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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질병 입증책임 전향적으로 전환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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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질병 입증책임 전향적으로 전환하자”
참여연대 노동위·이미경 민주당 의원실 '산재판정 개선방안' 정책토론회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질병과 관련해 주장하는 쪽이 아니라 반박하는 쪽이 입증책임을 지도록 하고, 업무상질병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의심되는 경우 어떻게 판정을 내릴지 여부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와 이미경 민주당 의원실은 3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산재판정 제도운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공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은 ‘직업성 암 산재인정 현황 및 문제점’ 발제를 통해 “2007년 산재로 인정된 직업성 암은 7건으로 이는 같은해 직업성 암 발생 추정치의 0.1%”라며 “직업성 암의 산재인정률이 낮은 것은 직업성 암이 발견되기 어려운 구조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유정옥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에서 보험금 지급을 결정하는 데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느냐”며 “사회보장제도인 산재보험은 근로자의 업무상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혜택을 받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의학 교과서에서는 화학물질의 발암성을 규명하는 역학적 연구에서 연관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를 화학물질의 비발암성에 대한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의 제도와 정책에는 이것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재인정 직업성 암, 발생 추정치의 0.1%
문길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뇌심혈관계질환 산재요양 인정기준의 문제점’ 발제에서 “건강보험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있듯이 독립적으로 산재 심사업무를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과로의 기준은 실제 근무시간이 아니라 최소 법정 근무시간(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는 “직업성 암의 인정기준을 완화하거나 입증책임을 완화해야 한다”며 “의료소송과 환경소송은 이미 입증책임이 전환돼 있다”고 말했다. 권 노무사는 “우리나라처럼 피재 노동자에게 입증과 신고의무를 강하게 부여한 사례는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선보장 후정산 제도 도입이 장기적 과제라면 직업성 암에 이를 우선적으로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는 법령에 열거된 질병에 해당되면 노동자는 질병의 업무기인성 입증을 면하고, 열거되지 않은 질병의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입증한 경우 업무상질병을 인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 제도를 운영할 때는 열거된 기준에 해당돼도 개인질병·퇴행성 변화·기존질환 등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작업관련성에 대해서는 기준을 만들되 기준에 해당되면 다른 요인을 고려하지 말고 즉시 인정해야 한다”며 “기준에 해당되지 않으면 전문가의 현장조사와 비직업적 원인 조사를 통해 관련성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적 심사기구 만들자"
‘업무상질병 인정기준, 제도운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제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장은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전향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백 원장은 “캐나다 같은 경우 보험집행자가 업무상질병 입증책임을 지고 있다”며 “전향적으로 근로복지공단이 입증책임을 지고 입증책임의 논란을 가리지 못하면 누구에게 유리하게 판정할 것인지 사회적 논의를 통해 원칙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특히 노동부에 업무상질병인정기준설정위원회를 설치하고, 복지공단의 지역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로 부터 독립된 판정검토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김제락 고용노동부 산재보험과장은 “그동안 국정감사 등에서 문제제기가 많았던 직업성 암 인정기준에 대해서는 노동부 용역보고서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산재보험료는 사업주가 돈을 부담하기 때문에 산재보험 제도(운영)와 관련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2010-12-01 오전 9:00:10 입력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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