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호]산재 보험을 다시 생각해본다

[여는 생각]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9-09-20 10:29
조회
5577
게시글 썸네일
노동자가 재해를 당했을때 산재 신청을 할 것인가 말것이냐를 걱정하는 현실을 바꿀 수는 없을까? 우리가 아프면 그냥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처럼, 교통사고가 나면 자동차 보험을 당연히 하는 것처럼, 권리로서 산재보험으로 당연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바꿀 수 없을까? 재해를 당한 후 수 개월이 지나 신청을 하고 그 이후 또 수개월이 걸려 처분이 내려져 재해를 당한 노동자(와 가족)이 그 기간 동안 생계와 치료의 문제로 고통 받는 일이 없도록 바꿔야 한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산재보험을 개선한다고 주장하지만 개선은 늘 부분적으로 그치고, 그들은 또 다른 장벽을 만들어 재해 노동자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합리적, 공정성 강화라는 이름으로 전문가들의 위치는 더욱 높아졌다. 모든 것이 노동현장과 무관하게 전문가들의 결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접근은 더욱 힘들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산재 보험이 노동자의 권리로서 운영되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재해노동자 중심주의 보험을 표방하고, 노동자는 회사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직업병으로 진단을 받으면 마음 편히 치료 받을 수 있는 보험으로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재해 노동자가 산재로 처리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일하는 노동자가 병원에 오면 먼저 산재 보험 적용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 이후 회사에서 다쳤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다쳤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오로지 사업주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즉, 노동자가 산재를 받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안전보건상의 그 책임을 다하였는지를 묻는 과정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보험 운영 체계는 현재의 근로복지공단의 기능 역시 달라지게 만들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 기능 중 심사 기능을 배제하고 치료 등의 행정 지원 업무만을 남겨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인원은 현장 조사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고 산재보험적용을 받는 노동자의 노동현장이 어떠한지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거나 법률 위반 사항이 있으면 즉시 고용노동부에 통보하여 처벌을 받도록 하고, 그에 따라서 보험요율을 증가 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노동재해 예방과 보상 기능이 분리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산재보험은 사회보장적 기능을 강화시켜 재해 노동자는 그 어떤 부담도 없이 치료에만 열중하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운영 체계는 재해 노동자들의 질병을 악화 시키고 삶의 질을 낮추게 한다.
또한 재해가 발생한 노동현장에 소극적 개입은 제 2, 3의 재해로 이어지게 하고있다.
현장 조사 과정 자체를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조사로 전환하도록 하여 사업장에 대한 적극적 개입을 통해 재발방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업주 중심의 산재보험을 이제 바꿀 필요가 있다.
전체 421
번호 썸네일 제목 작성일 추천 조회
공지사항
[여는 생각] [132호]피 흘리는 현실 앞에, 치료마저 외면당한 노동자들
mklabor | 2025.06.02 | 추천 0 | 조회 1043
2025.06.02 0 1043
93
[활동 글] [132호]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 건설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 삶, 투쟁기록
mklabor | 2025.06.02 | 추천 0 | 조회 117
2025.06.02 0 117
92
[활동 글] [132호]석탄화력발전소 폐쇄로 인한 현장의 고용불안
mklabor | 2025.06.02 | 추천 0 | 조회 115
2025.06.02 0 115
91
[활동 글] [131호]산재승인까지 8개월
mklabor | 2025.02.06 | 추천 0 | 조회 480
2025.02.06 0 480
90
[활동 글] [131호]세상 모든 노동자들의 이유있는 밤
mklabor | 2025.02.06 | 추천 0 | 조회 473
2025.02.06 0 473
89
[활동 글] [131호]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한화오션과 그 죽음을 방관하는 통영지청
mklabor | 2025.02.06 | 추천 0 | 조회 478
2025.02.06 0 478
88
[활동 글] [130호]노동력이 아니라 사람이 왔다
mklabor | 2024.10.15 | 추천 0 | 조회 671
2024.10.15 0 671
87
[활동 글] [130호]여름철 조선소 뜨거운 현장, 이곳이 바로 고온 현장이다.
mklabor | 2024.10.15 | 추천 0 | 조회 832
2024.10.15 0 832
86
[활동 글] [129호]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첫 후원문화제를 준비하며
mklabor | 2024.07.05 | 추천 0 | 조회 1399
2024.07.05 0 1399
85
[활동 글] [129호]산추련 실천학교를 통해 배우다
mklabor | 2024.07.05 | 추천 0 | 조회 1333
2024.07.05 0 1333
84
[활동 글] [129호]<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 창원북 토크
mklabor | 2024.07.05 | 추천 0 | 조회 1353
2024.07.05 0 1353
83
[활동 글] [128호]조선소 이 사나운곳에서도
mklabor | 2024.04.11 | 추천 0 | 조회 1623
2024.04.11 0 1623
82
[활동 글] [128호]죽음의 조선소,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죽어야 하는가
mklabor | 2024.04.11 | 추천 0 | 조회 1681
2024.04.11 0 1681
81
[활동 글] [127호]현대그룹에 불어닥친 ‘자회사 꼼수’ 바람..
mklabor | 2024.01.18 | 추천 0 | 조회 1716
2024.01.18 0 1716
80
[활동 글] [127호]한화라는 거대한 자본과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계속해서 싸울 것
mklabor | 2024.01.18 | 추천 0 | 조회 1687
2024.01.18 0 1687
79
[활동 글] [126호]국적이 다르다고 인간의 존엄까지 다를 수 없다 미얀마 이주노동자 피예이타옌의 명복을 빌며
mklabor | 2023.10.21 | 추천 0 | 조회 2245
2023.10.21 0 2245
78
[활동 글] [126호]중대재해 없으면 처벌도 없다.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라.
mklabor | 2023.10.21 | 추천 0 | 조회 1952
2023.10.21 0 1952
77
[활동 글] [126호]안된다고 정해놓은 산업재해...
mklabor | 2023.10.21 | 추천 0 | 조회 1840
2023.10.21 0 1840
76
[활동 글] [125호]밥통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연대
mklabor | 2023.07.21 | 추천 0 | 조회 2187
2023.07.21 0 2187
75
[활동 글] [125호]이주노동자는 쓰다가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
mklabor | 2023.07.21 | 추천 0 | 조회 3019
2023.07.21 0 3019
74
[활동 글] [125호]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가 함께 투쟁하는 조선소를 꿈꾼다
mklabor | 2023.07.21 | 추천 0 | 조회 2205
2023.07.21 0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