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호]비정상의 시대를 지나며 — 현장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여는 생각]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5-08-04 15:10
조회
1631
게시글 썸네일


[뉴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사망은 줄었지만 처벌은 없었다"
[기획] "산재환자, '나이롱 환자' 오인…정부 감사 근거조차 없었다"
[현장] "'건폭'으로 몰린 노동자…죽음의 외주화, 다시 반복되나"

탄핵된 대통령의 임기 동안, 노동자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작아졌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름만 남았고, 책임자는 사라졌으며, 죽음은 여전히 계속되었습니다. 일터에서 다친 이들은 치료받을 권리보다 '부정수급자'라는 의심을 먼저 받았고, 노동자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낸 투쟁의 역사와 제도마저 조롱당하는 시간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진실은 외면당했지만,
우리는 외면하지 않습니다
2024년,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들이 '나이롱 환자'로 몰려 부당하게 의심받는 현실을 우리는 직접 마주했습니다. 정부와 일부 언론은 이들을 '산재 카르텔'의 일부로 몰아붙이며, 마치 사회의 적처럼 다뤘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감사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그들은 부정수급자가 아니었습니다. 진실은 단순하고 무거웠습니다. 그들은 아팠고, 도움이 간절히 필요했으며, 그저 철저히 외면당했을 뿐이었습니다.
산추련은 그런 진실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상담활동이 있고, 조합원과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누구든 찾아올 수 있는 열린 문이 있습니다. 중대재해 현장에서, 병원을 전전하다 끝내 숨겨진 병명을 찾아내는 유족의 곁에서, 법과 제도, 언론의 침묵을 뚫고 우리는 끝내 말하고 기록합니다.

그들이 몰아가는 사회에서,
우리는 맞서 증언합니다

산재가 아니라 '거짓말'이라고, 건설노동자를 언론이 만들어낸 '건폭'이라는 치욕적인 단어로 낙인찍고, 산업질병은 '개인 건강관리' 탓이라고 떠넘기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증언하고, 연대하며, 바꾸기 위해 존재합니다. 평생을 땀 흘려 일해온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폭력배'로 불리는 현실이 얼마나 참담하고 부당한지, 우리는 뼈저리게 압니다.

진짜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6월 3일,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청와대가 아니라 노동자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병들면 숨기지 않아도 되는 일터, 그리고 무엇보다 "다음 사람은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매일 아침 현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절실하고 간절한 바람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현장에서 질문하고,
목소리를 모읍니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다시, 한 걸음씩 '산재 없는 그날'을 향해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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