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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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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호] 김해노동인권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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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장성환
김해노동인권상담센터(이하 ‘센터’)는 김해지역내 노동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08년말부터 논의를 시작하였다. 흔히들, 김해를 중소영세기업의 천국이라고 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지옥이다. 그만큼 열악한 노동조건, 불안정 비정규직이 많다는 말이다.
이에 주목하여, 2009년 1월 1차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대구성서공단노조와 마창지역금속 활동가 등과 간담회를 통해서 활동경험을 배우며, 점차적으로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단체의 얼개를 하나씩 갖추기 시작했다. 김해노동인권상담센터라는 명칭을 정하면서 준비위 체계를 만들고, 올 3월 정식 출범에 이른 것.
노동과 지역, 그리고 연대를 위해
센터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출범선언문에 잘 나와 있다.
그 하나가 “모든 노동자는 억압과 차별이 없는 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가지고 있다”에 알 수 있듯이 노동인권과 기본권조차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데 따른 목적의식적인 접근이다. 노동기본권은 중소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겐 꿈같은 이야기다.
두 번째로, 그동안 지역의 노동운동은 지역내 노동자의 이러한 처지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반성의 관점에서 출발했다. 양대 노총은 지역 노동시장의 급팽창으로 고용관계가 다양화되고, 불안정 노동의 증가, 이주노동자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불충분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센터를 만들었다. 센터는 이를 대체하기 보다는 그 중심에 서고자 한다. 역할의 대체가 아니라 다가서기로 보면 될 것이다. 약 20만명에 이르지만 조직노동자의 비율은 1%에 못 미친다. 87%가 100인 미만으로 중소영세사업장이 대다수다. 그런데 무관심과 방치에 가까울 정도로 손발을 놓고 있기에 ‘센터’가 나선 것이다.
센터는 차별과 비인간적인 대우,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김해지역의 중소영세 사업장의 현실에 주목하고 이를 바꾸고자 첫 발을 내밀었다. 그래서, 센터는 중소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중심에 놓고, 상담과 교육, 조사와 연구, 선전을 하면서 조직화 방도를 찾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연대를 중심에 둘 것이다.
김해는 일반산업단지(2)와 농공단지(7)가 있다. 사업자 단체나 기업협의회 등은 잘 구성되어 있지만 노동자의 처지와 조건은 그렇지 못하다. 노동의 분할과 지배전략이 가장 잘 관철되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구조로 말미암아 일상적인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유린당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대규모의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는 없지만 불안정노동비정규, 임시파견 등이 불법이 항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기업 사랑과 투자 유치에 열광하는 세력은 있지만 이를 반대하고 저항하면서 반란을 꿈꾸는, 행복한 세상을 바라는 사람이 잘 모여서 어떤 모의를 할 곳으로 김해를 택했을 뿐이다. 이곳에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아름다운 역모를 꿈꾸고자 함이 ‘센터’의 기본정신이다. 그래서 ‘김해노동인권상담센터’라고 한다.
비바람과 눈보라가 몰아쳐도.
출범을 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공단과 공장으로 접근조차 막막한 실정에서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장기적 전략과 목적의석적인 활동이 필요로 한다. 상근활동가와 몇몇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준비위부터 함께 한 회원들의 열혈 활동에 기댈 수 밖에 없다. 당장의 열악한 재정이나 활동가의 부족, 활동력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 지난 준비과정에서 센터는 이런 점을 잘 극복해왔다. 노동이 잘 나가는 시대도 아니고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아치는 이 때, 쇠락의 길로 접어든 위기의 시에 ‘센터’의 출범이 무모한 도전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러하기에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센터의 안정화와 실천활동이 절실하다. 두 과제가 다 녹록하지 않다. 센터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기 위해서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 밖에 없다. 실천 활동으로 근로계약과 불안정노동, 최저임금, 노동재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과 강제추방 반대에 이르기까지, 다 잘 하고 한꺼번에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할 것은 분명히 하고 넘어가는 ‘센터’가 될 것이다. 출범 후 두 차례의 선전전을 했지만 아직 성과가 미흡하다. ‘센터’를 알리는 데 급급하고 기본적인 상담활동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점차 안정화를 통해서 여러 목적의식적인 활동과 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럭저럭, 아! 예전에 그런 비슷한 단체가 있었지 하는 기억의 파편을 넘어서, 지역, 노동, 연대에 방점을 찍고 계급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센터’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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