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삼성중공업크레인사고 항소심 선고결과에 대한 입장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0-02-21 14:30
조회
189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
배 포 일 자 : 2020. 2. 21. ()
담당 : 이은주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010-3575-0489)

김태형 변호사(010-4048-3782)
제목 : 사고의 책임을 관리자에게만 미루고,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부인한 법원의 판단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사고의 책임을 관리자에게만 미루고,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부인한 법원의 판단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창원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구민경 부장판사) 2020. 2. 21. 삼성중공업의 2017. 5. 1. 크레인충돌사고(이하 ‘크레인 사고’)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사건 항소심(창원지방법원 2019노941)에서 1심 판결을 일부 취소하고, 삼성중공업 상급관리자와 하청업체 대표에게도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범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의 안전조치의무,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 위반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 재판부는 1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받았던 삼성중공업 상급 관리자인 김효섭(조선소장), 이기진(해양공사1팀 공사지원2부장), 류상혁(해양공사1팀 공사지원2부 안벽지원과 과장)과 하청업체 대표인 이종목(대흥기업 대표이사)에 대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는 골리앗크레인 신호수, 지브크레인 신호수 및 운전수, 하청업체 현장반장, 삼성중공업 안벽지원과 직장 등 현장 노동자와 말단 관리자에게만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했으나, 2심에서는 삼성중공업 상급관리자와 하청업체 대표에게도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범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들 삼성중공업 상급관리자 등이 크레인 간 간섭문제 및 충돌가능성에 대하여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고 이를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안전관리상의 문제점이 있었음에도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사고위험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미 마련된 안전대책만으로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1차적인 원인은 현장근로자들의 의사소통 문제이나, 사건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관리감독자들도 사고발생 위험을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급관리자 등도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점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와 관련하여 류상혁은 벌금 700만원, 이기진은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 이종목은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 김효섭은 금고 1년 6월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 류상혁, 이기진, 이종목은 무죄를, 김효섭은 협의체 운영의무 위반(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29조 제1항), 안전·보건 점검의무 위반(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29조 제4항)의 점만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 그러나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삼성중공업의 안전조치의무,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 위반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2019. 5. 7. 선고된 1심 판결(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7고단940 등)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재판부는 삼성중공업, 김효섭 조선소장, 하청업체 대표인 이종목(대흥기업 대표이사)에 대한 안전초치의무,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 위반에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산업안전규칙에 의하더라도 크레인 중첩작업 시 별도의 신호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으므로 이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판결은 삼성중공업의 협의체 운영의무 위반(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29조 제1항), 안전·보건 점검의무 위반(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29조 제4항)의 점만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고, 크레인 사고와 직접 관련된 안전조치의무,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 위반의 점은 무죄로 판단했다. 1심과 2심 판결 모두 크레인 사고와 관련하여 삼성중공업에 대하여 아무런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이다.

 

○ 1심 판결이 삼성중공업의 안전조치의무,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 위반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근거는 삼성중공업과 그 소속 관리자들은 일방적·추상적인 지시·감독권만 있을 뿐이므로 구체적·직접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1심 판결의 논리는 불법 하도급을 주더라도 (안전 주의를 지시만 했다면) 책임이 없다는 것이고, 하도급 업체가 지시사항을 잘 지키지 않아서 사고가 난 것이므로 원청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1심 판결은 원청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에 불과한데, 2심 판결 역시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 앞서 크레인 사고 당시부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이하 지원단’) 1심 판결의 부당성을 법원에 알리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재판부가 직접 들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지원단은 ‘피해자 대리인’으로 2019. 10. 17. 법원에 선임서를 제출(법무법인 믿음 김태형 변호사)하고, 2019. 11. 11. 피해자 대리인 자격으로 피해자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지원단은 또한 형사소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피해자의 절차상 진술권의 실현을 위하여 ‘피해자 의견서’에서 크레인 사고로 가족을 잃은 박철희, 0태씨에 대하여 피해자 증인신청을 했다.
관련 규정
<헌법>

제27조 ⑤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피해자등의 진술권) ①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피해자등"이라 한다)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그 피해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7. 6. 1.>

1. 삭제 <2007. 6. 1.>

2. 피해자등 이미 당해 사건에 관하여 공판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3. 피해자등의 진술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하게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10(피해자등의 의견진술) ①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직권으로 또는 법 제294조의2제1항에 정한 피해자등(이하 이 조 및 제134조의11에서 ‘피해자등’이라 한다)의 신청에 따라 피해자등을 공판기일에 출석하게 하여 법 제294조의2제2항에 정한 사항으로서 범죄사실의 인정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관하여 증인신문에 의하지 아니하고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

② 재판장은 재판의 진행상황 등을 고려하여 피해자등의 의견진술에 관한 사항과 그 시간을 미리 정할 수 있다.

③ 재판장은 피해자등의 의견진술에 대하여 그 취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피해자등에게 질문할 수 있고, 설명을 촉구할 수 있다.

④ 합의부원은 재판장에게 알리고 제3항의 행위를 할 수 있다.

⑤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피해자등이 의견을 진술한 후 그 취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피해자등에게 질문할 수 있다.
 

○ 지원단은 ‘피해자 의견서’에서 1심 판결이 근거로 하고 있는 대법원 판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라. 따라서 산안법상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는 규범적으로 해당 도급 작업에서 수급인 사업주 소속 근로자에 대한 구체적인 안건보건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됩니다. 여기서 규범적이라는 의미는 현상적으로 사업장의 규모나 직제 등으로 인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안전보건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는 규범적 판단에 장애가 되지 아니하며, 구체적인 안전보건조치는 하위직급의 관리자를 통해 시행하면 된다는 의미라 할 것 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원심 판결과 같이 직접 해당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의무를 아예 부담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부당한 해석론입니다. 이러한 해석대로라면 대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해당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대하여 대부분 구체적·직접적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됩니다. 관리책임자가 판례에서는 책임자가 아니게 되고 사고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늘 위반행위자는 기업 조직에서가장 말단의 실행자가 되는데, 이들은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권한이나 재량이 없는 사람들로서 기업의 업무분담이나 그때그때의 지휘감독 내용에 따라 분할되어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자일뿐입니다.

