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호]동료들과 웃으면서 일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일터에서 온 편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0-05-22 18:05
조회
4118

장명철 //성동조선해양지회 조합원
2008년 7월, 여름 성동조선에 입사를 했다.
처음 건조부 용접반에서 용접사로 근무를 시작으로 한 반의 구성원으로 반원들과 동거동락하면서 3년의 세월을 보냈다.
회사 적응도 하고 나름 포부도 있어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다 보니 반장도 해보고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직장까지 진급도 하고 나름 즐거운 회사 생활을 하던 도중이었다.
회사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휴직이라는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처음 휴직에 들어 갔을 때에는 회사에 금방 복직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휴직에 들어 갔다. 하지만 당장 무얼 해야 할지, 어떤 일을 할지 고민과 걱정으로만 시간은 흘러가고 집에서 무기력하게 시간만 보냈다.
집안의 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무엇이든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새벽에 인력사무소에 일자리를 찾아 갔다. 그 당시 조선 경기가 안 좋은 상태라 인력사무소 자체도 일감이 없었다. 주변 지인의 소개로 바다 일을 소개받으며 멍개 출하 작업을 4개월 정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제주도에 있는 지인분이 오·폐수 수도 관로 공사를 하는데 여기 와서 일을 같이 하자고 해서 6개월 동안 일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조선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삼성중공업 협력사에서 용접사로 근무를 하면서 새로운 동료를 알게 되고 협력사의 열악한 현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위험성이 충분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일을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일을 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개인 소모품 자체도 부족하게 주면서 아껴 쓰라고 한다. 능률·기량이 떨어진다고 임금삭감이나 퇴사를 권유하고……. 너무나 열악하고 부당한 현실에 지금도 그곳에서 땀 흘려 일하는 동료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성동 매각 소식이 들려왔고 일부 소수의 인원이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복귀를 하였다. 다시 같이 동료들과 동거동락 하면서 우리 사업장에서 우리 일을 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 같은 희망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조금만 더 참고 버틸 힘이 생긴 것 같다.
하루빨리 회사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동료들과 웃으면서 일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 하루도 가족을 생각하며 버텨봅니다.
같은 호의 글:
[여는 생각] 과거의 악몽이 다시 살아났다.
[활동 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해버린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활동 글] 부실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바로잡기
[활동 글] 대우조선 청원경찰 26명은 반드시 원직복직 될 수밖에 없다
[활동 글] 시대와 함께하는 문화행동
[상담실] “산재 불승인 됐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초점] 코로나19 가운데서 ‘코로나19 이후’를 생각한다
[산재 판례] 출퇴근재해 소급적용에 대한 판례
[일터에서 온 편지] 동료들과 웃으면서 일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건강하게 삽시다] 코로나 시대의 생활 관리
[만나고 싶었습니다] 창원 거제지역 노동열사와 활동가 희생자 추모모임을 만나다
[현장 보고] 산업재해사망, 기업 살인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
[현장 보고] 코로나 19 현장대응
[현장을 찾아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재난 앞에서
전체 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