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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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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사무국
2008년 7월 1일 산재법이 개악되기 전 노동계는 산재심사를 근로복지공단과 독립되어진 제 3의 기관에서 하고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노동자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하면서 산재법 전면 개정 투쟁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산재 심사를 독립된 제 3의 기관에서 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근로복지공단 내부에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이하 ‘판정위’) 만들어 버렸다.
판정위원회를 만들 당시 정부의 주장은 근로복지공단 각 지사 마다 업무 관련성 질환에 대한 판정 기준이 틀리기 때문에 다양한 민원이 제기 되었고, 이를 합리하기 위해서 근로복지공단 지역본부에 판정 위원회를 구성 설치하여 합리적으로 업무 관련성 여부를 따져 공정하게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산재인정기준의 합리성에 대해 목청을 높였던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는데는 불과 6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즉, 판정위원회 설립의 사실상 목적은 산재노동자의 보호와 합리적 운영이 아니라 산재보험 재정 안정화에 있었다는 것이 근골격계/뇌심혈관계 질환 불승인 처분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운영과 처리 건수
2008년 7월 1일부터 2009년 3월 현재까지 판정위원회 1회 개최시 전국 평균적으로 16.6건이 처리 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지역본부의 경우1) 1회 개최시 14.1건이 처리 되고 있다. 시행 초기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처리되어 현재 판정위원회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열리고 있으며, 1회 개최시 건당 소요 시간은 약 10-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는 사실상 산재 심의를 제대로 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건수 처리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제대로 된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산재노동자들이 받고 있다.
운영 합계 서울 부산 대구 경인 광주 대전
회의 341 61 84 38 68 46 44
건수 5,649 1,168 1,184 539 1,498 618 642
1회 처리 16.6 19.1 14.1 14.2 22.0 13.4 14.6
표1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 운영과 처리 건수(08.7-09.3)
■ 업무상 질병 얼마나 불승인 처분되고 있나.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에서 2008년 7월 1일부터 2008년 12월 31일까지 산재 신청 건수는 총 1,688건으로 그 중 승인은 1,454건이고, 일부 승인은 79건, 불승인은 155건으로 전체 승인율은 86.1%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여기서 업무상 사고와 업무상 질병으로 나누어서 분석해 보면 업무상 사고의 승인율은 94.4%인데 반해 업무상 질병의 경우 승인율이 51%로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승인의 경우 사실상 사고성에 포함되어야 함)
특히 업무상 질병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과 뇌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정신 질환 등의 경우는 불승인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 되고 있다.
지사 계 승인 일부승인 불승인 비고
1,688 1,454 79 155
창원 사고성(1366) 1,289 37 40
질병성(322) 165 42 115
표1 창원지역 신청과 승인율(2008.7.1-2008.12.31)
■ 근골격계/뇌심혈관계/정신질환 업무관련성 질환의 승인율은?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의 2008년 7월 1일부터 2008년 12월 31일까지 근골격계/뇌심혈관계/정신질환의 승인율은 얼마나 될까? 업무 관련성 질환인 이 세 질환에 대한 산재 승인율은 부분 승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51.6%에 불과하다.
그 중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258건 중 승인 146건(56.6%), 일부 승인 42건(16.3%), 불승인 70건(27.1%)이며, 뇌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43건 중 승인9건(20.9%), 불승인 34건(79.1%), 정신 질환은 3건 중 승인 2건(66.7%), 불승인 1건(33.3%)였다. 전체적으로 승인율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사 질병 계 승인 일부승인 불승인 비고
창원지사 근골격계 258 146 42 70
뇌심혈관계 43 9 0 34
정신질환 3 2 0 1
표 7 창원지사 근골격계/뇌심혈관계/정신질환에 대한 업무상 질병 처리 현황
부산/경남/울산 지역 전체적으로 봤을 때 판정위원회에서 처리한 산재 승인율은 44.7%에 불과하였고, 뇌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승인율은 21.7%,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부분승인을 포함하여 61%였고, 정신질환 31.6%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더 많은 산재노동자들이 불승인 처분을 받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09년 3월 31일 현재 판정위원회에서 처리한 업무관련성 질환 전체 승인율은 35.8%에 불과하였고, 그 중 근골격계질환은 50%가 조금 넘었고, 뇌심혈관계 질환은 7.75%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급격한 사고성 질병으로 승인을 받은 일부 승인을 제외한 순수하게 누적성 근골격계 질환으로 승인된 것만 따지면 실제 승인율은 24.57%로 대폭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의 승인율은 32.6%에 불과하며, 그 중 근골격계 상지 부위는 35.3%, 척추는 30%, 하지는 32.3%의 승인율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구분 계 판정(결정내용) 회송
소계 인정 일부인정 불인정 인정율 누적인정율
총계 471 464 114 60 290 37.50 24.57 7
근골(상지) 118 116 41 13 62 46.55 35.34 2
근골(척추) 151 150 45 41 64 57.33 30.00 1
근골(하지) 35 34 11 6 17 50.00 32.35 1
뇌심 132 129 10 0 119 7.75 7.75 3
기타 35 35 7 0 28 20.00 20.00 0
표 7 2009년 3월 31일 현재 결정 내용
■ 불승인이 남발되는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산재노동자의 고통은 더욱 가중된다.
산재노동자에 대한 불승인 처분은 폭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근골격계/뇌심혈관계질환에 대한 불승인 처분은 그 도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로 인해 수 많은 산재노동자들이 고통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법이 개악되기 전인 2007년에도 불승인 남발로 인해 근로복지공단은2) 한해 동안 6천 596억원으로 엄청난 흑자를 기록했다. 2006년에 비해 2007년도 재해 발생건수 1.1%증가, 평균임금 6,88% 증가, 장해연금수급자 16,55%, 유족연금 수급자가 14,7%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 흑자가 났다는 것은 사실상 산재노동자에 대한 급여를 제대로 지출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법이 개악된 후 근골격계/뇌심혈관계 질환 등 업무 관련성 질환에 대한 불승인 남발은 결과적으로 산재노동자들에게는 고통을 근로복지공단에게는 엄청난 이익을 가져줄 것이다.3)
따라서 불승인이 남발되는 현실을 막아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부산/경남/울산지역의 노동안전보건활동가들이 모여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으며, 4월 22일 민주노총 3개 지역본부 공동 투쟁을 진행하면서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문제에 대해서 항의하였고, 지역 선전물을 통해 개악된 산재법의 문제점을 알려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능력의 일부를 상실한 산재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해 나가는 전면적 운동을 통해서 건강권의 문제가 경제 위기가 도래하면 언제든지 양보 대상이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로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경제 위기는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급속도로 파괴시킬 것이 분명하지만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이 아프더라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에 개인의 고통으로만 생각하고 견디고 참으려고 할 것이고, 산재 신청은 엄두도 못 낼 상황이 도래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병든 노동자는 늘어나는데 제대로 치료 받는 노동자가 없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는 산재법에 대한 전면적 개혁의 요구 투쟁을 재조직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대정부 투쟁과 현장 투쟁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투쟁이 기초되어 건강권의 문제가 기본권의 문제로 자리 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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