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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마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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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 히딩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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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 히딩크
히딩크 열풍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신자유주의 열풍 역시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닮은 꼴을 하고 있다. 히딩크는 축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신자유주의는 자본가들을 제외한 일반 민중들에게는 고통만을 안겨 준다. 물론 여기에 축구에 은폐된 기제들을 생각한다면 논의를 다른 방향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히딩크는 과연 어떻게 성공 신화를 거듭할 수 있었을까? 과학적인 축구, 체계적인 축구 이런 수사들이 전세계를 장식하고 있다. 압박 축구가 통하면 통할 수록 선수들에게는 막대한 체력이 요구되지만 그것이 현대 축구의 흐름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엄청난 체력을 길러야 한다. 히딩크는 축구계의 신자유주의 전도자다. 신자유주의를 철저하게 축구에 적용한 천재다. 그래서 그 능력이 탁월한 것이다.
먼저 히딩크식 축구는 선수들에게 쓸데 없는 동작을 철저히 배제시키도록 한다. 즉, 필요한 동작만을 끊임없이 연습을 시킨다. 최대한 동작을 상황에 맞게 구성하면서 선수들이 체력적인 낭비를 없애고 최대한 효율적인 동작이 나오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적절한 전술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것이 우리 현장에 들어가면 ‘동작 경제의 원칙’이다.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양손은 동시에 쉬어서는 안된다. 공구와 재료는 일하기 편리한 곳에 항상 위치해 있어야 하며, 2개 이상의 기능을 가진 공구를 사용하라. 즉, 인간의 불필요한 동작을 최대한 줄여준다는 명목하에 작업자들에게 끊임없이 반복적인 동작을 연습시킨다. 이로 인해 여유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불필요한 동작을 없앰으로 인해 최대한 생산효율을 증가시키게 된다. 이는 끊임없는 연습과 조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는 곧 노동강도 강화와도 관련되어 지게 된다. 노동자들은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는 대신 꼭 필요한 동작만을 강요받음으로 해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서 작업을 하게 된다. 실제로 자본가에게는 불필요한 동작일지 몰라도 노동자들에게는 작업을 하는데 편하거나 그것으로 인해 조금의 여유를 가지게 되지만 이제는 이런 것은 통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내야 한다. 과거의 축구는 공격수는 공격만 잘하면 되고, 수비수는 수비를 잘하면 된다. 허리는 허리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히딩크는 그러한 각각의 역할을 허물어 버린다. 선수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요구하게 된다. 즉, 공격수는 수비도 잘해야 하고 미드필드도 잘 소화해내야 한다. 수비수도 골을 넣어야 하고 언제든지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이 되지 않으면 이 선수는 탈락 대상이다.
자 우리 현장은 어떠한가? 다양한 일을 해야 한다. 즉, 다기능화로 대표되는 것이다. 이제 용접사는 용접만 잘하면 안된다. 절단도 잘해야 하고, 크레인 운전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자본은 노동자들에게 다기능화를 유포하면서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그리고 다양한 제도를 통해서 다기능장이란 명예를 수여하면서 자긍심을 느끼게 만들어주고 그러지 아니한 노동자들을 배제한다. 스스로 다기능화가 되어가기를 원한다.
세 번째로는 감독에 대한 절대적 복종이다. 복종하지 않는자는 철저히 배제된다. 이전에 김병지 선수가 히딩크로부터 배제되기 전까지 골키퍼로서 역할을 아주 잘하였다. 하지만 경기 도중 골키퍼인 김병지가 하프라인근방까지 나오면서 히딩크의 눈밖에 났던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김병지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단 한번도 경기에 나오지 못하였다. 절대적 복종. 복종하지 않는자는 또 배제 당한다.
우리의 현장은 어떨까. 어느 순간부터 중간 관리자의 권한이 강화되었다. 직반장에게 절대적인 권한이 주어지고 잔업특근의 결정이 직반장에게 있으므로 인해 노동자들은 직반장의 말을 잘 따라야 했다. 인사고과는 공공연하게 직반장의 입김이 작용하였기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중간 관리자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만이 인사고과와 잔업특근이 보장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되어 버린 것이다.
네 번째로 성과급이다. 한번 생각해보라. 16강 진출하면 얼마의 성과급이 나오는지 그리고 16강 진출이 결정되고 8강 진출이 결정되면서 세계 언론은 우승 가능성까지 점쳤다. 성과급은 더욱더 올라갔다. 또한 군대 면제라는 성과급은 가히 폭탄적이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자신들의 몸값 역시 커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에 더욱더 힘껏 뛰었을 것이고 히딩크는 적절하게 그것을 이용하였다.
언제부터인가 성과급 투쟁이 중요한 투쟁이 되어버렸다. 물론 노동자들이 힘들게 일해서 번 돈 나눠달라는 것이 잘 못된 것이 아니다. 이를 자본은 철저히 이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과급제 도입으로 인하여 현장은 상시적 경쟁체제에 돌입하였다. 회사별 노동자 경쟁, 부서별 경쟁, 공장별 경쟁 그리고 바로 옆동료와의 경쟁 체제를 성과급이란 명목으로 도입하였다. 적절한 포상금과 함께 수익률 얼마에 따라 몇%의 성과급 지급이 합의. 자본은 적극 도입하였고 현장은 무너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추상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인 현실속에서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어느 순간 우리가 눈을 떴을 때 이미 신자유주의는 우리의 삶속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대응은 여전히 구시대적인지도 모르겠다. 집회를 통해 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지만 구체적인 대중들의 삶과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투쟁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어쩌면 대중들은 무의식적인 신자유주의 신봉자가 되어 버렸는지 모를 일이다.
난 히딩크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그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한다. 그래서 그가 무섭다. 개인적으로 모두 강하지만 모이면 약체인 호주를 통합시키는 그의 마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면 진정 그의 힘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힘에 압도당하고 있지만 그 힘들이 과연 어디서 나오는지 제대로 한번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 아닌지 생각한다.
제발 현장에서 다시 시작하자.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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