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나라의 경제가 오랫동안 불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임시직 근로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고용형태는 임금 등의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건강에도 위협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자료 : 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제158(7)호, 2003년] 핀란드의 헬싱키 대학의 연구진은 장기간 임시직에 머물렀던 26,592명의 남성과 65,75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1990년부터 2001년 동안 이들의 사망률을 10여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기존의 연구들은 실직 상태의 있는 사람들이 직업을 가진 사람에 비해 각종 건강상태가 더 나빴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었지만, 이번과 같이 고용상태를 세분해서 임시직과 정식 직원으로 나누어 분석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연구결과 전체 사망률 부분에서 임시직 근로자들은 안정적 직업을 가진 사람에 비해 20~60% 높은 사망률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서는 임시직 근로자가 정식 근로자에 비해 각각 2배(남성), 1.7배(여성) 높았고, 흡연 관련 사망률에서는 2.8배(남성기준)나 높았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임시직에서 정식 직원으로 승진한 경우에는 계속해서 임시직에 머무른 사람보다 사망률이 30%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연령, 고용상태, 임금수준 등을 고려한 뒤에 얻어진 것이었고, 통계적으로도 ‘우연’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직업의 안정성이 어떻게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임시직과 같이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이로 인한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과도한 음주 및 흡연 습관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고, 아무래도 풀타임 직업을 가진 사람에 비해 육체적 활동량이 적어지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인간의 면역체계를 낮추어 각종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임시직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불만족스런 자신의 고용상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운동 등의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하지 않고 음주 및 흡연 등에 의존할 경우 건강상태가 나빠져 앞으로 주어질지 모르는 정식직원의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E&H가제트/0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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