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쥐마왕 |
|
 |
|
지리산에 올라서.. 첫째 날-1 |
|
지리산에 올라서.. 첫째 날
“주위를 봐라. 얼마나 아름다우냐”
힘든 여정이었다. 걱정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
그러나 나를 믿고 대장과 주위를 믿는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그 희망으로 그 여행을 시작했다.
처음 앞과 밑만 보고 갔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 때 뒤 따르던 대장이 한마디 한다.
“주위를 봐라. 얼마나 아름다우냐”
그 때 난 비로소 주위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장관이 펼쳐졌다.
지리산의 장관은 이미 펼쳐졌지만 난 그것을 볼 수 없었다.
힘들었기 때문이다. 힘들었기 때문에 그것을 봐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었다.
대장은 생각이 미치지 못한 나에게 그 생각을 일깨워 줬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박준’이란 민중가수가 부른 ‘옆을 쳐다봐’란 노래가 순간 스쳤다. 우리 삶은 앞만 보고 간다.
힘들어서다. 힘들어서 여유가 없어서다.
그런데 잠시 숨을 돌리고 옆을 본다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이미 옆에 존재하고 있지만 보지 못하고 가는 수 많은 것들..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볼 수 있을까? 역시 옆에 있는 이들이 그것을 끊임없이 가르쳐 주어야 한다. 대장이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었던 것처럼..
그것뿐만 아니다. 스스로 그것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길을 걸으면서 가능한 옆을 보려고 노력했다.
대장이 사진을 찍으면 지나가면서 그 주위를 봤다.
대장은 무엇을 찍고 있는 것일까.. 무슨 생각으로 찍고 있는 것일까..
내가 보는 지리산의 모습과 대장이 보는 지리산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다를까..
내가 만약 사진기를 들고 왔다면 난 지리산의 어떤 모습을 찍을까..
7명이 보는 지리산의 모습은 어떻게 다를까..
첫날 이런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힘든 여행길이다.
그런데 그 힘든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높은 봉우리를 올랐을 때 확트인 전망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자신의 삶을 내려다보기에 충분한 높이를 만끽하면서 자신의 삶을 반성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다만 산에 올라가는 것뿐만 아니다. 우리네 삶 자체가 이런 것들일 것이다.
목적지를 향해 가지만 목적지는 여전히 희미한 안개 속에 가려진 것처럼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안개속을 헤쳐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그 목적지를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그 여행이 혼자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라면 더 즐거운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리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