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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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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이윤보다 생명이다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병원을 꿈꾸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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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기관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무엇일까?
우선 의료기관의 이윤 추구 경향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을 수 있다. 의원은 거의 모두가 개인 소유로 되어 있으며, 병원도 소수의 공공병원을 제외하고는 진료비만으로 수입을 충당하고 있다.
우리가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제일 먼저 들르는 곳과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이 수납창구라는 사실은 이러한 경향을 대변해준다. 우리나라 노동자, 민중들은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의사가 돈을 벌기 위해 검사를 유도하는 상황 등을 경험해왔다. 이로 인한 불신으로 환자들은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소위 병원 쇼핑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대단히 권위적이다. 최근 들어 병원의 친절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환자가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여전히 권위적이며 불친절하다.
진료현장에서 의사는 환자의 건강상태와 질병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는다. 의료기관의 권위적인 모습은 단지 의사의 불친절에만 그치지 않는다. 환자에 대한 배려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하나가 중병이 들어 입원하게 되면 남은 가족 중 한사람은 환자 옆에 붙어 수발을 들어야만 한다.
치료하기도 전에 진료비부터 요구하는 병원
강원도 철원의 김모씨(54. 택시기사)는 한달 전 시내버스에서 내리다 발을 헛딛는 바람에 쓰러져 뇌진탕을 일으켜 급히 모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당시 김씨는 왼쪽 귀에서 피가 흐르고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나 병원측은 간단한 응급처치만을 취했을 뿐 CT촬영비용 등의 진료비 선불을 요구하며 더 이상의 진료를 거부했다. 김씨를 병원으로 데려온 택시기사 임모씨(56. 서울 종로구 회기동)가 “진료비는 꼭 갖다 주겠으니 우선 살려만 달라”고 원무과 직원들에게 매달려 1시간 반동안 통사정을 한 끝에 겨우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동아일보, 1993년 7월 21일>
돈벌이 안 되는 환자를 차별하는 의료기관
얼마전 의료급여 환자가 너무 억울하다며 상담을 하러 왔다. 병원에서 의료급여증으로는 수술과 입원을 할 수 없다면서, 일반으로 하되 병원비를 할인해 주겠다고 했단다. 당시에는 수술을 받아야 하고 다른 병원에 가도 같은 처지일 것 같아 그러기로 했고 병원에서 병원비를 선불로 요구하는 것에도 별다른 생각 없이 지급하였다. 이후 내심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상담하러 오게 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의료급여 환자를 의료보험 환자와는 확연히 차별하는 사례들이 많다. (중략) 인근의 대학병원에서는 의료급여 환자는 입원조차 못하게 한다.
원무과에서는 “우리병원은 생활보호자는 받지 않는다. 사립병원에 가봐라”고 하거나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미루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한 입원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입원보증금은 대체로 20만원 정도인데 생활이 어려운 빈곤한 가정에 당장 20만원이 어디 있으며, 또 그만한 돈이 없으면 아무리 중한 병이라고 해도 입원도 수술도 할 수 없는 처리로 사람을 몰아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처사인가?
<한겨레신문, 2002년 4월 23일, 독자투고>
만연한 과잉진료와 중복검사
우리나라 제왕절개 출산율은 지난해 41％로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치인 5-15％를 훨씬 웃돌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왕절개 출산율은 연 평균 2％ 포인트씩 늘어 지난 20년간 2배가량 급증했다.
<세계일보, 2002년 8월 31일>
우리나라 인구 1000명 가운데 33명이 항생제를 매일 먹는 등 항생제 투약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항생제를 제대로 사용하는 비율은 67.5％에 그쳐 감염에 대한 확증 없이 예방 목적으로 투약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항생제가 남용되면 항생제에 듣지 않는 내성균주가 증가해 치료효과가 적어지고 내성균주가 전파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뿐만 아니라 의료비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동아일보, 1999년 6월 28일>
최근 건강에 이상을 느껴 개인의원을 찾았다. 초음파, 위내시경 검사들을 실시한 뒤 의원의 권유로 인근 방사선과 의원에서 위장 및 복수 CT 촬영까지 마쳤다. 검사결과 종양을 수술하는 것이 좋겠다는 진단으로 그 의료기록을 갖고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처음부터 다시 검사를 시작하자고 했다. 왜 다시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개인의원에서 한 것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어 다른 대학병원에 갔더니 재검사는 물론이고 MRI 등의 추가검사까지 주문했다. 할 수 없이 재검진을 받았고 그 결과 처음 개인의원에서 받은 검사내용과 같았다. 개인의원 의사들도 모두 전문의인데 그들의 진료소견을 전혀 믿을 수 없다면 도대체 개인의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당국은 건강보험료만 올려 국민을 옥죌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중복검사로 인해 의료비 낭비가 없도록 병원들을 단속해야 할 것이다.
<대한매일, 2002년 3월 16일>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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