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와 박일수 열사 분신에 대해 얘길 하다가 현장활동 한다는 모임에서 조문을 가보든가, 아님 후원회비라도 보내든가 라는 얘길 했는데 친구는 ‘누가 하겠냐’는 답을 했더랬습니다.
친구는 또 이런 푸념을 했더랬습니다. ‘남의 공장 얘길 들을 기회가 어디 있노’
사실, 예전 같으면 옆 공장에 파업을 하면 사람들과 우루루 몰려가 같이 밤새는 일은 보통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거 땜에 더 말을 잇지 못한 건 아닌데, 어떤 답을 찾지 못해 답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몇 말씀 올릴까 합니다.
요즘 우리는 “천지가 납빛이 되어서야 해를 찾는 숨죽인 신음이, 울부짖음이 있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끝까지 절망하고 몸뚱이로 남은 절규를 보고서야 우리 자신을 돌아보곤 합니다. 아니 그 절규에 귀를 기울입니다.
물론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귀 막고 입 막아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근데 말입니다 우리를 이렇게 찢어놓고 갈라놓은 ‘거대권력의 시스템’에 우리가 했던 맞장은 무엇이었는지요.
자기 조직에 대한 걱정 이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박일수 열사가 다녔던 현대중공업 원청 노동조합은 하청 노동조합에 전혀 지원이 없었다고 하지요. 그 반면 현대자동차 하청노조는 원청 노동조합의 지원으로 점점 개선이 되어 간다고 합니다.
이 시점에서 “네가 남에게 무엇을 주든지 그것은 다 네 것이며,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네 것이 아니다”는 성인의 말을 되새기고 싶은 건, ‘우리한테 해가 되나, 안되나’ 이제 이건 우리에게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겁니다.
파편화된 개인은 더 이상 외롭기 싫고, 배고프기 싫고, 따분하기 싫고, 무기력해지기 싫기에 채팅을 하고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과 취미활동도 하고 정보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일반 사람들보다 경직되어 있으며, 더 외롭습니다.
이제 자기 조직에 대한 걱정이나 자기 공장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방식은 모두를 위한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구지 부처의 연기론을 얘기하지 않아도 누구나 경험으로 알고 있는 진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나와 내 이웃이 짖밟히지 않고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끊임없는 물음과 움직임, 더 많은 사람들과의 열린 연대입니다.
이런 인식이야말로 우리의 실천을 새롭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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