이 사건 판결 및 위 대법원 판례는 이 소위 말단들에 대하여 사업장 안전보건조치의 주된 의무자라고 주장하고 있고 심지어 사업내용이 도급인 경우에도 위반행위자로서 책임을 부담하라고 다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곧 진정한 ‘책임자’ 에게는 어떤 사고에 대해서도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불멸의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별첨 3 피해자 의견서(창원지법 2019노941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2019. 11. 11.)

14-15면 참조.
 

지원단은 피해자 의견서에서 조선업 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 사고조사보고서가 법원 판단에서 누락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앞서 2017. 5. 1. 크레인 사고 이후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하자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17. 11. 2. 고용노동부는 민간전문가 위원 17명, 참관인 5명, 사무국 11명(위원장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으로 ‘조선업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사고조사위원회 구성의 계기가 되었던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사고조사를 진행했다. 위 조사의 결과로 2018. 8. 조선업 중대산업재해 국민참여 조사위원회 사고조사보고서(이하 ‘조사보고서’라 합니다)가 발간되었는데, 1심은 위 조사보고서의 내용은 일절 고려하고 있지 아니하며 검사 또한 이를 참고자료로도 제출하고 있지 아니했다.
즉, ‘각 신호수들의 위치는 상대 크레인을 관찰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고, 골리앗 크레인과 원활한 의사소통 장애 발생 및 총괄 신호수 부재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조사보고서(280)는 크레인 관리의 이원화가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고 원인에 대해 다각적인 시각에서, 국가의 예산으로 장기간 실시한 국민참여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가, 사고의 책임을 묻는 이 사건에 있어 증거로 제출되지 아니한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별첨 3 피해자 의견서(창원지법 2019노941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2019. 11. 11.) 21면
 

○ 지원단의 피해자 증인 신청이 재판부에 받아들여져 2020. 1. 17. 피해자 증인신문(박철희, 0)이 진행되었다. 크레인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고 동생을 잃은 피해자 박철희씨는 현장 작업자들은 크레인 중첩으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위험을 느끼고 있었다고 증언했는데, 이렇게 명백한 위험에 대하여 삼성중공업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별첨 4 공판조서 증인신문조서 녹취서(박철희외1) 중 박철희 녹취서 5면
 

또한 박철희씨는 크레인 사고 당시 119 신고를 한 것도 현장 작업자들이고, 사고로 출혈이 심한 상태에서 사내구조대는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도 못한 상황을 증언했다.
별첨 4 공판조서 증인신문조서 녹취서(박철희외1) 중 박철희 녹취서 6면
 

크레인 사고로 형을 잃은 고0태씨는 사고로 인하여 정신적 충격을 약물치료로 버티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별첨 4 공판조서 증인신문조서 녹취서(박철희외1) 중 고0태 녹취서 4면
○ 이처럼 피해자들은 의견서를 제출하고, 증언까지 했지만 삼성중공업은 1심과 마찬가지로 면죄부를 받았다. 언제까지 하청 노동자들은 노동절에 강행 출근하여,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 밖에서 기다리다가 변을 당하여야 하는가. 언제까지 현장 노동자들은 회사도, 대표이사도, 조선소장도 책임이 없는 재해를 감내해야 하는가. 국회는 즉시 중대재해처벌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감독권한을 부여하여야 한다.

 

○ 2017. 5. 1. 삼성중공업에 출근한 노동자는 총 1,623명이다. 이중 1,464명, 90%가 비정규직노동자였다. 다치고 죽어간 노동자 모두 하청의 하청 비정규노동자였다. 이윤을 위한 외주화는 노동자들을 죽고 다치고 병들게 만든다. 노동자 자신의 생명권에 대한 권리를 온전하게 갖고 있지 않는 한 이윤보다 생명의 가치가 우선되지 않는 한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결코 막을 수 없다.

 

○ 크레인 사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은 그동안 계속되어왔다. 앞서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이 준비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참사의 진실을 고발하는 목소리, 조선소 노동자20194월 출간되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마틴링게 프로젝트 건조 현장에서 2017. 5. 1. 발생한 크레인 충돌, 추락 사고현장에서 생존 트라우마를 안은 노동자 아홉 명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기록집이다.

 

○ 지원단은 피해자 대리인으로서 의견서 및 증인신청을 통하여 법원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앞서 지원단은 2019년 3월, ‘다국적기업의 인권책임경영을 명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점을 이유로 삼성중공업을 OECD 한국, 노르웨이, 프랑스 국내연락사무소(NCP, National Contact Point)에 진정했고,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원단은 크레인 사고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묻기 위하여 계속 피해자들의 곁을 지키며 지원활동을 할 것이다.

 

 

 

 

 

 

 

별 첨 자 료

 

  1. 별첨 1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1심 판결(통영지원 2019. 5. 7. 선고 2017고단940)

  2. 별첨 2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1심 판결(통영지원 2019. 5. 7. 선고 2017고단940) 유무죄 정리 표

  3. 별첨 3 피해자 의견서(창원지법 2019노941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2019. 11. 11.)

  4. 별첨 4 공판조서 증인신문조서 녹취서(박철희외1)(2020. 1. 17.)


 

 

 

 

 

2020년 2월 21일

 

마틴 링게 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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