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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지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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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 정부에 책임을 왜 묻지 못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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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책임을 왜 묻지 못하는가?
김병훈
2009년 11월 18일 인터넷 판 한겨레 신문에 “딸 성폭행한 재혼남편 선처 호소.. 생활고 엄마의 ‘모진 선택’”이란 제목으로 글이 실렸다.
그들의 사연은 재혼한 남편이 10살 딸을 성폭행했고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에서 딸의 엄마는 갓난 아이를 포대기에 싸고 재판장에 들어와 뜻밖에도 재혼한 남편의 선처를 호소했다. 이유는 세아이를 키우고 국가에서 지급하는 기초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월 40만원으로는 도저히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에 선처를 호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삶에 대한 지혜가 부족한 이 법원으로서는 자신의 딸을 강간한 이를 선처해달라는 이의 심정이 어떤지 가슴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에게 희망을 걸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녀가 법률전문가, 성폭력사건전문가, 심리학자는 아니다. 그러나 세 아이의 엄마로서 본능적으로 무엇이 가장 최선의 해결 방안이 될 것인지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법정 최대 감형인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신문에 대한 기사에 대한 네티즌들은 들끓었다. 2205건의 의견이 올라올 정도이 게시판이 이 사건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확인알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왜 국가가 이들을 책임지지 못하냐는 생각이 들었다. 갓난아이, 6살 아들, 10살된 딸 그리고 엄마 4명이 사는데 달랑 40만원 정도 지급을 하는 것이 과연 헌법상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라는 헌법 정신에 맞냐는 것이다. 국가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왜 우리는 국가에게 책임져라고 이야기 하지 못하는가 이런 생각들이 계속 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우리 사회는 모든 책임을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떠넘기는 속성이 강하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부족하다. 그것은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가 그렇다. 단 한번도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국민들이 누려야 한다는 제대로 된 담론이 형성된 적이 없다.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기초권 보장 논리만이 우리 사회를 형성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기초권 보장이 아니라 기본권을 보장해주는 국가였다면 과연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선처해달라고 재판부에 빌었을까? 빌지 않았을 것이다. 빌 이유도 없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을 벌면 되지 않느냐고.. 갓난 아이를 업고 이제 6살, 10살 밖에 되지 않는 아이를 두고 어떻게 돈을 벌러 나갈 수 있을까? 너무 쉽게 개인의 책임으로 떠 넘긴다. 가난의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다. 그러나 가난의 문제를 개인의 게으름으로 포장하여 불성실한자는 가난하게 산다는 관념들이 우리 삶속에 뿌리 깊게 파여 있다. 수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숨 걸고 잔업 특근 해서 장시간 노동으로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불성실한자가 과연 얼마나 존재한단 말인가? 한번 생각을 달리 해 봤으면 좋겠다. 진정 국가의 존재는 무엇이냐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가 경제적 폭력으로부터 유린당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우리 나라 정부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서 왜 당당히 요구하지 않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위의 신문 기사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이제 국가에 요구하자!! 국가가 책임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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