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호]현대자동차 이수기업 정리해고 투쟁경과

[현장을 찾아서]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5-08-04 15:19
조회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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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미숙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해고자


현대차 사내 1차하청 문제와
이수기업 정리해고

2003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건설 이후 그동안 현대차는 사내 1차하청 업체 폐업 시 업체명과 사장만 바꾼 채 하청노동자의 고용을 승계를 확약했습니다. 2010년과 2012년 현대차 비정규직 1인에 대한 불법파견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현장 내 불법파견 시비를 없애고자 현대차 노·사는 2012년, 2014년, 2016년, 2017년 신규채용을 합의했고 2020년까지 9,179명의 사내 1차하청 노동자를 정규직화했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사내하청 노동자가 정규직화되며 업체별 공정 인원이 감소했고 현대차 사측은 업체 폐업 → 타 업체로 전환배치 및 고용 승계 → 폐업 업체 공정은 촉탁 계약직 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이후 2022년 불법파견 대법원 집단판결이 나오며 현대자동차 사내 1차하청은 4개 업체 297명만 남게 되었고 2023년과 2024년 추가 대법원판결 이후 3개 업체(울산2개·아산1개) 100여 명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4년 9월 30일, 현대차 울산공장 2개 업체(현인기업·이수기업) 중 1개 업체인 이수기업을 폐업했고 이수기업 노동자 전원을 2024년 10월 1일자로 해고하게 됩니다.

이수기업은 현대자동차 이사 출신 이광걸이 운영했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의 사내1차하청 업체로 2015년부터 2024년 9월 30일까지 현대자동차 각 의장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출선적부 PDI 검사공정까지 이송하는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2020년 수출선적부의 대다수 업체가 특별채용으로 인한 인원감소로 폐업했고 잔여인원은 수출선적부 이수기업과 2공장 현인기업으로 각각 전환배치 및 고용승계 되었습니다. 2021년부터는 5공장 차량 이송 공정을 제외한 전 공정을 원청 현대자동차에 반납했고 추후 수출선적부 내 하부방청 라인 설비 및 환경 보전업무를 도급받아 5공장 차량 이송업무와 함께 운영했습니다.
이수기업 정리해고는
현대차 자본의 기획된 탄압

이수기업 정리해고는 불법파견 소송에 따른 보복과 불법파견 시비를 은폐하고 사내 1차하청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현대차 자본의 기획적 탄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간 불법파견 소송을 유지하며 특별채용이라는 타협에 응하지 않았는데 그 소송이 패소하게 되었으니 괘씸죄를 묻겠다는 것과 동시에 재소송을 하더라도 소송기간동안 고용유지 없이 해고로 탄압하겠다는 것입니다.
2019년 8월 22일과 2020년 2월 6일, 서울중앙지법은 현대자동차 수출선적부의 모든 사내1차하청을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상급심인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2020년 12월 2일, 2022년 1월 28일 재판부(재판장 이숙연)는 불법파견을 부정했고 2월 16일 재판부(재판장 전지원)는 불법파견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2024년 4월 4일, 7월 25일 수출선적부 일부 업체에 대해 불법파견을 부정했습니다. 따라서 타 업체에서 이수기업으로 전환배치 및 고용승계되어 근무 중인 21명의 노동자는 2024년 4월 4일 확정 패소 하지만 이수기업은 5월 30일과 7월 25일 불법파견을 인정받았습니다.

확정패소 인원이 이수기업 소속으로 재소송을 진행하게 될 것을 우려해 현대차 사측은 이수기업을 계약 해지하며 노동자 전원을 해고하고 불법파견 증거를 은폐해버린 것으로 불법파견 시비를 없애기 위해 직접 운영이 불가피하다며 유인물을 통해 현대차 사측은 2024년 9월 9일, 사측 유인물을 발행하며 이수기업 폐업은 업체장 일신상의 이유이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 주장하면서도 특별채용에 응하지 않은 점, 불법파견 법적 시비를 회피하기 위함이라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투쟁 상황 정리

