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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맞고 죽는 나라
사무국
올해 독감 백신을 맞고 총 8명이 사망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백신 자체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전문가들은 백신에 문제가 없다면서 당당히 이야기 하였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플루 우려 때문에 노인들이 독감백신을 맞으려고 하루에 수십만명씩 보건소에 몰려 장시간 대기하다 체력이 약해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였습니다. 즉,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연로하신 분들이 독감 백신을 맞기 위해 추운날 밖에서 오래 기다려서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정부가 저토록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을까라면서 한편으로 정말 놀랐습니다. 저렇게 쉽게 이야기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는 것일까라는 말입니다.
해마다 발생하는 독감 백신 사망사고의 책임의 핵심은 백신의 안정성 논란이 아니라 우리 나라 공공의료체계에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민간의료기관은 90%로 의료가 민영화되어 있는 미국 보다 훨씬 높습니다. 즉, 우리 나라에는 보건소를 비롯해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이 10%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민간병원에서 독감백신을 맞으려면 보건소 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래서 항상 겨울 문턱에 들어서면 보건소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독감 백신 사망사고의 핵심은 바로 연로하신 분들이 긴시간 줄을 서 가면서 백신 주사를 맞아야 하는 우리 나라 공공의료체계에 있는 것입니다.
이번 백신 사고를 통해서 왜 우리 나라는 공공의료기관이 많지 않은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되물어야 합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보건소가 민간 병원처럼 많이 있다고 한다면 굳이 어르신들이 추운날 길게 줄을 서는 불편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사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비싼 민간 병원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굳이 민간의료보험(특히 의료실비보장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정부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 의료의 부가가치를 높인다면서 의료 민영화를 시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지금 정부의 자신감이 높습니다. 보건소가 부족해서 줄을 길게 늘어서는 과정에서 어르신이 사망 한 것에 대해서 아무런 도덕적 정치적 책임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론에서 잠깐 백신 맞고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할 뿐 우리 나라 공공의료기관이 부족하다는 본질적인 이야기는 빼 놓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독감 백신을 맞으려 보건소에 줄을 늘어선 풍경이 다시 재현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또 다른 어르신이 백신을 맞고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정부는 개인 지병으로 몰아 부칠 것입니다. 과연 정부의 책임이 없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소리 높여 요구해야 합니다.
보건소를 늘려라!! 공공의료기관을 늘려라!! 국민들이 병원비 걱정 없이 생활 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행복추구권과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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