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호]여성 조기 폐경, 남성과 동등한 장해등급으로 인정

[산재 판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3-05-15 17:39
조회
1274
 

 

[서울행정법원 2023. 2. 13. 선고 사건 2020구단63927 장해등급결정처분취소 판결]

                                                  김민옥 금속법률원 노무사


 

『보이지 않는 여자들, 편향된 데이터는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지우는가』** 는 남자를 인간의 디폴트값(기본값)으로 여기고 남성을 위해, 남성에 의해 설계된 이 세계에게 어떻게 인구의 반에 해당하는 여성을 배제하는지 증명하는 책입니다. 여기 한국의 A도 남성과 유사한 산업재해를 겪었지만, 남성과 동등한 보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A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반도체 생산공정에 근무 중, ‘재생불량성 빈혈’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습니다. A는 해당 상병으로 ‘조기 난소부전(조기폐경), 비장결손 등’ 상병이 추가로 발생했고 산재로 인정되었습니다. A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자 ‘조기난소부전, 비장결손’에 대해 장해급여를 청구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A의 난소 부전에 대한 장해등급은 인정하지 않고 ‘비장 또는 한쪽의 신장을 잃은 사람’에 해당한다며 장해등급을 8급으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서울행정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결정과 달리, A의 조기 난소부전을 남성의 양쪽 고환 상실과 동일하다며 장해등급 7급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① 조기난소부전 의료 감정 결과 “양쪽의 고환을 잃은 사람과 비슷한 장해에 해당한다”고 판단받았으며, ② 산재보험법에서 생식기장애와 관련해서 “양쪽 고환이 상실된 사람에게 제7급을 인정한다”고 명시한 반면 이와 유사한 여성의 “양쪽 난소가 상실된 사람”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장해등급으로 규정되지 아니한 장해가 있을 때에는 그 비슷한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등급으로 결정한다고 규정 등을 근거로 판결했습니다.
한편 공단은 신체부위의 완전한 상실과 기능적 결손을 다르게 보아야 한다며, A의 경우 난소의 물리적 상실이 아니므로 고환의 상실과 유사하게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① 장해등급 제9급에 성기의 물리적 훼손 및 그에 따른 성기능 장해를 규정하고 있어서, 제7급의 ‘고환의 상실’은 생식기능의 상실이라는 측면이 주된 의미를 갖는다고 보이는 점, ② 2007년경 노동부의 정책연구용역사업 보고서에서 고환 또는 난소의 물리적 상실이나 기능적 상실을 모두 동등한 장해등급으로 규정하는 개정안을 제시했던 점, ③ 국가유공자법에도 남성 또는 여성의 생식기 장애에 대해서 물리적 상실과 기능적 상실을 동일 등급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생식기능이 물리적으로 상실된 경우와 기능적으로 상실된 경우에 따라 장해등급을 다르게 평가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산업재해 승인 남녀 비율은 8대 2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통계상으로 여성 산재가 적다는데 제 주변 일하는 여성들은 근골격계 질환, 생리불순, 유산, 피부병, 두통, 알 수 없는 질병 등으로 자주 병원에 갑니다. 일하는 여성들은 더 이상 특수한 존재가 아닙니다. 남성과 동일하게 생계를 위해 보편적으로 일하는 인간입니다. 여성도 노동자로 남성과 동등하게 산언안전보건법과 산재보험법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근로복지공단 항소
**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저(황가한 역), 웅진지식하우스, 2020년(yes24 책소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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