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재해를 당한 많은 수의 노동자가 치료가 끝난 다음에도 사용자들이 복직을 꺼려해 이 중고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재노동자의 복직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노동부장관의 `권고사항'으로 머물러 있는 데 따른 것으로 강행규정 도입 등 관련법 개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울산 S산업에 근무하던 양모(43)씨는 2000년 근무 중에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다 쳐 2차례 수술을 하고 요양중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양씨는 임금의 70%에 불 과한 휴업급여를 받아 생활하고 있으나 늘어나는 가계 빚을 감당하지 못한 채 아내가 식당 일을 해가며 벌어오는 수입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산재사고가 잦아 산재보험 수가가 상승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회사를 폐업시키고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개시하면서 기존 산재환자들에게 퇴직금을 폐업전 까지만 산정해 지급하는 편법을 사용, 문제가 되기도 했다. 8개월전 2차 수술을 마치고 요양중인 양씨는 “그나마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사정이 낫지 만 없는 회사는 복직하기도 사실상 힘들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산재노동자들의 고통을 해결해줘야 하는 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호소했다. 산안법 제79조에 의하면 노동부장관은 장해급여를 받은 자의 장해정도를 참작하여 보험가 입자(사업자)가 재해노동자를 적성에 맞는 업무에 고용하도록 권고하거나 기타 필요한 조치 를 강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양씨는 “허리를 다쳤는데 (복직하더라도) 또 허리를 쓰는 작업을 할 수 있겠느 냐”면서 “직종전환을 해서라도 복직을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회사가 그렇게 해줄지는 아 직 잘 모르겠다”며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보상국 임성호 전문위원은 “산안법 79조가 강제조항이 아니라 권고조항이어서 사업자들이 복직을 꺼리면 마땅히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근로의 의사가 있는 노동자에 한해 사용자가 원직에 복직시키도록 강제조항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산재장해자 1231명과 산재환자 305명 등 모두 1536 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가계 악화를 경험한 산재장해자'가 무려 83.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재치료가 끝났는데도 복직이나 취업이 어려워 고민하고 있는 장해자도 87.9%에 이르는 등 산재장해자들의 경제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상기 기자 westar@laborw.com 입력시각 200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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