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9년 대우조선 노사협의회장으로 돌아가자. 손가락이 없는 사람, 다리가 잘린 사람, 의안을 한 사람, 상반신 화상을 입은 사람, 하반신 화상을 입은 사람이 앉았다. 250여 명으로 산재 노동자의 모임인 '산재 보우회'에서 상태가 가장 심각한 5명을 뽑아 회의장에 들어갔다. 이른바 '신체 증언대' 투쟁이었다.
의안을 했던 산재 노동자가 가짜 눈알을 빼 책상 위로 굴렸다. "자, 봐라. 이놈들아. 평생을 그런 눈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잠깐 보는 게 뭐 그렇게 징그럽느냐?"
이 일로 보조기·생계보조금·휴업 급여 지급, 성형수술, 부서 이동 등 노조 요구안이 모두 받아들여졌다. '산업 안전'의 중요성을 새긴 계기였다.
마창 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이 20주년을 맞아 '신체증언대' 투쟁단에게 공로패를 줬다. '노동자 건강권의 주체는 노동자다'라는 이름의 공로패였다.
마창 거제 산추련은 지난 24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4층 강당에서 2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공로패는 모두 14개 활동에 돌아갔다. 이은주 산추련 상임활동가가 지난 투쟁 하나하나 의미를 짚으면서 설명했고, 100여 명이 참석해 영상도 함께 봤다.
마창노련 산업안전보건 부서 모임, 2002년 노동강도 강화 저지 투쟁으로 전국 이슈가 됐던 대우조선 근골격계 투쟁, 부산 울산 경남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원회, 2004년 두산엔진 폭발 사고에 대한 대응 등도 같은 상패를 받았다.
또, 1999년 대우중공업 국민차 사업부에서 일하다 다친 노동자 이상관의 자살 진상 규명과 근로복지공단 개혁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 1993년 S&T 중공업 임현수 동지 폐암 인정 투쟁 등이 '다친 것도 억울한데, 뭐 어째!'라는 이름으로 공로상을 받았다.
'연대의 힘'이라는 공로패는 2000년 산재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노동 재해에 얽힌 우리들의 이야기'를 펴낸 산추련 내 산재보상모임과 노동자 글쓰기 모임 참글, 보건의료 학생들의 노동 현장 활동인 '매듭'에게 돌아갔다. 1990년 만들어진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한 모임'과 의사, 간호사 등 전문 직업인이 모여 결성한 '노동자 건강을 위한 모임'은 '산추련의 힘'이라는 공로패를 안았다.
1989년 대우조선 '신체증언' 투쟁단 공로패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5073 - 경남도민일보
데스크승인 2011.11.28 이동욱 기자 | ldo32@idomi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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