• 24년 9월 30일 이수기업 폐업 후 고용승계 없이 전원 해고하겠다는 소식을 접한 2024년 8월 22일부터 전 공장 중·석식 선전전을 진행하며 현대차 사측을 규탄함과 동시에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함께 살자는 연대를 호소함.
• 8월 26일 공장밖으로 끌려나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현대자동차지부 노동조합 사무실에 올랐고 정규직 노조의 엄호를 요청함.
• 10월 1일 전원 해고이후 10월 7일부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음. 동시에 공장 밖 투쟁팀은 각 공장 정문에서 1직 출근 선전전, 본관정문 앞 2직 출근 집중 선전전을 진행했음
• 25년 1월 8일 정리해고 100일 투쟁문화제를 마무리했고 2월 말 부로 지부 노동조합에 머물던 이수 해고자들은 사외 투쟁팀에 합류해서 함께 투쟁하고 있으며, 3월 13일 규탄집회를 통해 천막 설치를 준비했으나 사측의 구사대에 의해 천막을 강탈당함과 동시에 항의농성을 진행함. 3월 14일, 새벽 출근 시간에 다시 구사대의 침탈이 있었다. 그후 울산지역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과 약식집회을 진행했음.
• 3월 20일, 현대차 주주총회장 앞에서 규탄 선전전을 진행하고, 4월 1일부터 4일까지 양재동 본사 앞에서도 1인 시위를 진행함. 4월 4일 서울모터쇼에 참석해서 현대차 부스에서 1인 시위도 진행했음.
• 4월 18일 정리해고 200일 투쟁문화제 진행중 천막 설치하려고 시도 중 현대차 구사대 500명이 난입하면서 천막을 강탈하고 이수기업 해고자 동지와 연대시민 동지들에게 무차별 폭력.폭행으로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를 지켜보던 경찰은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 장소에 구사대가 폭력을 휘드르는 걸 보고도 오히려 이수기업 해고자와 연대시민들에게 경고방송과 연행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천막설치 실패후 문화제가 끝나고 이수기업해고자들은 노숙농성으로 이어갔음.
• 5월 20일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주최로 결의대회를 진행했고. 이날 2번의 천막설치 실패를 되새기며 다시 천막설치를 성공적으로 하였음.
• 현재 천막농성을 유지하며 다음의 투쟁을 준비 중임.

이수기업 투쟁의 의미

현대차 사측은 그간 수십 년간 불법파견 범죄를 저지르고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2023년 5월, 형사처분을 확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정은커녕 여전히 현장 내 비정규직 문제는 끊이질 않고 있는 게 실정입니다.
현대차 사측은 불법파견 리스크 해소와 더 많은 착취를 위해 간접영역에 2·3차 하청을 무분별하게 늘렸고 현재 126개 업체 6,457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접생산공정에 투입된 촉탁직은 7,000명을 넘어서며 현대자동차 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1만 4천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수기업 정리해고는 현대차가 언제든지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현대차 사측의 탄압에 맞선 이수기업 투쟁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는 투쟁입니다.
실제로 울산공장 사내하청인 현인기업은 올 연말 폐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수기업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자 2025년 말까지 1년 계약을 연장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2·3차 하청 일부 업체도 연말 혹은 연초 폐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폐업을 앞둔 4공장의 2차하청 대호이앤지를 인수할 의향을 가진 인수업체 ‘대승’에서 37명의 인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을 진행하자는 얘기도 서슴지 않게 내뱉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수기업 투쟁은 모든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투쟁입니다.. 현대차 자본을 상대로 승리를 위해 원·하청 연대와 지역연대를 굳건히 하며 투쟁을 확장시켜 내야 합니다.

이수기업 조합원들은 그간 소송에 의존하며 지내왔습니다. 비정규직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소송해놓고 조합원 자격 유지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만 지내왔던 시간이 상당했습니다. 소송이 무조건 잘 될 거라고만 생각했지 잘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잘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현재 투쟁역량도 부족하고 자본에 맞서는 투쟁 자체가 낯설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투쟁을 강화시켜야 현대차 자본에게도 부담을 안겨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부 토론과 회의를 강화하며 거점투쟁을 목표로 나아가 보려 합니다. 또한, 전국 투쟁하는 노동자들과의 연대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자기자본과 싸움 없이 연대에만 몰두하는 것을 경계하며 투쟁해 보려합니다. 많은 동지들의 관심과 연대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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