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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가 한목소리로 사회복지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던 한해가 지나갔다.
양극화의 한쪽 끝에서 시름하고 있던 민중들은 국가차원의 복지를 요구했고, 그것은 현재의 정치적 과제가 되었다.
자본과 정권은 그동안 세계경제의 위기라는 이유로 국가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극명한 양극화가 나타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세계경제위기를 이유로 내세우며 같은 내용을 뒤집어서 국가차원의 복지를 강화하기 위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복지국가정책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경쟁력과 생산력이라는 장벽과 마주하고 있으며, 그 제일선에 마주 서 있는 자는 여전히 노동자이고, 노동자의 건강권은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
그렇게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치고, 병들고, 죽어가고 있으며, 노동건강권은 경쟁력과 생산력이라는 과제를 위해 복지정책이라는 이름의 뒤편에 서 있다.
이러한 사정은 국가 차원의 복지정책이 추진되어 나가는 매 단계마다 노동자의 침묵과 성실을 더 많이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비정규직 노동과 불안정 고용은 민중들에게 고통을 강제하는 수단이다. 장시간 노동과 높은 노동강도를 당연하게 받아 들여야 하며, 저임금과 더불어 산재은폐도 경쟁력과 생산력의 밑바탕이 된다.
경쟁은 노동자의 삶과 사회적 관계를 파괴하고,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자들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더구나 지배세력이 노동자에게 고통을 강제하는 수단인 비정규직 노동과 불안정 고용은 우리사회에서 차별로 현실화되고, 그 차별로 인하여 노동자의 자부심조차 무너지고 있다.
불합리한 고통을 감소시키거나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고통의 길을 선택하고, 그 고통을 온몸으로 감수해야만 한다.
노동자·민중을 죽음의 문턱으로 몰아넣고, 그 삶을 피폐하게 만들면서 외치는 막연한 복지정책을 기다리지 말고, 이제 스스로 권리의 주체로 나서는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투쟁의 길은 자본주의의 본질에 맞서는 것임을 각인하고, 운동정치의 실현을 위한 사회적 연대를 구축하는 한해를 출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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