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호]한국카본 사포공장 폭발사고

[현장을 찾아서]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3-05-15 17:30
조회
1207
게시글 썸네일

이성훈 한국카폰신소재지회 지회장


2022년 12월 14일 밀양 사포산업단지에 소재하고 있는 한국카본 사포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였다.
방산업체에 납품되는 제품을 성형하던 중 하이드로클레이브라는 고온, 고압의 성형 기계의 고장으로 상부의 개폐장치를 수동으로 강제개방하면서 고압에 의한 폭발로 5명의 노동자가 전신 화상을 입는 재해가 발생했고, 그중 2022년 12월 24일 1명, 2023년 1월 16일 1명, 합 2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3명이 40~45% 전신 2도 화상으로 힘겨운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기계는 자동으로 개폐가 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으나, 폭발 당일
왜 작업자들이 강제개방을 하였는지,
왜 고온, 고압이 걸려있음에도 기계는 개방이 되었는지,
왜 폭발에 대한 방호장치는 없었는지,
왜 폭발의 위험이 상당한데도 노동자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작업에 투입을 했는지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아니 밝혀진 것이 없는 것인지 사측이 우리에게 쉬쉬하며 가르쳐주지 않는것인지는 알수 없다.

유족과 사측 면담 때 폭발사고 시 천운으로 사고를 피한 현장 작업자의 진술은 작업, 안전, 비상시 대응 매뉴얼에 대한 교육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한국카본 본사도 마찬가지이다. 안전교육이라곤 대충 5분 ~ 10분 정도 구색만 갖추고 안전교육일지에 서명만 받아가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막상 중대재해가 발생하니 노동자를 참여시키지 않고 사측에서 날치기로 시행 작성한 위험성평가가 문제가 되니 2023년 2월 16일 한국카본 본사 GP부서에서 위험성평가 참석자 서명지를 돌려 서명을 받아가는 증거조작이 이루어졌다.
유족앞에서 절대 고인의 명예에 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 합의만 해달라던 사측은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 이런 증거조작은 아마도 여러 방면에서 자행되었을 것이다.
이런 증거 조작, 증거 인멸로 사측의 잘못이 희석되거나 없어진다면 이번 폭발사고의 책임은 오롯이 5명의 재해자에게 그 책임이 전가될 것이다.

또한 이런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노동부의 행태는 과연 노동부가 맞는지 노동부가 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도무지 왜 존재하는지 알 수가 없다.
양산지청에 방문해 산보위 개최를 사측에 통보하고 지도해달라 요청했더니 사측과 잘 지내라는 답변을 하고, 2명이 사망하여 특별 근로 감독 실시를 요청했더니 72시간 안에 2명이 사망해야 특별근로감독을 할 수 있다는 답변을 하는 곳이 노동부라고 할 수 있을까?
이번 폭발사고와 관련해서 여러차례 고용노동부 조사와 노동부 차원의 재발방지책을 요구 하였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답변은 ‘검토하겠다.’ ‘살펴보고 있다.’, ‘권한이 없다.’, ‘파악해 보겠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사측은 책임 회피를 위해 증거조작까지 일삼으면서 돌아가신 노동자들을 욕되게 하고 있고, 사측의 불법과 노동자의 안전에 대해서는 너무도 관대한 노동부, 그리고 노동 환경 또는 노동자에게 너무도 비현실적인 법까지...우리 노동자들이 투쟁해야 되는 또 하나의 이유라 하겠다.

한국카본신소재 지회는 이번 폭발사고로 희생된 재해자들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나아가 노동부의 각성을 그리고 법의 개정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이번 폭발사고로 사망하신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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