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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마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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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과 일곱개의 구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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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신을 ‘숙’이라하고 북해의 신을 ‘홀’이라 하고 중앙의 신을 ‘혼돈’이라고 한다. 어느날 ‘숙’과 ‘홀’이 ‘혼돈’에게 찾아가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자 ‘숙’과 ‘홀’이 ‘혼돈’에게 너무 감사해 ‘혼돈’에게 무엇을 해 줄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둘은 ‘혼돈’에게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곱 개의 구멍(입/코/눈/귀)이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 ‘숙’과 ‘홀’은 ‘혼돈’에게 일곱 개의 구멍을 뚫어주기로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하루에 한 개씩 구멍을 뚫었다. 일곱 개의 구멍을 다 뚫던 날 ‘혼돈’은 그만 죽고 말았다. (장자 응제왕 편 중에서)
‘숙’과 ‘홀’은 누구나 가지고 있던 일곱 개의 구멍이 없다는 것을 알고 측은히 여겨 구멍을 뚫었지만 그것이 ‘혼돈’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아마 ‘숙’과 ‘홀’은 ‘혼돈’의 상태를 비정상으로 여겨 정상적으로 만들기 위해 그러한 행위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혼돈’에게 있어서 비정상적인 상황이 바로 생존을 할 수 있었던 이유였지만 ‘숙’과 ‘홀’은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혼돈’은 죽은 것이다.
생명과학의 발전이 비정상적인 사람을 정상적인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사람의 몸에는 나쁜 유전자 또는 나쁜 병균이 존재한다는 전제 조건에 의해서다. 그렇다면 우리의 몸에는 그들의 말처럼 나쁜 유전자가 존재하며 또한 그러한 병균이 항상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먼저 가져야 한다.
인간의 몸은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또한 수 만년의 진화의 결과로 현재와 같은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생명과학의 광신도들은 그 진화를 한꺼번에 이루려고 하거나 또는 인간의 유전 형질을 변형시켜 바이러스나 세균에도 강하게 만드는 슈퍼맨과 같은 인간을 만들려고 한다. 이는 정말 위험한 일이지만 영원한 생명과 건강한 몸을 요구하는 인간에게는 쉽사리 뿌리칠 수 있는 유혹이 아니다.
인간은 어떻게 진화 해왔는가?
모든 생명체는 처음 숙주와 기생과의 치열한 전투에 의해서 진화해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처음 기생은 숙주의 몸에 붙어 숙주의 고혈을 짜낸다. 그리고 그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기생은 그것이 자신이 생존하는데 있어서 별 다른 도움을 못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생은 숙주와의 타협을 하게 된다. 즉 서로 공생하는 관계로 거듭나는 것이다. 새로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세균은 숙주가 죽던 살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고 그냥 숙주의 고혈을 짜내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숙주는 죽는 것이고 치료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세균은 시간이 지나면서 숙주와의 공생이 자신의 생존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더 이상 숙주의 고혈을 짜는데 시간낭비(?)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과거 유럽의 인구의 1/3를 줄였던 흑사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인구가 흑사병에 의해서 엄청난 피해를 당했지만 그 흑사병은 더 이상 최소한 유럽인류를 위협하지는 못했다. 그 흑사병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또한 천연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흑사병과 천연두의 면연력을 가진 유럽인이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왔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연구자에 의하면 소수의 스페인 군대가 엄청난 남아메리카 대륙의 마야인들의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던 사실은 바로 새로운 세균에 의해서란 사실이다. 즉, 유럽인은 다양한 균과 타협을 통해 면역력을 길러 왔지만 잉카인들은 그러한 균에 접촉된 사실이 전혀 없었고 결국 이러한 균을 처음 접하다 보니 많은 잉카인들이 병에 걸려 전투다운 전투를 하지 못하고 항복을 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 인간은 이렇게 진화해왔다. 모든 생명체는 새로운 질병과 투쟁과 공생을 하면서 존재해 왔다.
겸상적혈구 빈혈증
겸상적혈구라는 것이 있다. 낫모양처럼 생긴 적혈구인데 이는 불안전한 적혈구로서 인간에게 빈혈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인간에게 불필요한 적혈구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참 흥미로운 사실은 겸상적혈구가 말라리아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즉, 말라리아가 많이 창궐하는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흑인에게 겸상적혈구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 적혈구의 경우 말라리아가 들어오면 적혈구에 숨어서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 신체는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못하고 결국 병이 생겨버린다. 하지만 낫모양처럼 생긴 겸상적혈구를 외부 침입 세력으로 보아서 말라리아가 같이 들어오더라도 즉시 죽여 버린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불필요하게 보였던 겸상적혈구는 결국 우리 인간이 진화해오면서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던 것이다. 즉, 생명공학자들이 이야기 하는 나쁜 유전자나 나쁜 세균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생명공학은 인간이 진화하면서 자연계와 타협하면서 쌓아왔던 그 지난한 과정들을 다 무시한다.
가족제도의 진화
인간의 가족제도의 진화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모권이냐 부권이냐의 권력의 이행은 당연히 농경사회의 발달 즉, 경제 권력의 문제가 가장 크다. 하지만 여기서는 이러한 논의는 뒤로 하고 처음 혈연적 관계 즉, 부모와 자녀 그리고 형제, 자매간의 성행위가 자연스럽게 일어났던 낮은 수준의 미개시대에서 군혼(여러명의 남편과 여러명의 아내)으로 그리고 나팔루아(군혼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일정정도 제약을 가하게 됨.) 단계로 다시 대우혼으로 또 다시 일부일처제로 바뀌게 된 과정은 결국 무엇을 뜻하는가. 다른 씨족과의 관계 속에서 건강한 인종이 탄생되고 그 인종의 성장은 결국 미개하였던 주변의 부락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자연 도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인간의 몸은 세월과 함께 존재하여왔다. 만약 현재의 생명공학처럼 나쁜 유전자와 나쁜 세균을 제거한다는 미명 아래 유전자 치료 및 조작을 한다면 우리 인간은 단순한 세균의 침입만으로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 멸망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윤리적인 문제를 넘어서 인간 생존 그 자체의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앞에서는 이러한 우려는 자리를 잡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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