산, 마산항 등 6개 항을 통해 수입된 고철 156만톤 중 114만톤이 일본산이었다. 방사선감시기가 없는 항구로 수입된 고철의 73%가 일본산이었던 것이다.
일본산 수입고철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은 크고 이러한 일본산 수입고철 대부분이 방사선감시기가 없는 항구로 수입되고 우리지역 마산과 진해에서도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참여하고 있는 핵발전확산반대 경남시민행동은 즉각 기자회견을 통해 방사선감시기가 없는 마산과 진해항으로의 일본산 고철 수입중단과 지자체 차원에서 수입고철의 유통경로를 파악하고 자체검사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하역노동자, 운송노동자, 제조사업장 노동자 등이 방사능에 피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노동부 차원에서 해당 업체의 방사선감시기 운영현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지만 경상남도, 마산항만청,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어느 곳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이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원자력안전관리위원회라는 이야기만을 반복했다.
방사능 오염 수입고철 노동자 건강권 크게 위협
원자력 안전관리위원회는 항만에 방사선 검사기가 없어도 이를 사용하는 해당 업체에 방사능 검사기가 설치되어 있다며 항만에서의 검사가 없어도 별다른 위험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작업장에서 제대로 방사선감시기가 작동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은 제대로 이루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11일 부산에서 발견된 방사능 오염 일본 고철의 경우에도 이를 하역하고 운송하는 노동자들이 직접 방사능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방사능 오염 고철이 수입될 경우 하역노동자와 이를 작업장으로 운송하는 노동자, 수입 고철을 재료로 사용하는 노동자는 장시간 방사능에 노출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방사능으로 오염된 고철이 기계장비,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자재 등의 재료로 유통될 경우 해당 작업장 노동자들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방사능 피폭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사능 수입고철의 문제는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 관리법’만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 계획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안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인식이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지 똑똑히 확인되었다. 이윤을 위해 승객의 목숨마저 무시하는 자본의 탐욕과 이들과 야합하는 감독기관의 적폐를 보았다. 이번 방사능 오염 고철의 수입도 세월호 참사의 연장이 될 수 있다.
이윤에 눈먼 사업주의 자체 방사선감시기에만 의존해 안전하다는 원자력안전관리위원회의 주장은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아무런 반성도 없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미 한국철강의 방사선감시기 2대 중 1대는 고장이 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창원 포스코특수강의 방사선 감지기의 알람 설정치는 3배 이상 높게 설정되어 있었다.
일본산 수입고철을 사용하는 것은 방사능 오염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 이윤을 위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 하는 자본에게 더 이상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위임해서는 안 된다.
모든 관련기관이 책임회피에 급급해 하는 사이 돌이킬 수 없는 방사능 피폭사고의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경남지역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내년 2월까지 마산항에 방사선감시기를 설치하고 그 이전에는 수작업으로 휴대용 검사기를 통해 수입화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고철수입을 중단시켜야 한다.
수입고철뿐 아니라 일본에서 수입되는 산업폐기물 등이 방사능에 오염된 사실들이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방사능 피폭과 관련된 업무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만 해서는 안된다. 방사능 피폭의 위험이 제일 높은 작업현장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도 방사능 재해예방 업무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개정해 방사능관련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감시활동과 예방활동이 보장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노조도 사내급식, 자재 등의 방사능 오염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갖는 등,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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