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호]조선소에서 벌어지는 희한한 것들

[상담실]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9-07-05 11:19
조회
3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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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희  //거제시 비정규직지원센터 사무국장


 

사례1. 취업제한 기간

2016년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헌법유린/국정농단 사태 때 한 꼭지로 흘러나왔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자기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문화계 인사들을 리스트로 작성하여 온갖 불이익을 준 사실이 폭로되어 사회적 뭇매를 맞았고, 박근혜 탄핵의 한 사유가 되었던 사건이다.
하지만, 노동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블랙리스트는 작동하고 있었고, 아직까지도 공공연하게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노동조합 건설이나 노동조합 활동 등을 이유로 블랙리스트가 작성되어 다른 회사에는 취업하지 못하게 하거나, 산재신청이나, 노동부 진정 등을 이유로 취업을 제한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도 대우조선해양에서는 본인이 직접 출입증을 반납하지 않으면 1년간 대우조선해양 관련 업체에 취업을 할 수 없게 제한하는 그들 나름의 룰이 작동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삼성중공업에서는 하청업체에서 일을 그만두게 되면 3개월간은 다른 업체로 취업하지 못하기도 한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다 불법이고, 이것이 블랙리스트다. 이것은 하청업체들끼리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출입증을 발급해주는 원청이 직접적으로 개입되어 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에서 일한 적이 있는 노동자들의 인적사항이나 신상 기록 등이 작성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블랙리스트 때문에 억울하게 죽어야만 했던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김00 노동자가 떠오른다. 하지만 노동부에 신고를 해도 심증은 가지고 있어도 핵심적인 증거가 불충분해서 무혐의 처리되기 일쑤다. 피해자는 있는데, 정황도 파악이 되는데,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으니, 지들 입맛대로 여전히 조선소 노동자들은 취업제한에 걸려 인권과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있다.

 
사례2. 프리랜서 용역계약

프리랜서(freelancer)란, 흔히 조직이나 회사에 고용되지 않은 상태로 일하는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를 말함. 고정적인 급여가 보장되지는 않지만, 자신의 능력에 따라서 일의 규모를 결정할 수 있다. 법률상으로는 대개 개인사업자의 형태로 계약을 맺는다.

일반적으로 프리랜서라고 할 때에는 번역가, 배우, 컴퓨터 프로그래머, 성우, 아나운서, 편집자와 같은 특정한 분야에 기술이나 경력, 능력이 있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사람이 고정적인 소속을 갖지 않고 일하는 경우를 말한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일정 기간 근로계약 아래에서 일하는 경우는 근로기간과는 상관없이 프리랜서로 보지 않는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에서는 근로계약서도 작성하고, 프리랜서 용역계약서도 작성을 요구하는 업체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나중에 퇴직금 정산할 때,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4대보험 납부할 때 회사 납부금액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 이런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조선소 경기가 안좋은 상황이라 불합리 하다고 생각해도 항의해봤자 블랙리스트에 걸려 취업도 못하는 일이 발생할 거라 생각해서 그냥 참고 일한다고 한다. 그런 노동자의 처지를 악용하여 업체에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

또한, 사진처럼 “퇴직금은 쌍방합의하에 근로계약하였고, (중략) 퇴직금 관련 노동부 또한 모든 법적인 권리에 이의 제기하지 않음을 갑과 을이 이 조건에 합의하였음을 서명한다.”는 내용으로 ‘퇴직금 선지급 합의서’를 강요하여 작성하게 한다는 것이다.
무법천지, 죽음의 공장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처우가 이렇다. 먹고살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짤리지 않고 일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에서는 파워그라인더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투쟁과 하청노동자들의 성과금 쟁취 투쟁이 잇따르고 있고,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로 가입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소금땀, 비지땀에 소금꽃을 피우며 일하는 조선소 노동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깨우쳐 일어나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당당하게 외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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