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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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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 사측이 관리하는 노동조합 선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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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이 관리하는 노동조합 선거
“동그라미를 하든 세모를 하든 이름을 적든 꼽표만 빼고 마음대로 하소!?”
교육편집팀
얼마 전 노조 지부장 선거와 대의원 선거가 있었다.
투표용지를 주면서 하는 이야기가 “동그라미를 하든 세모를 하든 이름을 적든 꼽표만 빼고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
지금까지 그렇듯 지부장 선거와 대의원 선거 투표용지를 보면 각 선거구의 투표용지가 모두 똑같다. 모든 선거구의 후보자가 한명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후보자 이름도 없으며 찬반 투표를 한다지만 도장찍을 칸이 없다.
현장에서 알 수 있는 후보등록 절차가 없이 선거구 안의 반장, 계장 등이 후보자 한명을 정하면 조합원들은 선거당일 찬반 투표하는 방법으로 지금까지 선거를 치루어 왔다. 그 선거 결과는 모든 선거구의 찬성율이 99.99% 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조합원수 각각 약1500명 중 반대표가 1표~2표정도씩 나왔다.
하지만 찬성표를 찍은 사람 모두가 사측에 찬성하기 때문에 찬성표를 찍은 것은 절대 아닐것이다. 조합원들 사이에 퍼져있는 이야기가 반대표가 많이 나오게 되면 그것에 대한 리스트가 파악되며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도는데, 지금까지의 선거에서 반대가 두표이상 나오지 않았으니 그 결과는 알 수가 없다.
제작년 대의원선거에서 투표용지 한장이 없어진 일이 있었다. 투표함에는 투표용지 대신 일반용지 하나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내부문서 유출사건“이니 하며 난리가 난적이 있었다. 그 이후 선거방법이 바뀌었다. 투표용지를 나누어 주며 두명에서 세명이 짝을지어 공개적으로 한꺼번에 투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하니 누가 동그라미하고 누가 가위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듯 선거는 비밀투표가 아닌 선거구도 많이 있고 선거에 참가하지 않아도 찬성 처리되는 것도 많이 있다. 반대표가 많이 나온 반이나 계에 대한 사측의 처리가 불안해서 인것 같기도 하다.
선거때가 되면 잘 참여 해달라는 뜻으로 각 반원이나 공장내의 계원들이 모여서 밥과 술 한잔 하는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에서 이번 선거 잘 넘어가자는 식의 참여요구 이야기를 듣게 된다. 현실의 부당함을 조합원들은 알지만 일상 업무와 공장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통제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이런식의 선거로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이나 현실에 대한 불만에 대해서는 뿌리부터 잘라 버리며 노동조합이 사내의 일계부서처럼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선거를 통해 구성된 노동조합은 간부까지도 사측의 조정에 의해 배치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노조의 기본적 운영방침까지 “협력적 노사관계”라 선언하며 조합원들의 뜻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외부에서 볼 때는 노동조합의 기본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을지 모르나 위원장 선거까지 직접선거가 아닌 간선제를 유지하며 조합원들의 참여를 철저히 가로막고 있다.
사내에는 노동조합 이름으로 글로벌시대에 맞게 노력하자는 광고가 붙어있고, 현장에서는 생산실적의 극대화를 요구한다.
아직은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노무관리 정책을 현장의 힘으로 대응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고용불안과 사측의 부당한 처우에 맞서기 위해서 노동자의 기본조직인 민주노조의 필요성과 투쟁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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