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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폭설의 재앙은 소리없이 다가왔다. 2014년 2월 10일 내린 이 폭설은 평소에 눈이 많지 않은 경북 울산 지역에 집중되었고, 100여채의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같은날 울산 지역의 공장 지붕이 5곳이나 무너졌고, 한밤중에 무너진 두곳의 지붕 붕괴 사고에서는 각 1명씩의 노동자가 야간 작업 중 사망하였다.
그리고 뒤이어 2월 17일에는 경주마우나오션리조트의 지붕붕괴로 부산외대신입생 및 재학생 10여명이 사망하였다.
자연재해의 재앙앞에서 모두들 경악하였고, 곧이어 부실 공사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부산외대 학생들의 사고 소식에는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청년 학생들의 죽음을 슬퍼하였고, 정부가 나서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있었기에 학생들은 조속히 장례를 치루게 되었다.
그렇지만 공장 지붕의 붕괴 사건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그 책임자를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졸업을 앞둔 현장 실습생 김대환은 현장실습생에게 금지되어 있는 야간 노동을 하던 중 무너진 지붕에 깔려 사망하였지만 그 차가운 시신은 한달이 넘도록 책임자를 찾지 못해 절규하며 냉동실에 있어야 했다.
경쟁에 내몰린 우리사회는 노동자라는 신분에 있던 중 사망한 사안에 대하여는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다. 눈이 쌓이고 지붕이 무너지면서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도 하지 못한 청년이 사망하자 그 공장의 건축업자, 그 공장의 사업주, 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 학생을 파견한 학교는 모두 하늘에서 눈을 많이 뿌린 탓이므로 일차적인 책임이 없다며 안도하였고, 그들이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사이에 그 청년노동자의 가족들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노동재해의 본질적 책임을 말하지 않으며, 사실을 밝히지 않는 사회에서는 결국 재해를 당한 노동자의 억울함만 남게 되는 것이다.
모든 재해는 인재일 뿐이며, 자연은 그 스스로의 질서를 위하여 일으키고 만들어내는 순환일 뿐이다. 탐욕에 사로잡힌 자들에게 청년노동자 김대환은 죽어가면서 이 사회의 노동이 자본의 무한착취의 대상일 뿐임을 고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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