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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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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차룡단지에 민주노조가 꽃필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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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30분 해고자들은 출근투쟁을 진행하면서 하루를 맞는다.
그날 그날 일정에 따라 틀리지만 보통 선전전이나 집회를 가진다. 그리고 점심은 해고자 19명이 모두 모여 지역금속에서 직접해서 먹는다.
이들은 왜 현장이 아닌 거리에서 하루를 시작해야 할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동우기계 해고자들을 찾았다.
동우기계는 86년 설립 이후 흑자를 꾸준히 낼 정도로 건실한 기업이다. 모두들 힘들다 하는 IMF때도 흑자를 유지할 정도니.. 하지만 사측은 사회적 분위기를 틈타 현장 노동자들에게 상여금 반납과 임금동결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그에 반해 사측은 인천에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동우기계 바로 옆에 새로운 건물을 인수하기도 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노동자 등쳐먹고 회사를 살찌워보겠다는 심보다.
이런 부당함에 노동자들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2002년 8월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하지만 사측은 임단협을 체결하지도 않고 노조를 탄압하기에 급급했다. 노동조합은 그해 11월 경 15일에 걸친 파업 투쟁을 벌였고 이에 사측은 임단협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2003년으로 넘어오면서 사측은 노동조합 설립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였다. 당시 희망퇴직 인원이 13명이었지만 사측은 교묘하게 조합원들의 희망퇴직을 받고 비조합원들에 한해서는 반려를 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그리고 노조 설립 1년이 되던 날 용역깡패들이 회사 안으로 들어 닥쳤다. 그리고 바로 21명에 대해 정리해고 통지서를 집으로 보냈다. 정리해고 사실을 모르는 조합원들은 회사에 출근하면서 그 사실을 알았고 용역깡패로부터 출근을 저지 당했다. 또한 현장 대표위원회의 활동도 용역깡패들이 막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하고 있었다. 이에 노동조합은 28일 삼영지회 동지들과 연대해 중식 집회를 가지면서 사측의 부당성을 규탄하였다.
다음날 아침.
20-30명 정도 있던 용역 경비들이 그날 50-60명 정도로 대폭 늘어나 있었고 그 중 반은 회사 정문밖에 까지 나와 진을 치고 있었다. 해고자들과 조합원이 함께 아침 출근투쟁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용역경비들이 들여 닥쳐 출근투쟁을 하던 조합원들을 집단 폭행하였다. 그들은 조합원, 현장대표위원, 해고자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구타를 하였다. 당시 그 자리에 정보과 형사가 있었으나 정보과 형사는 말리기는 커녕 집단 폭행을 방조하고 있었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조합원들이 112와 119에 이 사실을 신고하였지만 출동한 112경찰을 정보과 형사가 돌려보냈다고 한다.
또한 투쟁과정에서 안 사실이지만 사측은 노조에 정리해고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채 정리해고를 6월에 노동부에 통보를 하였다. 이미 노동부는 정리해고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수수방관하고 있었고 노조의 중재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경찰과 노동부 그리고 사측이 작당을 하고 노동자 죽이기에 가담한 것이다.
결국 이들은 아무런 이유도 모른채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회사는 즉각 노조 파괴에 들어갔다. 100여명 정도의 조합원들의 숫자가 사측의 잔업, 특근을 빌미로 노조탈퇴를 강요해서 현재 14명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니 그 탄압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들은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해고자들은 노동부 앞에서 천막 농성도 진행하고 일부 인원은 사장이 있는 동우기계 계열사인 한양정밀로 상경 투쟁을 진행하였다.
상경 투쟁을 진행하던 중 해고자들을 아연 실색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회사가 어려워 정리해고를 할 수 밖에 없었다던 사장은 정리해고 할 당시 1억원이 넘는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여 타고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해고자들은 11월부터는 장기투쟁사업장과 함께 집중투쟁도 하였다. 2주에 한번씩 자전거 투쟁도 하고 1주에 2-3일 정도 노동부 앞에서 중식 집회도 한다. 그리고 매일 노동부, 검찰청 등에서 1인 시위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의 동지들도 함께 투쟁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의 동지들과 현재 투쟁하고 있는 두산 해고자들 그리고 서울 쇼트 동지들이 함께 투쟁한다. 그리고 매일 투쟁에 함께 하지 못하는 사업장에서는 해고자들이 먹을 수 있도록 반찬도 갖다주고 1일 주점 때 함께 연대활동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여전히 ‘배째라’다.
현재 동우기계 정리해고 관련해서 지노위에 심사 중에 있다. 2번째 심사에서 심사장은 화해를 권유하였고 현재 화해 교섭 중이다. 하지만 사측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1월 5일까지 화해 교섭을 진행한다. 그 기간동안 되지 않으면 1월 7일 지노위에서 최종판결을 한다.
지노위에서 사측은 노조 때문에 수주가 되지 않는다는 등으로 노조를 매도하고 있다. 해고자들을 더 가슴아프게 하는 것은 사측이 지노위에 낸 자료다. 사측은 얼마전까지 함께 일을 하던 동료들을 협박해서 확인서라는 것을 지노위에 제출했다.
‘이 사람은 필요 없다’, ‘짤린 것이 당연하다’, ‘일도 못하고 생산에 방해가 된다’, ‘해고 된 사람 모두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음을 인정한다’라는 내용의 확인서다. 같이 일을 하던 사람에게 잔업, 특근을 무기로 사측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라고 강요한 것이다.
그래서 해고자들은 마음이 더욱 무겁다. 그래서 더 힘차게 싸울 수 있는 용기도 얻고 있다.
차룡단지에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동우기계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차룡단지 주위의 노동자와 사업주들이 동우기계 투쟁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해고자들이 기어코 이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서 깨지면 차룡단지에 노동조합이 설립되는 것은 물론이고 활동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것이다.
이들은 해고된 이후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세원, 한진 투쟁을 함께 하면서 연대 투쟁이란 것이 우리 노동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동우기계 해고자를 만나고 있던 중 서울쇼트 동지를 만나게 되었다. 서울쇼트도 현재 투쟁 중이다. 노조를 설립했지만 탄압이 심하다. 11명의 조합원들이 사측의 탄압으로 인해 5명으로 줄었다. 이 회사는 조합원이 야간 근무시 졸았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몇 개월 정직시켰다. 그리고 아침 출근투쟁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해고를 하였다. 현재 서울 쇼트 5명의 조합원 모두 징계된 상태다.
단순히 동우기계만의 문제가 아니고 서울쇼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노동자들의 문제다. 노동조합을 만들면 탄압하는 자본가의 속성이 노동자들을 투쟁하게 만든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야 할 투쟁이다.
* 1월 7일 지노위에서 전원 복직 판결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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