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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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괴질아냐?“

내가 처음 간병사업을 맡은 것은 지난 8월 여름.

병원에 입원하는 경험있는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간병인, 하면 무척 생소한 직업으로 느껴질 것이다. 내가 이 사업을 맡기 전까지만 해도 나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무척 생소했다.
주위선배의 권유로 자활사업의 실무자로 일을 시작했다. 내가 맡은 일은 무료간병사업,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임금을 참여자들에게 지급하고 대신 실무자들은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을 교육 훈련시켜 건강하게 살아가게 뒷받침 해주는 공적부조의 성격을 띠고있다. 그래서 자활기관에서 시행하는 사업들은 모두 공익사업이다.

내가 맡은 무료간병사업은 지역의 저소득층 가정의 환자들이 입원하면 무료로 간병을 하는 일이다. 물론 집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이 밖에 장애우, 독거노인 등 간병하는 사람들은 물론 간병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저소득층이여만 한다.

지난 8월 간병인들 사이에 원인 모를 피부병이 한명 두명 나타나고 그것이 간병 중이던 환자에게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실무자인 내가 한편으론 너무 지독스럽게 일을 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것도 하루라도 벌어야 간병인들과 옆에 돌볼 사람이 없는 안타까운 환자들의 관계 때문이다.

지난 8월 목아래 전신마비환자를 3개월 가량 간병하던 간병인이 환자가 앓은 피부병이 옮은 것 같다며 가려움증을 호소해왔다.
전신마비환자는 의료보호 대상자이다. 병원에서는 오래있는 것을 꺼려하여 몇 개월에 한번씩 병원을 옮겨다니고 있는 처지였고 당시 있던 병원은 피부과 전문의가 없어서 피부과가 있는 곳으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던 처지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별일 아니겠지 생각했고 우선 간호사에게 전염성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문제가 없다”는 대답만 하였다.
그러다 9월 1일부로 간병인을 바꿔서 투입하자 새롭게 간병하던 사람에게도 똑같은 피부병이 나타났고, 당황한 나는 그때서야 의사와 간호사를 찾아 간병을 중지해야 겠다고 말하고 바로 전신마비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피부과 의사를 찾았다.

피부과 의사는 ‘간병인의 피부질환은 단순성 가려움증이였고. 환자와는 더욱이 관계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할 수 없이 간병인은 개인적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후 1주일사이 무려 5명의 간병인들이 같은 피부질환으로 가려움증을 호소해왔다.
다시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간병인의 심각한 상황을 보여주자 ‘괴질아냐?’라며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환자와는 무관하며 단순피부질환이라는 결과로는 무려 6명이나 되는 간병인을 당장 철수할 수 없는 일이였다. 개인적으로 치료를 해가면서 간병은 계속되었다.

간병인들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그동안 같은 병실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피부질환을 앓고 있다고 하소연하기 시작했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환자의 노모는 오래 전부터 앓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행여나 자식이 병원에서 또다시 쫓겨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이야기를 못하였을 것이였다. 문제가 불거지자 환자는 피부과치료를 받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환자의 피부질환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고 간병인과도 관계가 없다는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나는 간병인들을 모시고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원인을 찾아내려 노력하였다.

그러던 9월 중순경 피부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격리되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나는 진료받았던 피부과를 다시 찾았다. 그런데 그때서야 그 환자에게서 옴(기생충)이 발견되었으니 모두 진료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가 답답했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에 격분이 일었다.
전염성이 강하고, 고통스런 피부병인지 알면서도 우리와 연락을 취하려 하지 않았을까?
우왕좌왕 어쩔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감정을 토로할 수 없는 일이다.
피부병을 앓고 있던 사람들을 데리고 병원을 다시 찾았다. 몸의 기생충 검사를 일일이 하고 난 후 우선 원인균을 접촉했기 때문에 예방차원에서라도 치료를 모두하고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일을 중단했지만 그동안 모르고 접촉했던 가족, 환자, 동료들까지 생각하니 작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와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 뒤 의사와 몇 번의 개인면담을 시도했다.
다행히 간병인들 모두에게서는 기생충이 안나타났으니 우선 지금부터라도 소독과 치료를 철저히 하라는 것이였다. 나중에서라도 책임을 지고 사태를 수습하려는 의사의 태도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어느 누구도 이 사건과 관련한 책임엔 대답하지 않았다, 나 역시도 1달의 휴업과 산재처리로 이 사건을 마무리했다.
사건이 마무리되고 산재처리는 되었지만 이렇게 끝내도 되는건지 아직도 죄책감만 앞선다
당시 의사가 좀 더 신중하게 일을 처리했다면, 의료보호대상자 아니어서 이병원 저병원 눈치보며 옮겨다니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었다면, 간병인들이 돈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무책임하게 처리했을까?
내가 좀더 적극적인 방법을 취했다면 환자나 참여자들에게 어떤 다른 결과 오진 않았을까 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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