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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마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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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와 국가 권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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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와 국가 권력
전국이 황사로 뒤 덮여 있다.
창원도 예외는 아니다. 무심한 나에게 조차도 황사의 위력을 보여줬으니..
황사의 위력 앞에 모든 인간들이 무력한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로 무력하게 보이는 것인지..
거리가 한산하다. 거리를 오가는 이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항상 만원이었던 무료 주차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이전 같았으면 주차 전쟁에 시달렸을 상황이지만 주차장의 절반이 비어 있다.
뉴스는 한미 FTA와 황사 이야기로 가득하다.
텔레비전 화면에 황사로 인해 비행기가 운행하지 못하는 모습을 담은 것 같다.
황사 경계령이 내려졌다. 바깥 출입을 삼가라. 바깥 출입을 할 시에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라. 바깥 출입 마치고 난 후에 손을 깨끗이 씻어라..
일사 분란한 국가 경계 경보에 모든 이들이 잘 따라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잠시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한다.
손도 씻고, 세수도 하고.. 발도 씻구.. 그리고 다시 밖에 나갈 때 마스크를 챙긴다.
그리고 항상 걸어 다는 거리를 택시를 잡아 탄다. 기본요금이다.
창밖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왜 국가가 내린 황사 경계 경보 체계에 따를까? 아니 모든 이들이 국가 경보 체계에 잘 따른다. 황사가 무서운 것일까.. 아니면 국가 경보 체계에 길들여 진 것일까.. 예전에 조류 독감으로 세상이 떠들썩 했다. 그리고 항상 무슨 전염성 질환이 발생하면 항상 국가는 경계 경보를 내린다. 한 결 같다. 손을 씻어라.. 마스크를 착용해라.. 바깥 출입을 삼가라.. 대중이 많은 곳을 가지마라..
생각해보면 웃긴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많은 이들을 일사분란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일까..
잠시 ‘똥’이야기를 해 보자.. 갑자기 왜 ‘똥’이야기냐구..
두 가지 이유인데.. 하나는 아주 우연적인 이유고, 하나는 역사적 이유기 때문이다.
하나는 오늘 내가 꿈을 꿨기 때문이다.
맑은 물에 헤엄을 치는 꿈.. 그런데 맑은 물에 ‘똥’이 빠져 있다.
꿈속이었지만 더럽다고 생각했다. 불쾌하다는 생각이 생생히 기억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머지 하나는 ‘똥’은 우리 민중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똥’은 농경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었다.
과거 ‘똥’은 더러움의 상징이 아니라 생명의 상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똥’은 천덕꾸러기가 된다.
사실 농경사회에서 ‘똥’을 수거 하는데는 별 다른 신경을 쓸 이유가 없었다. 즉, 농사를 짓는 이들이 이를 수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대화 과정에서 이제 틀려진다. 똥을 수거하는 위생사가 설치되고 더 해괴한 것은 똥을 수거한다는 이유로 민중들에게 돈을 납부하게 만들었다.
어느날 갑자기 자기 ‘똥’을 주고 돈을 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 위생을 위해 똥을 모아 놓았는데 악취 때문에 골치 아파야 하는 상황, 경찰의 감시에 골치 아프게 된 상황..
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거름’(똥)이 필요하면 다시 돈을 주고 ‘거름’(똥)을 사와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위생 규칙을 만들었는데 길가에서 대소변을 아무곳에서 보지 말라는 것과 아무데나 버리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농경사회에서는 냇가에서 소변을 보는 것은 다반사였고, 길을 가다고 똥이 마려우면 그냥 적당한 곳에서 볼일을 보는 것이 익숙하였지만 이제 부터는 그러한 행위는 금지되었다. 공중 화장실이란 개념이 없는 농경사회 사람들한테는 그러한 행위는 당여한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똥’이 더럽다고 여겨지게 만드는 것 그것은 민중들의 생활의 전체가 재배치되는 과정이다. 농경사회에서 공중화장실이 없는 곳에서의 ‘똥’에 대한 시각과 생활이 전자였다면, 이제 ‘똥’이 불결하고 더러운 것이 됨으로써 민중들의 삶 자체가 재배치 된 것이다.
이는 위와 같은 것 처럼 폭력적으로 재배치 된다. 삶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위생’은 권력이 되었다. 화장실에 갔다 와서 손을 씻지 않으면 집안 어른들로부터 혼이 났다. 그리고 깨끗하지 못한 곳, 청결하지 못한 행위는 모두 혼나는 대상이었다. 우리는 그러한 환경에서 살아왔다. 그런데 이는 100여년의 역사도 채 가지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당연한 듯 살아왔다.
여기서 현대 국가 권력의 완벽한 강제를 보게 된다. 하지만 폭력적이지 않다. 초기에는 폭력적이었지만 이제 스스로 민중들은 국가의 경계 경보에 알아서 대처하게 된다. 전염병이 발생하거나 황사 발생 시기에 더욱더 국가의 권력에 기대게 된다. 우리는 어느 순간 국가 체계에 갇혀 있는 신세가 된다. 우리는 인식하지 않고 있다. 반문하지도 않고 당연한 듯이 살고 있다.
오늘 꿈에서 맑은 물에 똥이 있는 것을 보면서 불쾌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생생한 것은 바로 내가 국가 권력에 철저히 포섭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꿈에서 깨어나서 그리고 지금 씁쓸한 웃음을 짓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 권력에 포섭된 채 자신의 일상을 재배치하지 않고 혁명을 꿈꾸는자가 허망하게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러하다. 혁명은 단순하게 세상을 뒤집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혁명이란 것은 세상을 뒤집는 것 보다 새로운 사회에서 민중들의 일상을 재배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엥겔스는 혁명은 기독교가 로마에 한 것처럼 하라고 했다. 그의 말 처럼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혁명은 불가능하다. 설사 혁명이 성공한 듯 보이더라도 곧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난 오늘 국가 권력에 조그마한 저항 아닌 저항을 했다.. ㅋㅋ
창문 밖을 바라 보면서 그 생각이 들 즈음..
택시를 타지 않고 그냥 집까지 걸어가기로 한 것..
황사 먼지를 뒤집어 쓰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가는 길..
사진기가 있으면 삭막한 도시의 풍경을 찍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PS. 우리도 오늘 조그만 반항 한번 해 볼까.. 화장실 다녀 온 뒤 손 씻지 않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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