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호]만성허리통증

[건강하게 삽시다]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8-10-18 17:00
조회
4237

김건형 한의사


 

살면서 허리 통증 한 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특히 만성화되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허리 통증은, 그 자체로 원활한 일상 생활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허리 추간판 탈출증 (허리 디스크), 허리 척추관 협착증 (허리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 내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자극하여 통증과 저림이 발생하는 질환)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허리 영상 검사를 해 보아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경우도 많다.

사실 만성 통증의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영상 검사 상 퇴행성 뼈 돌기나 디스크, 협착증 등으로 허리 신경이 자극될 만한데도 통증은 거의 없다는 사람도 있고, 검사 상 이상은 없지만 환자 자신은 무척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근육, 인대 등 말랑한 조직 (연부 조직) 이 다쳐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생리적으로 충분히 회복 되었을만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통증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통증을 느끼게 하는 두뇌 영역이 과하게 활동적이어서 통증이 만성화되는 것은 아닌지 뇌과학 분야에서 연구하기도 하지만, 아직 신뢰할 만한 결론을 얻을 단계는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현재 의료를 불신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중대한 질환을 암시하는 신호가 허리 통증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성 허리 통증의 원인이 아직은 분명하지 않을 수 있음을 환자 스스로 알고 있고, 의료진에게 궁금한 점을 적극적으로 질문할 수 있으면 된다.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약물 요법, 침 치료, 허리 주변의 주사 요법 등이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적절한 운동과 생활 관리이다. 또, 허리 통증을 심하게 하는 반복 작업, 부자연스러운 자세, 중량물 작업 등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주변의 노동조합 간부나 활동가에게 현장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달한다면, 개인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노동환경 개선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병/의원/한의원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치료들은 효과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특정 치료를 받으면 확실히 낫는다는 말은 과장된 것이다. 만성 요통은 한 번에 치료되지 않는다. 현실적인 치료 목표는 증상을 줄이고 일상 생활 기능을 향상시키며 요통이 내 삶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지나치지 않도록 일정 수준 이하로 묶어두는 것이다.

결국 환자 자신의 올바른 이해와 일상 생활의 변화, 작업 환경의 개선, 현명한 의료 이용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이 치료 받으면 확실히 낫는다는 말에 속지 않기) 이 함께 이루어져야 노동자가 흔히 겪는 만성 요통에 대한 기본 대응이 된다는 말이다. 오랜 질병 경과에 지쳐 의료진을 불신하거나 거부감을 가진다면 결국 피해는 환자 자신에게 되돌아가므로, 의료진의 진단과 권유를 귀담아 듣되, 궁금한 점은 계속 물어봐야 한다. 그게 자신의 몸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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