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은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 였다.
TV에서 나오는 서울처럼 수많은 인파로 가득찬 집회는 아니였지만 그간 촛불집회에 참석한 몇몇 사람들이 모여 우리도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에 함께하자는 의미에서 정우상가 앞에 천막을 치고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를 같이하게 됐다.
정우상가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이 광우병과, 이명박 정권에 대해하고 싶은 말들을 쓸 수 있도록 색색깔의 A4지 용지를 준비하고, 공공노조에서 준비한 바람개비도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기타연주에 맞추어 노래도 하면서 72시간동안 시민들과 함께 했다.
광우병소고기 수입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과 두려움이 얼마나 심각했던지 정우상가 앞은 어느새 시민들이 작성한 선전물로 가득 찼다. 자기생각과 목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모습에 72시간이 언제 흘러간지 모르게 금새 지나가 버렸다.
간혹 밤이 되면 술에 취한 아저씨가 왜 여기서 이런 것을 하냐며 시비를 걸어서 짜증도 감내해야 했지만, 같이하지 못 해서 미안하다며 전해주는 음료수와 삼각 김밥, 족발 등 간식거리를 건네주시는 시민들이 든든한 아군처럼 버텨주는 듯이 힘이 되고 즐거움이 되었다.
그 후 tv나 언론에서 나오는 자유스러운 서울의 집회 분위기와 창원의 분위기가 너무 차이가나 분위기도 볼 겸 기륭전자 동조단식에 참여할 겸 서울집회를 두 번 다녀왔다.
두 번 놀랐다.
많은 인파와 자유스러움에 놀랐고, 기륭전자의 처절한 투쟁에 놀랐다.
그리고 두 번의 놀라움보다 머릿속에 가장 남은 것은 “비폭력”이란 무엇인가라는 낱말이었다.
한쪽에서는 저지선을 무너뜨리려고 저항을 하고 한쪽에서는 공권력과 시위대를 향해 비폭력을 외친다.
자유발언대에서는 논쟁이 붙는다.
‘비폭력으로 해야 여론몰이를 안 당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입장과 ‘언제까지 비폭력을 외칠 것인가? 경찰이 방패로 찍고 물대포를 쏘고 하는데 맞기만 하면 바뀌는 것이 있냐’는 것이 주된 내용 이였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쟁들이 누군가가 주도로 논쟁이 붙고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스스로가 논쟁하고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인파들...그 곳에서 나오는 다양한 목소리들....0교시폐지, 광우병 반대에서 시작해 FTA, 민영화반대, 비정규직 철폐까지...
나 또한 광우병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어쩔 수 없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먹게 되는 병든 소를 수입하는 이명박 정부에게 목소리를 내기위해서 나왔다.
거리로 나오다 보니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엄청난 불만을 듣게 되고, 민영화가 될 경우 천정부지로 오르게 될 의료비·수돗물·교통비에 대한 주부들의 불만을 듣게 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겪는 불평등한 현실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이처럼 자발적인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거침없이 나올 때, 그리고 우리의 삶과 먹거리를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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