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처분청 처분 '취소', 즉 명백히 산재 승인된 심사 결정통지서를 받고도 산재 노동자의 부인이 불안한 마음으로 상담실을 찾아왔다.
회사가 심사청구 결과에 대해 공단에 이의제기를 했다고 한다.
애초 창원지사의 결정자체가, 회사측 반장진술만 확인하고서 재해날짜가 사실과 다르므로 신청내용이 거짓이라며 불승인한 어처구니 없는 결정이었다. 동료와 의무실기록으로 날짜를 정정 확인하고 내린 승인 심사결정은 당연한 것이었는데도 회사가 이의제기한 것은 산재처리 속도를 늦추어서 노동자를 괴롭히자는 의도 외에는 없는 것으로 보였다.몇 개월전, 이름 밝히기를 꺼리면서 상담을 하고, 다시 찾아오겠다며 연락처를 남기지 않고 가셨던 분이다.
그 때도 산재노동자 앞에서는 산재처리에 협조하는 것처럼 하고서 뒤로는 산재처리가 되지 않도록 자료 제공한 회사에 대한 불신 때문에, 혹시나 상담실에서 회사로 연락을 하여 본인에게 또다른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의심까지 하였다.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용접작업 중 제품을 들었다가 놓으면서 허리를 삐끗한 사고였다. 동료에게 부탁해서 파스를 붙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반장에게 보고도 했었다고 한다.
허리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병원 입원 치료가 불가피하게 되자 반장에게 산재처리를 요구했다. 서너달 지난 뒤 서류를 작성하려니 정확한 날짜가 기억나지 않았다. 반장이 병원으로 두어번 전화가 와서 서로 날짜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반장 말이 7월 15일 말고는 예상되는 날짜가 없으니, 서로 그 날짜로 입을 맞추고 공단 가서도 그렇게 진술하기로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제가 속은 겁니다. 저한테는 산재처리해 줄 것처럼 해놓고, 일부러 뒤로 가서는 산재로 안되게끔 안될 만한 서류만 공단에 넣고, 이렇게 저만 거짓말쟁이로 만들 수가 있습니까?"
공단에서는 불승인 통지가 왔다. 불승인 통지서에는 사고발생일인 7월 15일(토)은 보고를 한 대상인 반장이 출근하지 않은 날이고, 작업 시작전인 8시 40분 경에 보고했다는 내용을 보아 업무와 인과관계 없다고 판단된다는 어이없는 결정이었다.
"입원 중에 반장이 전화를 두 번이나 와서, 산재 발생일이 7월 15일밖에 날짜가 없다고 해서 무슨 요일인지는 확인하지 않았고, 저는 그 날인 줄로만 믿었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7월 15일이 토요일이더군요.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토요일은 아니었거든요. 산재로 처리해주겠다고 한 사람들이 어떻게 작업 시작 전에 반장에게 보고했다고 공단에 제출 할 수가 있습니까?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후. "
"파스를 붙여준 동료분의 진술은 받으실 수 있겠지요?"
"그럼요. 제가 허리 다쳤다고 이야기 하니까, 자기도 속쓰림과 두통으로 의무실 갈 일이 있다며 파스를 대신 타다주기까지 했는데요."
"그렇다면 동료가 의무실에 가신 날짜 의무실 기록지에 파스를 가져간 기록이 있을 겁니다. 의무실 기록과 동료진술서를 받아서 공단에 이의제기 합시다."
가지고 오신 심사결정서 내용은 간단했다. 날짜에 대한 혼선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의무실기록과 동료진술로 날짜가 확인되고, 병원요양 날짜와도 인과관계가 보여 작업중 재해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날짜에 대한 혼선이 의심스러우면, 산재노동자에게 날짜 혼선에 대해 이유를 묻고, 증명할 수 있는 다른 자료를 더 찾아보도록 안내하거나, 조사를 더 해보면 충분히 확인될 내용이었다.
"다른 동료도 재심사까지 회사가 이의제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공단이 처음부터 인정한 것도 끝까지 회사가 이의제기해서 지금까지 고생했는데, 우리는 공단이 불승인했던 것인데 회사가 이의제기하면 다시 뒤집어지는 건 아닐까요? 이제는 아무도 믿을 수가 없어 불안하기만 합니다. 산재보상보험법의 목적에는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 운영하며 재해예방 기타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을 행함으로써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결코 신속하지도, 공정하지도, 근로자보호에 이바지하지도 않는 것에 산재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공단 담당자는 회사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 같았다고. 제대로 현장조사하지 않고, 재해 입증책임을 노동자에게 미루면서도, 근로복지공단의 회사의 거짓진술과 위증 서류를 객관적인 자료라며 더 신뢰하며 불승인하는 업무처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산재보험료는 사업주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아니라 노동자의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노동력의 대가에서 비롯되는 비용인데도, 보험료를 지불하는 것이 사업주이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주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옛말에 눈뜨고 있을 때 코 베어간다는 말이 있다. 바로 위와 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피해를 보고서도 목격자 진술서가 없으면 사업주의 주장이 근거가 돼버리는 세상이니, 사측에서 요양신청을 할 때는 반드시 본인이 내용확인을 한뒤에 도장을 찍어줘야 한다. 또한 요양신청 후 근로복지공단에서 조사를 하더라도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항상 전화나 방문을 하여 확인하고 제대로 되도록 요구하여야 한다.
혹시라도 이런 과정에서 공단에서 불친절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하면
즉각 항의하여야 다른 민원에 대해서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처리도 철저히 조사하여 제대로 판단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