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호]나에게도 코로나가

[일터에서 온 편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2-04-21 17:33
조회
1376
게시글 썸네일
안녕하십니까 이번 산추련에 대표를 맡게 된 백충렬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도 3년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연일 일일 확진자 수가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하루 30만 명까지 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코로나 19 때보다는 사망률도 낮아지고 감기처럼 지나간다곤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던 중 산추련 총회가 있을 즈음 회사에 확진자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였고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에게까지 확진이 일어났습니다. 총회 날에도 밀접 접촉자로 PCR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서 산추련을 코로나의 위험에 노출 시킬 수 없어서 줌을 통해 인사드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하루 이틀 지나면서 가벼운 감기 증상과 목감기 코막힘 등이 발생하였고 토요일은 극심한 몸살 기운으로 종일 침대에 누워 잠만 잤습니다. 그저 감기·몸살인 줄 알았습니다. 저에게 코로나가 발생할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토요일을 잠만으로 보내고 일요일 아내의 권유로 자가 진단 키트를 이용한 검사를 시행하였고 거기에서 두줄이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 후 다음날 코로나 확진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전파 될까 봐 특히 어린 아이들이 나로 인하여 확진되고 아플까 봐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최대한 가족 간에 접촉을 최소화하고 안방에 격리되어 생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큰아들이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였고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3일 후 나머지 가족들도 다 같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말이지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습니다. 아이들은 40도까지 올라가는 고열을 견뎌야 했고 그로 인해 종일 축 처져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해열제는 듣지 않았고 보건소는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가 큰일 나는 건 아닌지 맘은 더 조마조마했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수건을 적셔 아이들의 몸을 닦아 주는 건 말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틀이 지나고 아이들의 열도 잡히기 시작할 즈음 아내의 컨디션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내도 증상은 비슷하였습니다. 고열과 인후통을 동반한 감기 증상 그렇게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고 이제는 가벼운 감기 증상만 조금 남아있는 상태로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제 코로나19를 제어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방역 지침들을 하나씩 풀고 있습니다.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격리도 이제는 없어졌고 가족이 확진되어도 이제는 정상 출근을 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하루가 멀다고 회사에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사람이 코로나를 무서워하고 겁을 먹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괜찮다고 말만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걱정하고 있고 불안에 떨고 있으면 그런 것들을 먼저 해소 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불안을 해소하며 조금씩 지침을 풀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은 무탈하게 지나가길 빕니다. 하지만 너무 두려워는 하지 맙시다. 이겨 낼 수 있고 지나갈 것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산추련에 다 같이 모여 웃으면서 얼굴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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