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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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노동자 문학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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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투쟁은 아름답다

32번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20분에 한 대라는 말과는 달리 10분도 좋고 30분도 좋고 어떨 때는 40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약속시간 2시는 점점 가까워져 온다.
드디어 하늘색 시내버스가 보인다. 그러나 진해가는 36번이다. 결국 택시를 기다린다.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줄지어 지나다니던 택시마저도 보이지 않는다.
10분쯤 기다렸을까 노란 택시 한 대가 온다.
"아저씨, 공단상가요, 빨리 가 주세요."
오늘 만나기로 한 사람은 포장공으로 10년간 일해오다가 두통과 말초신경장애에 시달리는 한 아줌마다.
처음 산재신청을 위해 찾아왔을 때만 해도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불가능해 보였던 사례란다. 그러나 당사자가 실날같은 가능성을 찾아 진주로, 부산으로 부지런히 다리품을 판 결과 산재로 인정받았다.
오늘은 인정받기까지의 과정과 마음고생을 한 번 들어볼 생각이다.
산추련에 도착하니 아직 안 온 모양이다.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에 여자 한 분이 들어오신다.
이런 자리가 많이 낯선 모양인지 엉거주춤 힘들어하신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물어보지만 그 때의 기억 때문인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 탓인지 말을 많이 우물거린다.
이야기를 끝내고 정류장에 와서 버스를 기다린다. 오늘 만난 사람이 마지막 사례의 주인공이다.
산추련에서 노동재해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를 책으로 내려고 한다면서 제의해 왔을 때 이 일이야말로 꼭 참글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례를 글로 정리하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산재라면 어디가 깨지고 잘리고 부러지는 그런 것만을 막연히 상상했다. 그러나 머리카락 빠지는 것도, 귀가 안 들리는 것도, 코에 생긴 암도 모두 산재였다.
좀 과장하자면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일터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산재를 당하기 위해 출근한다고 할 만큼 우리의 일터는 안전의 사각지대였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업무성 재해로 인정받은 사람은 그나마 행운이었다.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을 두고도 회사에서는 본인의 과실이라고 우겼고, 공단에서는 모르는 일이냥 고개를 돌려 버렸다. 노동조합이라도 있는 사람은 그나마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아주 작은 공장에서 먼지와 소음속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회사에서 쥐어주는 적은 돈에 입을 닫고 마는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도 마음이 남아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청에서 일하다 다쳤지만 불법 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항의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이 땅을 떠난 조선족 동포가 있다. 이 사람은 얼굴 한 번 못 보고 그 사례를 전화로만 전해 들었는데도 마음에 남았다.
산재 인정 투쟁 과정에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 전국 공사장을 떠돌며 일하던 아버지가 악성종피종이라는 병을 얻었다. 아들은 그것이 공사장의 석면으로 인한 것임을 밝혀내기 위해 아버지가 평생동안 일했던 모든 공사장 현장을 다 찾아다녔다. 그런 아들의 노력으로 결국 산재인정은 받았지만 그 과정에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죽도록 회사에 충성하다가 배신당하고 과로사로 세상을 등진 사람도 있다. 미망인은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생업도 접고 그 일에 매달렸다. 그 미망인이 남긴 한 마디가 아직까지 귀에 남아 있다.
"회사에 뼈를 묻을 만큼 혼신의 힘을 다했던 직원이 죽었는데도 회사는 전화 한 통 없었습니다. 서류 한 장, 도장 한 번 제대로 찍어주지 않았어요. 기관도 마찬가지에요. 여자 혼자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을 치는데도 노골적으로 멸시와 희롱의 눈길을 보냈어요."
우리 사회에서 힘없는 노동자는 이런 대접밖에는 못 받고 있다. 하물며 그 미망인이야 말해서 무엇하랴.

이 외에도 정말로 많고 많은 억울한 사례들과 눈물겨운 이야기가 많다. 이 좁은 종이위에 그걸 다 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지역에는 "마창 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이라는 단체가 있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산추련 외에도 민주노총 산하의 많은 노동조합에서 산업안전 부서를 만들어 일터에서의 산재 추방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이 있다. 누구보다도 열악한 환경에서 더럽다고, 힘들다고 외면 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안전장치 하나 가지지 못한 죽음앞에 선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
"함께 하는 투쟁은 아름답다"
먼저 알고 있는 사람이, 앞선 사람들이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같이 가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도움의 차원이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이다.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는 열사람의 한 걸음이 더 아름답고 귀중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은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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