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호]부산, 경남지역 학교급식실 노동자, 첫 폐암 산재 승인!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2-04-21 17:20
조회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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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식실 노동환경과 폐암과의 업무관련성을 명확히 인정한 것

 

안혜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 정책국장


 

지난달 2월 23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 급식실 조합원이 폐암으로 산재가 승인되었다. 전국적으로는 대략 20명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고, 부산, 경남 지역을 통틀어 첫 사례이다. 이것은 폐암과 급식실 노동환경이 밀접하게 업무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폐암이라거나 각종 질병에 대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해당 조합원은 2006년 3월에 창원의 모 중학교 조리실무사로 입사해, 2020년 12월에 정년퇴직한 조합원으로 약 15년 정도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로 근무하였다. 2021년 9월에 보건소에서 폐결절이 있다는 소견을 듣고 인근 병원과 창원 소재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거쳤고, 이후 서울 삼성병원에서 폐암 진단과 함께 수술을 진행하였다. 60여년간 비흡연자로 살아왔던 분이라, 당연히 지부에서는 업무관련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지체 없이 빠르게 산재 접수에 착수하였다.

해당 건은 2021년 11월 8일에 근로복지공단에 접수한 건으로 약 3개월여만에 산재로 승인되었다. 사실상 일반 업무상 질병보다 오히려 더 빠르게 판정이 난 것이다. 코로나 이후에는 사실상 일반 업무상 질병의 경우에도 접수부터 승인에 이르기까지 6개월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과 비교해 봤을 때, 지부 또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접수 당시 지부에서는, 급식실 노동자와 폐암의 경우 이미 그간의 승인 이력들을 근거로, 직업성 질환임을 판단하기 위하여 폐암 환자 등에 실시되는 역학조사를 생략할 것과 빠르게 산재로 승인할 것을 기자회견과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장 면담 등을 통하여 촉구하였다. 이에 따라 사실상 역학조사를 생략하고 승인이 된 것인데, 이는 급식실 노동환경과 폐암의 업무관련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가능했다고 판단한다.

학교 급식실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음식 조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조리흄과 이것이 노동자들의 호흡기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조리흄은 포름알데히드라든지 다핵방향족탄화수소라는 발암 물질 그리고 일산화탄소 등의 각종 유해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환기시설이 되어 있기는 하나, 환기시설이 노동자들의 머리 위에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해서 설령 환기가 잘 된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의 호흡기를 거쳐서 환기가 된다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즉, 현재의 급식실 환기시스템으로는 우리 노동자들은 이미 위에서 언급한 유해물질들을 고스란히 흡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근본문제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폐암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것이고, 결국 환기가 제대로 되고, 이러한 근본 문제만 개선된다면 노동자들이 폐암에 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직도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조합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지부는 지금 현재 급식실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폐암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만약에 새롭게 발견되는 폐암 조합원이 있을 경우, 집단 산재 신청에 들어갈 것이다. 새롭게 발생되거나, 혹은 각종 폐암 등의 질병을 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대단히 마음이 무겁다.

작년부터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교육공무직본부와 학비노조는 환기시설을 개선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였다. 그 결과 경남교육청은 교육복지과를 중심으로 해서 시설과, 안전총괄과를 포함하고, 환기전문가와 위 노조를 포함해서 ‘환기시설개선협의회’를 구성하였다. 이것이 탁상공론이 아닌 실제 우리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더 이상은 폐암에 걸리지 않고, 각종 유해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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