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산추련 |
|
 |
|
[50호] 민주주의 투쟁의 새희망 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 |
|
이곳 전북에서 활동하는 사람 치고 지금 부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가족과 혹은 주변사람들과 논쟁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 추석 때 나 역시 많은 친척 어른들로부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지역이기주의의 극치가 아닌가?’,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어야 할 곳인데 너무 하는 거 아니냐’”며 입을 모아 공격을 해 대는 통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부안주민들의 이야기보다는 지역 이기주의로 초점을 맞춰 보도해 대는 언론의 힘은 이렇게 사람들의 의식속으로 진리처럼 파고들었다.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 보면 진실은 금방 눈에 보인다.
부안 핵폐기장 유치 신청은 주민들의 동의절차 없이 군수로 대변되는 정부에 의해 독단적으로 결정되었다. 즉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 한 채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정책을 밀어 부쳤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그러나 그 첫 단추가 잘못되었음을 정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분노한 주민들의 오랜 투쟁으로 정부로부터 연내에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래 이제 좀 말귀를 좀 알아듣는군 하며 숨 좀 돌리려 하는데 또 뭔가 이상하다.
정부에서 연내 주민투표는 불가능하단다. 아마 지금 주민투표를 해봤자 부결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리라. 하기에 말을 바꿔서 법제가 미비해서 안 된다고 했다가 대형국책사업은 제외한다고 했다가 수시로 말을 바꾼다. 오히려 전보다 핵이 얼마나 안전하고 필요한 것인지 온갖 매체를 동원해 선전하기에 바쁘다.
부안 군민들의 투쟁의 열기를 시간 끌기로 무마하려는 그들의 본색이 들어 난 것이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또 한 마디 하신다. “선 질서 회복” 을 선언하더니 이제는 질서회복이 되지 않는 한 대화하지 않겠다고 한다. 누가 할 소린지!
그리고 공권력을 동원하여 평화로운 촛불시위도 못하게 막고 평화의 상징인 노란 옷만 봐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집단들이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마구 잡아 가두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본질이 여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자본가의 입맛에 맞지 않는 노동자 잡아 가두고, 농민 잡아 가두고...
그러나 130일이 넘는 투쟁은 부안 주민들을 민주주의의 투사로 그리고 반핵 투사로 만들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몸으로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 누구나 주저 없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스스로 운동의 주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백성의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다. 난 자식들을 다 키워 걱정이 없지만 다른 자식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평생을 거짓없이 깨끗하게 살아왔고 노동하여 번 돈이다. 힘내서 싸우라” 며 6년 동안 키운 소를 팔아서 가지고 온 200만원을 성금으로 내 놓은 할머니와 자발적으로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촛불집회를 알리는 방송을 하는 아저씨나 모두 그 마음은 하나다.
이처럼 부안에서는 소리 없는 민초들의 자발적 행동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부안군민들의 핵폐기장 선언 무효 투쟁은 그때부터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폭력적인 국가 권력(노무현 정부)은 주민들의 자발적 행동 앞에서 부안 핵폐기장 부지 선정 전면 백지화 선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투쟁은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이 담긴 투쟁이었고, 핵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는 투쟁이었다.
새만금 사업과 NEIS 그리고 부안 핵 폐기장 선정까지에 있어서 국가 권력은 일단 사업을 시작해 놓고 보자는 일방주의적 관점에 서 있다. 이러한 방식은 민주주의를 관료주의로 대체 시켜 버린다. 여기에는 국민들의 동의는 필요 없다. 이것이 바로 관료독재의 전형이다. 이에 대한 투쟁이 바로 부안 투쟁이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국가가 조장한 핵에너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핵에너지가 위험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지 않느냐라는 무력감에 빠져있다. 하지만 이번 투쟁은 대체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핵폐기장의 문제는 결국 이땅에 핵에너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효율과 효용성을 가로지르는 국가권력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간다움을 가치로 건 투쟁.. 그 투쟁은 또 한번 민주주의를 지켜 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