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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금속노조, 석면 등 발암물질 추방사업 본격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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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석면 등 발암물질 추방사업 본격화
직업성암 사망 의심사례 발굴해 28일 산재 신청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어요. 집에서 살림만 하던 제가 남편이 죽은 지 3년이 다돼서야 산재신청을 하려니 심란하더라고요. 하지만 남편처럼 억울하게 죽어 가는 피해자가 더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생각을 바꿨습니다.”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주부 최보경(39)씨는 28일 오전 서울 정동 금속노조 사무실을 찾았다. 최씨는 지난 6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 다니는 시숙으로부터 노조가 직업성암 환자를 찾아내 산재신청을 대신 내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노조 간부들이 직접 광주로 내려와 남편의 사망경위를 조사하고 산업의학전문의의 소견서까지 받아 줬다. 두 달여 준비 끝에 최씨와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청구서를 제출했다. 유족급여는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업무상 사유로 재해자가 사망한 경우 그 유족에게 지급되는 보험급여다.
최씨의 남편 이아무개(사망 당시 38세)씨는 2006년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이듬해 8월 사망했다. 투병하기 전까지 고인은 21년간 택시회사 정비기사로 일했다. 주로 차체와 브레이크를 정비·수리했다. 고인은 회사 택시 80여대를 혼자서 맡았고, 차량 고장신고가 들어오면 주말도 밤낮도 없이 회사로 향했다. 극심한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고인은 종종 담배를 피웠지만, 퇴근 뒤 집에 돌아와서는 가족들의 건강을 염려해 담배를 피우지 않는 등 스스로 흡연량을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체격도 좋고 젊은 남편이 담배 때문에 죽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동차 브레이크라이닝 등에 섞여 있던 석면을 장기간 다량 흡입한 것이 폐암의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담배와 석면 모두 폐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고인이 업무상재해를 인정받으려면 택시 정비 과정에서의 석면 노출 정도와 폐암의 연관성이 규명돼야 한다. 윤간우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의학과장은 “국내에서는 2003년 이전까지 브레이크라이닝과 같은 자동차부품에 석면이 쓰였고, 국내외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량정비와 브레이크 교환 과정에서 석면 노출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고인의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석면 노출과 관련한 이상소견이 발견된 점 등에 비춰 보면 석면노출 정도가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올해 초부터 발암물질 추방사업을 추진해 왔다. 작업현장의 발암물질을 찾아내 위험성을 알리고, 직업성암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찾아내 산재보상 청구를 위한 서류작성 등을 돕고 있다. 이날 공단에 유족급여 신청를 낸 최씨 외에도 40여명이 노조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산업재해통계에 따르면 직업성암 인정 건수는 2008년 5건, 2009년 4건, 올해(1분기) 10건에 불과했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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