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의 '임금평등기금'은 반노동자적인 공약이다.. 경남도민일보 3월 1일 신문에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은 '임금평등기금'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문에 실린 내용을 보면 반노동자적이며 반계급적인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단 신문에 나온 기사만을 참고로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민주노동당은 4·15 총선에서 노동평등 실현을 위해 연대임금정책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노사정이 함께 출연하는‘임금평등기금’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중간생략) … 주대환 마산합포위원장은 …(중간 생략)…“기금마련 방안으로 모든 법인과 정규직 노동자가 순이익과 임금의 2%를 출연하여 임금평등기금을 마련하고, 정부가 관리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출연, 저임금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저임금을 보완하는데 사용하며, 궁극적으로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의 대원칙이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3/1) 이 말이.. 이 정책이.. 과연 노동자들을 위한다는 그리고 민주노총이 그렇게 함께 투쟁하고자 하였던 그리고 노동자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민노당에서 할 말인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열린 우리당에서 이 말이 나온다면 이해가 간다. 만약 열린우리당에서 이런 정책을 세운다면 그리고 노사정위에서 논의를 하다고 하면 민노당을 비롯한 노동·사회 단체 등 뜻 있는 동지들이 함께 허구성을 폭로하고 투쟁해야 할 내용이다. 지금까지 노무현 정권과 자본은 비정규직의 양산과 저임금의 원인을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구조와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면서 정규직의 전투적 노동운동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라면서 분리정책을 펴왔다. 또한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임금이 많다며 보수신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결국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조차도 비도덕적으로 몰아 부쳤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기만적이었는지는 결국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임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현재 받고 있는 임금은 바로 목숨을 담보로 잔업·철야·특근 등을 통해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면서 획득되는 것으로 들어 났다.
(참고로 현대자동차에서는 '과로사'로 사망한 노동자들이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김주익 열사의 유서에서 나타났듯이 '21년 노동자의 한달 기본급이 105만원 세금 공제하면 팔십 몇 만원..' 이것이 우리 노동자들의 현실이다.(민노당은 김주익 열사의 유서를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보기 바란다..) 노무현 정권과 자본 그리고 보수 언론의 집요한 노동자 죽이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노동자들은 투쟁으로 돌파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민노당의 '임금평등기금안'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부정하고 또한 지금까지 노무현 정권과 자본 그리고 보수 언론이 그렇게 떠들어 왔던 정규직 노동자들의 책임론에 맞장구를 치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든다. '임금평등기금안'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저임금의 원인을 정규직 노동자도 그 책임 있으니 정규직 노동자도 그 책임을 통감하고 임금 중 일부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금은 노동자들의 노동력의 대가다.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조차도 받지 못하고 일부만 돌려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임금이다. 민노당이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아니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보다 훨씬 더 많이 알 것이다. 그렇다면 민노당은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다.
선거를 의식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과는 다른 내용을 배포하고 있든지.. 아니면 원래 민노당은 임금의 성격을 자본이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던지..
즉, 일반 국민에게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을 믿고 지지해주는 노동자와 농민 등 많은 진보적인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인지.. 현재 민주노총을 비롯한 정규직노동자 조직된 노동자들의 책임은 민노당의 주장처럼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중 일부를 떼내어 자본과 정권과 연합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양산해 내는 이 노무현 정권과 자본에 대항하여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조직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투쟁을 조직해야 할 민노당이 그 책임을 망각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민노당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노동자의 임금은 자본이 주는 시혜물이 아니다. 바로 노동자들이 목숨 바쳐서 현장에서 일해서 벌어들이고 있는 노동자의 피와 같은 것이다.
민노당 당신들이 노동자의 임금에 대해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규직 노동자에게 이중 세금을 물리겠다는 그 기막힌 발상은 과연 어디에서 나왔을까? 차라리 민노당이 과거 스웨덴 좌파들이 시행하려고 했던 임노동자기금안(명칭이 정확히 맞는지 기억이 잘 안남)을 들고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70년대 금속을 중심으로 동일노동·동일임금이 결국 대자본의 초과 이윤을 규제하지 못한다고 하여 스웨덴 좌파를 중심으로 임노동자기금안을 내놓았다. 대략적으로 이 '안'의 내용은 기업이 일정정도 순이익이 발생하였을 때 그 이익을 기금으로 만들어(내 기억에는 노동조합의 기금으로) 그 기업의 주식을 산 뒤 일정기간 지나면 결국 그 기업은 노동조합의 소유가 되는.. 그래서 노동자들이 동일노동·동일임금을 받더라도 초과 이윤에 대해 노동자 개인이 받는 것이 아닌 노동조합이 소유하는 형태로 되는 것이다. 이 임노동자기금안은 당시 스웨덴 사회에 엄청난 파급을 가져왔는데 계급연합으로 이루어진 스웨덴 사회에 계급연합이 깨질 수 있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엄청난 우여곡절 끝에 결국 본래의 내용은 사장되고 그 형식만 유지한 채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이 안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본의 반격에 제대로 대응할 대중적 기반을 유지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안'을 지지했던 금속 조합원은 30%(?)가 채 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기억한다. 즉, 지도부에서 '안'을 내놓았지만 실제로 '안'을 지지하여 투쟁을 조직하거나 투쟁을 동참할 노동자들은 그 '안'의 내용을 몰랐던 것이다. 스웨덴의 임노동자기금안을 보면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지도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 놓더라 하더라도 조합원을 배제한 채 시행한다면 그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발달된 사민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초과 이윤(착취)는 행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아직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이 정착되지 않았다.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을 쟁취하기 위해 자본과 정권의 엄청난 탄압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정규직/비정규직의 분할 정책에 투쟁해야 한다. 우리의 갈 길은 엄청 멀다. 비정규노동자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자본의 초과 이윤과 관련 있는 것이다.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쥐어짜서 그들의 피와 땀을 이윤이란 명목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따라서 임금평등기금의 기금 조성은 자본으로부터 쟁취해야 할 것이지 노동자들의 주머니를 강탈해서 조성할 것이 아니란 것이다. PS. 이 안을 보면서 현재 산재노동자들의 생계보조금 지급 금지 내용이 생각나는 것은 뭘까? 자본은 산재노동자들의 생계보조금 지급을 중지하고 기금을 조성해서 안전보건에 사용하자고 한다. 지들 돈을 확충해서 안전보건 기금을 마련해야지 산재노동자의 호주머니를 강탈해서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은 과연 어디서 나온 건지..
자본이 내세우는 주장과 민노당이 내세우는 주장이 과연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밥 먹으면서 신문 내용 보는 바람에 '채'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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