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회지모임 |
|
 |
|
[71호] 대호 MMI 정리 해고 노동자 정신 건강 실태 조사 결과 |
|
대호 MMI 정리 해고 노동자 정신 건강 실태 조사 결과
사무국
대호 MMI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어 소재 금속, 전기, 전자 휴대폰 부품 분야 등 IT 업종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마산수출 자유지역에서 한 줄 라인으로 시작해서 도계동 반지하에서 그리고 팔용동으로 회사를 이전하면서 막대한 부를 형성하였다.
특히 2007년 961억 매출, 2008년 1,002억 매출을 올리는 등 끊임 없이 성장을 해 가면서 공장을 키워나가며 구미 1개 공장과 대구에 2개 공장, 중국에 2개의 공장을 만든다. 그러나 성장의 모태가 된 대호 MMI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정리해고를 단행하려 하였다. 이번 조사 목적은 노동자들의 삶이 정리해고를 통해서 어떻게 변화해나가는지를 확인하는데 있다.
조사 방법은 설문지와 면접 조사로 이루어졌다. 설문지를 143부를 나누어주고 그중 128명이 설문에 응답하여 설문 수거율은 88.8%로 높은 수거율은 보였다.
1. 일반 작업 관련 요인
대호 MMI 노동자들의 특성은 여성 사업장이면서 대부분 가정을 이루고 있었고 또한 생계를 책임지거나 가족 생계의 일부를 부담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설문 분석 결과도 이와 일치함을 볼 수 있는데 미혼인 경우는 4.8%밖에 되지 않고 93.6%의 노동자들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기타는 1.6%에 불과하였다.
대호 MMI 노동자들의 근속연수는 평균 7.8년이었으며, 수입은 월 평균 100만원을 넘지 않았다. 2007년 평균 수입은 92.3만원이었고, 휴업을 시작한 2008년에는 75.2만원, 휴업과 정리해고를 단행한 7월의 평균 수입은 71.2만원을 3년간 수입이 계속 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을 기준으로 2008년의 수입은 81.5%밖에 되지 않았고, 2009년은 77.1%로 더욱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균 표준편차
근속연수 7.8 년 2.7
2007년 수입 92.3 만원 14.2
2008년 수입 75.2 만원 10.1
2009년 수입 71.2 만원 3.7
<표 1> 대호 MMI 노동자 근속 연수 및 년도별 수입 현황
가구 총수입도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2007년 가구 수입은 평균 267.8만원이었고, 2008년에는 248.5만원, 2009년에는 209.4만원으로 대폭 떨어지고 있었다. 2007년 기준으로 2008년 92.8%로 떨어졌으며, 2009년은 78.2%로 급격히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볼 때 실질 수입은 더욱 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대호 MMI 노동자 중 61명이 이번 휴업과 정리해고로 인해 빚이 있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변한게 많다.. 아이들은 커서 학교를 가고.. 우리는 월급이 안나오니깐 돈이 줄어들고 그러니깐 힘이들다.. 생활비는 아저씨와 담당을 하고 있는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서 일용직이라서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하고.. 이 회사 나오는 것을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는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 신랑도 못 벌어오고.. 생활비가 말 할 것도 없다. 억수로 어렵다..”
“제가 버는 것이 90% 정도 됩니다.. 지금은 빚내서고 있어요.. 대출 받아서고 있다.. 보험회사에서 약관 대출을 받고 생활을 하고 있다.. 대출이 되니깐.. 내가 돈이 있을 때 갚아나가는 것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돈이 없으니깐..”
