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27159)
A테크에 입사하여 CAM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던 B씨는 출장 중 돌아오는 길에 갓길에 정차되어 있던 화물차 후미를 추돌하는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망인의 유족이 산재보상을 신청하여 요양급여와 장의비를 지급받고, 유족연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이 사망한지 약 2년 후에 망인이 사고당시 혈중 알콜 농도 0.213%의 만취상태로 운전한 것이 확인되어 산재보험급여 지급처분을 취소하고, 그동안 지급된 산재보험급여 약 6천만원을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하는 처분을 하였다.
어떤 행정처분에 의하여 국민이 이익을 취득하였을 경우에 이를 취소하는 처분은,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하여,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취소처분의 확립된 법리이다.
대법원은 산재보험급여와 같은 사회보장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수익적 행정처분의 공익은 본질적으로 보험료와 국고부담으로 형성되는 재정상의 이익인 반면, 수익자는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의 안정 등과 같은 사익을 침해를 입게 되므로, 수익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그 공익상 필요가 수익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크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면서,
산재보험급여 지급처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음주사고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사고에 대하여 장래에도 장기간 계속적으로 유족급여가 지급된다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공익상 필요가 훨씬 중대하여 유족이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그 취소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반면,
이미 지급한 보험급여 징수처분에 대해서는 △망인이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출장을 다녀오다가 사고가 발생하였고, 사고 발생에 망인의 음주 외에 업무로 인한 과로, 과로로 인한 피로, 짙은 안개, 화물차 운전자가 갓길에 차량을 정차시켜 놓은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점 △유족은 사고 당시 망인이 음주한 사실은 인식하였으나, 만취상태인 사실은 알지 못하였고, 3명의 어린 자녀를 양육하여야 하는 주부인 점 △근로복지공단이 지급처분 뒤 약 2년이 경과한 후에서야 징수처분을 한 점을 근거로 이미 지급한 보험급여를 징수하는 처분으로 얻게 될 공익상의 필요가 유족의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정당화할만큼 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 취소가 부당하다고 판결하였다.
즉, 대법원은 요양급여, 장의비, 유족연금 지급결정은 취소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중대하여 유족이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하지만, 이미 지급한 보험급여를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하는 처분은 공익상의 필요가 유족이 입게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급여 지급 뒤, 뒤늦게 산재에 해당되지 않는다거나 급여를 지급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지급한 보험급여에 대해서 징수처분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처분 당시 재해자의 고의·과실 없이 산재처리가 된 경우 이후에 산재처리가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지급받은 보험급여 징수가 반드시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징수처분에 무조건 응할 것이 아니라, 그 정당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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