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호]건설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 삶, 투쟁 북 콘서트 후기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5-08-04 15:15
조회
254

부산 북콘서트
남영란 노동해방 마중
양회동 열사의 분신소식에 놀라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살아 투쟁현장에서 만나기를 바랬던 2023년 5월 1일의 기억이 모두에게 생생한데, 어느덧 2년이 흘렀다. 노가다라 불리면서도 노동조합의 씨를 말리겠다며 덤벼드는 정권의 탄압에도 짓밟힐 수 없었던 노동조합에 대한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양회동 동지는 항거했다. 양회동 열사 2주기를 맞아 진행된 북토크를 통해 건설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고, 동지들 한마디 한마디에 함께 눈물 흘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힘들다고 주저않지 않고, 끝까지 명예를 지키겠다’는 정정길 동지, ‘건설노동자로, 건설노조 조합원으로 떳떳한 삶을 살고 싶다’는 김부생 동지, ‘제 아들이 자라서 건설 일을 한다고 했을 때 건설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김준영 동지, ‘공안탄압으로 무너진 현장 다시 끌어올리려면 10년은 걸리겠지만 굴복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92년생 청년노동자 김강락 동지... 내가 <노가다가 아닌 노동로 삽니다> 책에 받은 사인의 주인공들이다.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의 저자이자 게스트로 참여한 동지들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양회동이 있었다. 그래서 눈물과 울컥임이 북토크 내내 서려 있었다. 그리고 그 눈물에는 양회동 동지만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의 과정에서 죽어간 이들, 건설자본의 이윤을 위해 현장에서 스러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들, 분신과 저항으로 건설노동자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이들이 함께 서려 있었다. 세상을 짓는 노동자의 노동에 대한 존엄을 조금씩이나마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이 노동조합이었고, 그래서 노동조합은 명예이고, 곧 삶이었다는 동지들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책과 북토크 모두에서 건설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게 된 것은 특히나 인상적이었고, 감동이었다. 북토크 과정에서 나온 ‘불법’체류자라는 표현이 잠시 이야기되기도 했는데, 필요한 제기이고 함께 나누고 풀어가야 할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많은 이주노동자들과 현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고, 이주민들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함께 살아갈 준비보다는 ‘이주노동자’, ‘이주민’이라는 이름에서부터 혐오와 차별로 구획하는 것이 익숙한 세상에 우리는 살아가 있다. 당장 부닥치는 생존과 생계의 문제 앞에서 자본이 원하는 배제와 혐오의 논리는 건설현장에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불법’은 미등록이주노동자들에게 붙이는 이름일 뿐만 아니라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에도 붙이는 이름이다. 그리고 그토록 건설노동자들이 아파해야 했던 ‘건폭’이라는 말 또한 결코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날 함께 한 건설노조 동지들도 건설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이러한 노동자들 내에서의 분열과 배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짚기도 했다. 산업적, 제도적, 구조적 측면에서 변화의 방향을 잡고, 현실의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지만 건설노동자들이 행복을 짓는 노동의 현장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회할 수 없는 고민이기도 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 그 자체가 의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쉬운 일을 하면서 돈벌어간다며 차별받는 여성 건설노동자의 시선으로, 차별과 배제를 견디며 살아가는 이주노동자의 시선으로, 가족부양의 의무를 기본값으로 여겨야 했던 남성노동자의 시선으로 건설노동자의 노동과 삶을 말한다”는 저자들의 말처럼 건설노동자들의 목소리로부터 저항의 연대가 확장되기를, 그 가운데 우리가 함께 서 있자는 바램과 결심을 해본다.
서울 북콘서트
김두나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2025년 4월 30일, 건설노동자들의 일과 삶, 투쟁을 담은 책,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 북콘서트 개최 소식을 듣고,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북콘서트가 진행되는 내내, 마음 한편에는 지난 수년간 건설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부당한 탄압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건폭몰이’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이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부당한 수사와 유죄 판결을 받아야 했고, 언론과 정부의 혐오와 차별에 시달려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양회동 열사가 유명을 달리하였다는 사실 앞에 숙연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날 북콘서트 무대에 선 건설노동자 정정길, 김용기, 김준영의 이야기와, 조승호 위원장의 결연한 다짐, 그리고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전하는 김선희 배우자의 절절한 증언을 들으면서, 저는 건설노동자들이 얼마나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를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건설 현장의 부조리와 위험, 그리고 구조적인 차별을 바꾸기 위해 싸워온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자,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진실임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윤석열 탄핵 이후, 우리 사회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는 건설노동자들이 앞으로도 이 변화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답게 일하고 살아갈 권리를 위해 노동자들이 흘려온 땀과 눈물, 그리고 연대의 힘이야말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북콘서트 내내 저 역시 이 변화의 흐름에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다졌습니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인간다운 노동과 삶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길 소망합니다.
창원 북콘서트
손인숙 여성평등공동체 숨 회원
4월 말경 단체 톡으로 ‘5월 8일 북 토크 합니다. 함께 합시다.’라는 문자를 받았다. 처음에는 ‘북 토크하네’ 하고 넘겼는데 노란색 글자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 책 제목이 눈에 확 들어 왔다. 그날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미루고 가기로 결정했다.
궁금했다. 책을 읽지 않은 상태라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떤 내용이 책 속에 있을까? 건설노동자는 어떻게 노동조합이 만들어졌을까? 중학교 다닐 때 나의 아버지도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셨기에 더욱 궁금했다. 그 당시에 건설노동자를 노가다꾼이라고 말했다.
책을 미리 구매하지 못하여 현장에서 구매했다. 사인회도 진행하여 이현호님과 김용기님의 친필 사인도 받았다. 두 분다 인상이 좋아 보였다. 북 토크는 참여자들이 다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 진행이 되었다. 김용기님은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 주셨다.
노동조합을 만드는 과정은 엄청 힘들었지만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혼자서는 하지 못하는 일을 조합원과 함께 모여서 목소리를 내니 ‘들어주더라’, 조합원들과 함께하면 ‘무서운 게 없더라’,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 함께 잘 먹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투쟁하였다고 하였다. '조합 가입 전에는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일만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하셨다.
이야기를 듣고 우리 회사도 노동조합을 만들면 다 함께 소리 내어 우리의 요구를 당당하게 말 할 수 있겠지! 노동조합이 없으니까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고, 일이 없으면 나가라는 말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나가야 되고 노동조합이 있었으면 이러지 못했을 거다. 우리 회사도 노동조합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이 없어도 서로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모두 좋은 세상 만들어 보세~~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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