2. 대호 MMI 노동자들의 정신 건강 실태 조사
(1) 수면 증상
대호 MMI 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5.7시간으로 매우 짧았다. 그리고 잠들 때까지 시간은 평균 26.4분이었다. 수면의 질을 평가한 결과 수면 중 깨는 횟수에 대하여 중간에 잠을 깨는 경우가 없는 경우는 16.4%에 불과하였고, 65.6%는 1-2회 정도 자다 깨었으며, 17.2%는 3-4회 정도 자다 중간에 일어났다고 응답하였고 5회 이상은 0.8%로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주면 중 잠을 깨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일찍 잠을 깬 경우 다시 잠을 못 잔 경우에 대해 28.9%는 없다라고 응답하였으나 28.1%는 1주일에 1회 정도, 1주일에 2회 정도 31.3%, 1주일에 3회 이상 11.7%로 일찍 깨는 경우 다시 잠을 못자는 노동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는 시간도 짧고 자더라도 중간에 깨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다시 잠을 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면의 양과 질 모두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다가 보통 요새 다섯 번은 일어나요.. 어떤때는 새벽녘에 들때도 있고.. 잤는 둥 마는 둥 이렇거든요.. 사람이 있어도 그렇거든요.. 잠을 자려고 한 시간 정도는 있다가.. 잠이 들고. 빨리 잠이 안들고.. 자주 깨고.. 잠을 자도 깨운하지도 않고.. 병원에 가봤는데.. 병원에서는 신경성이라고 하더라.. 여러 모로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천장을 바라 보고 있으면.. 옛날에 일했던거.. 욕을 듣고 어찌 그렇게 해도.. 동료들 간에는 잘 지냈거든요.. 관리자들끼리는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잘 지냈는데.. 하루 아침에 나가려고 하니깐 나이도 있고.. 이 회사에서 손 놓고 나가면 우리를 받아 줄 때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하면 아직까지 학생인 아이도 있는데.. 어디가서 돈을 벌겠냐는 생각에.. 잠도 안오고.. 지금은 더 그렇지요..”
(2) 우울증상
우울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설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경우 25%는 정상이었지만 38.3%는 경한 우울증으로 나타났고, 중증도 우울증은 18% 였고, 고도의 우울증도 18.8%로나 되어 중증도 이상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동자들은 36.8%나 되어 우울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집단과 비교를 해 보면 심리 상담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서비스 노동자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는 56%로 매우 높았고, 그 다음이 대호 MMI 노동자 36.8%로 나타났고, 해직자 공무원 28%, 노동조합의 상근자 23%, 서비스 노동자 20%, 버스 노동자는 12% 수준으로 특히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에게 우울증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 고도 우울증상 호소자도 이번 조사에서 쌍용자동차 33%에 뒤를 이어 18.8%로 나타나 다른 여타 업종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우울증 쌍용 대호 서비스 버스 노동조합 해직자
증상 자동차 MMI 노동자 노동자 상급단체 공무원
결과 노동자 노동자 상근자
정상 14.9% 25.0 51.3% 67.3% 44.4% 44.9%
경한 우울증상 30.2% 38.3 28.7% 19.5% 31.9% 26.5%
중등도 우울증상 21.1% 18.0 11.9% 11.5% 18.1% 22.4%
고도 우울증상 33.8% 18.8 8.1% 1.8% 5.6% 6.1%
<표 2> 대호 MMI 노동자 우울증상 결과
“평소에 지나갔던 건데.. 최근에는 우울하고.. 눈물이 많아지고.. 회사 못가면 놀아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깐.. 슬프지요.. 늘 처진 상태 내 자신에 대한..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없고.. 내일 일어나면 갈 때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내가 다음에 갈 수 있다는 희망감과 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차이가 난다.. 대분의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서글퍼서 많이 울었어요.. 혼자 생계를 이어 가야 하니깐.. 많이 울었어요..”
(3) 불안증상
불안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설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경우 79.4%가 정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한 불안증상 16.7%, 심리 상담 전문가와 면담이 필요한 중한 불안 증상은 4%로 나타났다. 동일한 설문을 사용하였던 상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경우 59.2%가 정상, 경한 불안증상 25.7%, 중한 불안증상 15.1%로 나타났고, 노조 상급단체 상근자의 경우 86% 정상, 경한 불안증상 12%, 중한 불안증상 2%였다.
