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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마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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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수와 노이사장의 논란을 보면서 드는 몇가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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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수의 말이 진실이냐, 노이사장의 말이 진실이냐는 현 시점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즉, 황교수의 말이 진실이라고 해서 모든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또한 노 이사장의 말이 진실이라고 해서 줄기세포로 촉발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 이사건의 핵심적인 쟁점은 우리 사회 내에 뿌리 깊이 있는 성장제일주의와 국익을 앞세운 감성적 애국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단순히 두 사람의 진실 논쟁으로 끝나게 된다면 우리는 이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더 큰 문제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비판조차도 국익의 이름으로 무참히 짓밟아 버린 이 사건을 보면서 과연 우리가 일본의 우익에 대해서 그 어떤 비판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PD 수첩에 보여준 대다수의 시민들의 모습은 그 동안 우리 사회내의 성장제일주의 신화의 뿌리에 그 모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즉, 식민지 상황과 6.25를 거치면서 다시는 이렇게 살아야하지 않겠다는 일념하에 성장만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믿어왔습니다. 아니 믿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과거 군사정권이나 지식인들은 합리적인 소통이나 논의는 개발과 성장의 이름아래 무참히 짓밟아버렸습니다. 그래서 항상 개발은 좋은 것이고, 성장은 우리를 잘 살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성장과 개발의 뒤편에는 항상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 존재하였다라는 사실은 종종 잊어버립니다. 간척사업에 보여줬던 대다수 지역 주민들의 신뢰와 이번 핵방치장 선정과정을 보면 더욱 선명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그 어떤 합리적 토론이나 제대로 된 정보조차도 제공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게 만들었고 우리는 그러한 것에 수동적으로 이끌려 간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간척 사업을 방해하거나 핵방치장에 반대를 하는 세력은 어김없이 지역 사회 성장을 가로 막는 나쁜 사람들로 매도되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뿌리는 우리 깊숙이 있었고, 평소에는 들어나지 않다가 현실적인 그 무엇이 우리 앞에 나타나면 '우리가 잘 살수 있다'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우리 눈앞을 가로 막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는 뒤로 놔둔채로 말입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이번 황교수의 복음(?)은 우리나라를 세계에 우뚝 세울 수 있는 길이며, 우리를 잘 살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둘째, 국익 우선의 논리입니다. 이 문제는 애국을 한다는 미명아래 모든 것이 용납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는 굉장히 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별 다른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애국이라는 것은 상대국가의 입장이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폭력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신사참배나 일본 국민들의 우경화를 보면서 우리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을 할까요. 그들은 나름대로 애국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로서는 엄청난 폭력으로 다가 오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의 이익에 복무해야 한다는 미명아래 수 많은 개인들이 희생이 되었습니다. 개인의 권리는 무참히 짓밟히는 것은 다반사였습니다. 그것은 국익의 이름으로 정당화되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1960년대 주한미군 철수가 공식 발표된 사실이 있습니다. 당시 미군철수를 반대하는 분위기 속에 한국 정부는 미군 기지촌 여성들을 관리하려고 하였습니다. 즉, 그때 한국 관리들이 미군 기지촌 여성들을 모아 놓고 교육과 강연을 하였는데, “미군들이 철수하지 않게, 미군들한테 잘 해줘라, 그것이 너희들이 애국하는 길이다.”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당시 미국 내 민권 운동이 발전하면서 군대내의 인종주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미군 당국은 한국 정부에 기지촌 여성을 설득하여 성매매에서 인종 차별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 된 수많은 폭력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번의 경우도 국익의 논리로 윤리 논쟁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언론의 역할을 스스로 제한시키려고 하였습니다. 과거 언론에 제갈을 물렸던 것은 국가권력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한 것입니다.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전 가장 두려운 것은 성장제일주의와 국익의 논리는 바로 서구(제국주의)를 중심에 두고 우리도 서구처럼 그런 나라가 되겠다라는 뿌리가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만 잘 살면 되지 않겠냐라고 반문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세계는 결코 한 나라만이 잘 살아서 안되는 것입니다. 한 나라가 잘 살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나라의 빈곤으로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거 제국주의와 과연 무엇이 다른지 되묻고 싶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 우리가 열광하고 있을 때 인도에서 손님이 방문을 하였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5살 6살 아주 어린 아동들도 하루에 13-14시간 노동을 통해서 축구공 하나를 만들지만 임금은 기껏해야 하루에 100원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노동환경 역시 굉장히 열악해 어두운 곳에서 하루 종일 일해야 하기 때문에 시력에 문제가 있으며, 손가락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족단위로 이런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난한 나라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돈을 벌어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발레타인데이(또는 화이트데이) 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주는 초코렛에서 아동의 노동력이 착취되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과연 몇 이나 될까요? 어떤 기자는 오죽했으면 발레타인데이(또는 화이트데이) 때 “잔인하지 않은 초코렛을 먹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썻을까요?
황교수 영웅 만들기에 언론/정치권이 나선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희망이 없는 이 시대에 영웅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서 전 단순히 황교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황교수를 둘러싼 모든 상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많은 성찰이 우리 사회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줄기 세포에 대한 희망을 크게 가지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세포 분열은 우리 신체에 의해서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즉, 어떤 것으로 변해야 할지에 대한 신체 주변 정보에 의해서 그 세포는 자라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줄기 세포는 전혀 그러한 주변 정보도 없으며 통제도 받지 못하는 세포입니다. 따라서 이 세포가 암세포로 변할지 또 어떤 세포로 변할지는 아무런 장담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암세포도 우리 몸의 일부임이 틀림없습니다. 자기 몸을 죽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서 그렇지.. (이와는 별도로 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이 빨리 완쾌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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