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금속산업연맹)은 일개 사용자 단체의 주장을 객관적인 검토와 확인 절차도 없이 받아들여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국민 보호의 책무를 방기하고 현행 산재보상보험법의 원리를 전면 부정하며, 근골격계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압살하는 조치를 밀어 붙이고자 하는 노무현 정부와 국가규제개혁위원회를 규탄하며, 잘못된 조치의 시행을 바로잡기 위해 단호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2. 지난 6월 18일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규제개혁위원회는 '신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6개월 이상 종사한 자에게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근골격계 직업병 인정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사용자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준을 보다 명확히 규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일본의 기준을 도용하여 "해당 업무에 상당기간(1년 이상) 종사하고 과도한 업무로 인정될 경우 종합 평가한 뒤 요양 여부를 결정" "요양 장기화를 막기 위해 치료기간을 정해 일반통증장해는 약 3개월, 수술의 경우는 6개월로 치료기간을 정하도록 했다"는 등 근골격계 직업병 인정기준을 까다롭게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3. 금속산업연맹 16만 노동자는 노무현 정부와 국가규제개혁위원회의 근거 없고 생각 없는 국정 방침에 허탈함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
근골격계 직업병은 기본적으로 장기간에 거쳐 진행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작업인력 부족과 노동자의 신체가 감당해내기 어려운 과도한 작업물량, 부족한 휴식시간, 장시간 노동 그리고 노동자의 신체적 특성과 안전을 고려치 않은 잘못된 작업장 설계에 기인한 불량하고 부자연스러운 작업자세, 단순반복작업, 공구의 사용 등의 요인이 발병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과도한 노동속에서 노동자가 사용하는 근육과 신경, 인대, 건, 관절, 뼈, 활액낭 등 근골격계 부위에 피로가 누적되게 되고 회복될 틈도 없이 다시 노동하게 되면서 신체부위가 서서이 손상 누적되어 만성질환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산업현장에서 근골격계 예방을 위한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고, 조기발견 조기치료 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산재요양을 신청하는 근골격계 직업병자의 상태는 용접하는 노동자가 용접건을 들지 못하고, 사다리를 타야하는 노동자가 망가져 올라가지 못하고, 어깨를 들어 올릴 수 없고 허리를 제대로 쓸 수 없는 중증의 만성질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누적적 요통과 근골격계 직업병이 발생한 적이 있는 노동자는 재발 확률이 정상 노동자의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작업장 재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관련 연구결과이다.
참을 때까지 참으며 버텨온 노동자들의 손상된 신체부위의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는 불가피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급하게 조기발견 조기치료, 작업환경 개선, 조기복귀의 사업장내 예방체계의 구축을 지향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4. 이번 규제개혁위의 방침은 근골격계 직업병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없고 의료적인 식견도 전혀없는 문외한들이 사용자단체의 일방적 의견만 듣고 어떠한 의견 수렴 절차 없이 노동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임의적으로 제한하는 폭거이다. 연못에 장난으로 돌멩이를 던지지만 개구리는 생명이 박탈당한다. 노동자의 건강과 생존을 위하여 치료를 하는 흉내만 내고 회복과 무관하게 다시금 작업장에서 일하라고 강요하는 터무니없는 장난질은 중단되어야 한다. 5. 규제개혁위원회는 산재보상보험법의 운영 원리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
산재보상보험법 시행규칙 16조에 의거 사고나 직업병으로 인한 치료종결 시점은 " '증상이 완치'되거나 더 이상 치료해도 치료효과를 기대 할 수 없는 시점인 '증상고정' 상태"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또한 임의적이 판단이 아닌 자문의사협의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법규정을 감안한다면 근골격계 직업병자만 특화시켜 치료기간을 제한할 어떠한 근거도 없다. 정부가 폭력적으로 특화를 시키려 한다면 현행의 산재보상보험에 따른 모든 산재환자의 치료를 6개월 이내로 제한해야 앞뒤가 맞을것이다. 또한 규제개혁위원회는 의학적 상식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
똑같은 진단명이라도 사람마다 회복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진단명이 같아도 만성화되고 손상된 정도 차이에 따라 회복기간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각 질병에 따라 회복기간은 같을 수 없다. 각 신체부위 손상에 따른 근골격계 직업병의 진단은 수백가지가 넘는다. 누가? 무슨 근거로 노동자의 신체에 발병된 질환에 대해 치료기간을 임의 제단코자 하는가? 규제개혁위원회의 치료기간 제한 방침은 의학적 상식과 임상적 경험을 묵살하는 폭거이다. 특히 현재 시행중인 산재보상보험법 직업병 인정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란 주장은 내용의 왜곡에 해당하다.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요양신청한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어 왔던 현행의 엄격한 산재 인정기준은 의학적 인체공학적 근거도 갖추지 못한 채 수없이 많은 산업재해 불인정을 남발해 왔고 이로 인한 절망 속에서 매년 자살하는 산재환자만도 10명이 넘는 것이 현실이며, 형제가 근골격계로 고통받다 97년과 2002년 모두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현재 노동부로부터의 역학조사를 받아 '근골격계 직업병 인정기준'을 마련중인 산업의학학회 연구진들은 신체에 부담을 주는 작업에 6개월 이내 종사했다해도 신체적 부하와 피로도 누적 정도에 따라 근골격계 직업병이 발생 할 수 있고 그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현행 근골격계 직업병 인정기준인 "신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6개월 이상 종사한 자에게 나타나는 질환" 규정을 삭제키로 내부논의를 모았으며 근골격계 직업병은 기본적으로 퇴행성 변화를 동반하는 질환이므로 현행 산재인정기준의 "퇴행성 질환을 제외한다"는 기준은 의학적 임상학적으로 맞지 않다는 중론하에 삭제키로 내부 논의를 모았다고 한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의사의 전문적 판단을 봉쇄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가? 6. 노무현 정부와 국가규제개혁위원회는 인정기준을 엄격히 규정하고 치료기간을 제한하겠다는 근거를 말해보라? 경총이 주장하는 '인정기준이 포괄적이다' '요양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편협한 판단 외에 무엇이 있는가? 노동자들은 일하지 않고 호의호식하는 자본가들이 아니다. 산재환자들이 왜 급여의 손실과 희생을 감내하며 장기치료로 갈 수밖에 없는 지를 평가해본 적이 있는가? 명확한 원인분석과 근거 없이 인정기준을 엄격하게 만들고 치료기간을 제한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파쇼적 발상이다. 7. 금속산업연맹은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다치고 병든 노동자의 최소한의 치료받을 권리를 봉쇄하는 노무현정부와 국가규제개혁위원회의 방침이 국민 건강을 훼손하고 노동자의 건강을 압살하고 산업재해예방정책을 파묻는 결과로 귀결될 것임을 노무현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또한 정부의 개혁성에 대한 기대를 접고 반노동자성을 전체 국민에게 확인시키는 뇌관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각오해도 좋다.
전체 노동자와 보건의료인, 시민사회단체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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