“가슴이 두근두근 할 대가 많다. 불안해 할 때가 있고.. 화가 확 치밀어 오고 자제가 안된다.. 애민하게 신경을 많이 쓴니깐.. 내가 원하는데로 진행이 안되니깐.. 욱하면 창문을 열고 서 있는데.. 언제 어떻게 해결이 될지 끝이 날지 이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그럴때는 배란다에 8층에 내다 보고 멍하게 있고.. 그렇게 있다.. 이상한 생각도 한번씩 하고..”
(4)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수준(PWI)
스트레스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사회 심리적 건강측정도구(Psychosocial Well-being Index short form, PWI-S)를 이용하여 평가한 결과 건강군은 0.8%에 불과하였고 잠재적 스트레스군은 41.4%, 고위험군은 57.8%나 달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건강군 11.6%, 잠재적 스트레스군 21.5%, 고 위험군 66.9% 였다. 결국 휴업과 정리해고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지다 보니 지난 1년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냐는 물음에 7명이 그렇다고 대답하여 사실상 생계 곤란과 더불어 심리적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슴이 답답하고.. 예민해져요.. 회사에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면 기대감이 있어서 업이 되는데.. 희망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니깐..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도 잘 안되고..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고.. 회사가 어떤 식으로 해결 되어야 하는데 안되니깐.. 예전과는 달리 사람들이 예민해 져 있어요.. 몸이 피곤하고.. 짜증이 나니깐.. 사람들이 날카로워지다 보니깐 내 스스로가 힘들어지니깐 처음할 때 보다는 지금이 의욕도 없고.. 식욕도 없고.. 그렇다..”
(5) 최근 가장 힘든 점
최근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였는데 이를 위해 가장 힘든 점 2가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대호 MMI 노동자들의 67.8%가 1순위로 경제적 고통이 가장 힘들다고 선택하였고, 2순위는 48.4%로 불투명한 미래를 선택하였다. 이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비슷한 결과를 보이는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79.9%가 1순위로 경제적 고통이 가장 힘들다고 응답하였고, 2순위로 60.7%가 불투명한 미래로 최근 가장 힘이 든다고 응답하였다. 그 외에도 사측/관리자의 태도와 건강상태가 힘들다고 응답하였다.
“생활비를 다 제가 다 되요.. 아저씨는 부채가 많아서요.. 저축도 못하고.. 우리 벌어서 애들 공부시키는 것.. 학자금 대출 내서 학교 보내고 하는데.. 빚을 내는 사람도 있어요.. 마이너스 통장도 있고. 모자라는 만큼 빼서고 있어요. 생활이 모자라는 만큼.. 보험회사 대출 내기도 하고.. 대학생이 둘이라서.. 현금 서비스도 받는 사람도 있고.. 살다가 보면..”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깐 다른 곳에 취업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니깐... 사회에서 우리가 직장을 구할 수 있으면 그런 걱정을 안할 것인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컸다.. 아직까지는 일을 해야 하는데.. 노후 문제도 있고.. 나이는 사회에서 받아 주지 않을것 같구.. 사회에서 할 수 있는게 40-50대 후반인데..”
3. 결론
이번 조사 결과 정리해고는 단순히 그 개인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수입이 없어 경제적 고통까지 가중되고 그로 인해 카드 돌려 막기 및 보험 약관 대출을 통해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가족 관계의 불화로 인해 가족 관계 구성원과의 문제도 발생 시켜 가족 구성원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호 MMI 노동자들에게 있어 정리해고는 엄청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이유는 힘든 회사를 함께 키워오는 과정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왔지만 회사가 성장해 가는 것을 기뻐하면서 회사와 자신을 동일화 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정리해고 자체가 곧 자기 자신의 일부를 강탈당하는 것으로 느끼고 있어 정신적 스트레스는 더욱 심했던 것 같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