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호]“나에게 한걸음 쉬어가는 소중하고 보람찬 시간”

[일터에서 온 편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0-02-28 17:33
조회
3563
게시글 썸네일
12년동안 노동조합 사무국장으로 상근을 하다가 2018년 11월, 큰 포부를 가지고 위원장선거에  출마하였지만 아쉽게 낙선을 하였다.

나에게 노동조합은 정신적, 육체적인 모든 힘겨움을 견디게 하여준 원동력이였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누구나 평등하게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제도개선투쟁이라고 생각했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나 다소 자기의 표현을 내세울 수 없는 노동자나 똑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을 했다.

하나 하나를 바꾸고, 만들어 가는 것이 희망이 였으며, 나를 버티게 한 힘 이였다.

다치고 골병들어도 제대로 치료는커녕 회사 눈치를 보면서 하루하루 가족의 생계를 영위하기 위해 발 버 둥치며 살아가는 노동자들...
몇 년에 산재가 한건 있을까 말까한데. 상근 기간동안 몇십건의 산재와 몇 백건의 공상처리, 그로 인하여 현장의 시설개선 등, 노동조합의 간부동지들이 모두 힘을 모은 덕분에 조합원동지들은 옛날과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나름 열심히 하였다고 생각을 해왔던 나는 현장으로 되돌아온 지금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2018년 12월18일 12년 동안의 상근 활동을 마치고 창원생산본부 생산팀 1시유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위생도기 공장은 나에게는 18년만에 처음으로 일하게 되는 곳이다.
나는 첫 번째 공정인 운반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며, 운반은 건조된 제품대차를 밀고와 컨베어에 지그를 이용하거나, 작업자가 2인1조내지, 혼자서 제품을 들어 올리는 작업을 한다.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진행을 하다보니 어깨, 손목, 팔, 서서 일을 하다보니 발 등이 너무 아파 1년 가까이 매우 힘들어 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도 전 보다는 조금 괜찮지만 통증은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 전에는 타일공장에서 일을 하였지만 지금은 폐쇄가 되어 없어져 위생도기 공장에서 처음 일하게 되는 것이였다. 위생도기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은 화장실의 세면대. 양변기등을 만드는 공장이다.

제토(각종 돌가루 및 부산물을 볼밀을 이용 분쇄작업)- 성형(제토에서 넘어오는 볼밀 작업한 스립을 석고틀 주입,탈형작업)- 건조(열이 주입된 건조장에서 2~3일 건조)- 시유(건조된 제품검사,유약도포,적재작업)- 소성(제품을 가스 터널가마에서 굽는작업)- 검사,포장(소성된 제품을 최종 검사 및 포장작업)- 출하등으로 작업의 순서는 진행이 된다.

내가 속한 1시유는 31명이 근무를 하며, 그 속에 청각장애우가 7명이 있으며, 비정규직동지가 2명이 함께 일을 한다.
시유작업은 하루 전체 작업량은 약 작업량은 850개를
❶ 운반작업 (약 300~400kg 제품 대차를 밀고와 에어지그 나 수작업으로 10kg~25kg를 1인이나 2인1조로 들어 콘베에에 올리)
❷ 탈진
❸ 손질
❹ 시유 (도포: 하루 8시간 중 4시간동안 1m 반복 움직이면서 팔을 향상 들어 손목을 이용하여 에어스프레이로 유약 도표 손목을 180-360도 회전시키면서 작업)
❹ 마크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제품에 대림마크 및 제품품번 마크를 붙이는 작업)
❺ 적재(제품을 에어지그나 수작업으로 10kg~25kg를 1인이나 2인1조로 들어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을 굽여 대차에 싣는 작업)에 적재하는 순서대로 작업을 진행한다.

이 모든 작업들이 수작업으로 이루어 지며 작업의 자세가 허리를 비스듬이 비틀거나, 숙이거나 팔을 높이 들거나, 손목을 비틀어 작업, 중량물들고 무릎을 굽힌다거나 중량물을 들고 몇m 운반을 한다거나, 해서 향상 골병이 동반 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다른 사업장도 골병은 있지만...

휴식시간은 다른 회사와 별반 다르지 않게 담배피우고, 휴대폰 보고 대화가 많이 없는 편이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크게 궁금하거나 관심이 없다. 임투기간에도 많은 대화가 없는것 같다. 현장의 일 자체가 너무 힘이 들어 만사가 귀찮아서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 죄스러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작업시 나는 청각장애우들과 함께 작업을 자주한다. 이들은 15년 넘게 이 자리에서 일한 베테랑이다. 청각장애우 3명과 나 이렇게 일을 할 때는 일을 내용들은 모두 수화로 진행을 하며, 내가 도움을 받을 때가 많다. 나도 잘은 하지 못하지만 숫자등 인사 정도는 배워 때론 수화가 편 할 때도 있다.

상근을 할 때 다른 회사 노동 현장보다 우리 조합원들이 힘들다는 생각을 늘 가졌 왔다. 어떻게 하면 현장을 개선을 할지 고민을 했다고 생각 했지만 내가 생각 했던 것 보다 더욱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현장에 내려와 함께 일을 하지 않았다면 진정으로 깨달지 못했을 것이다. 현장 조합원들의 삶을 세세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들은 나에게 한걸음 쉬어가는 소중하고 보람찬 시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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