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늘인 백성만을 위해 고뇌하고,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지도자, 그의 결단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명랑해전에서 왜적을 물리친 불멸의 지도자 이순신 장군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 시대의 지도자들이 못사는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면 더욱 민중의 지도자 이순신은 부각된다. 더구나 지도자가 부자들을 좋아하고, 그들의 말을 잘 듣는 모습을 보일 때, 수시로 백성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일 때면 더욱 더 불멸의 지도자 이순신이 그리워진다. 실력으로 대결하기보다는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모함하여 깍아내리고, 그래서 이기는 자들을 볼 때마다 오직 하늘인 백성만을 위해 고뇌하고, 두려움을 극복하여 백성을 지키는 민족의 구세주가 기다려 진다.
그런데 때를 맞춘 것처럼 백성이 힘들다고 하자 순식간에 백성만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지도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온갖 규제를 풀어서 자본의 자유를 확대하는 일도 민생을 위하는 것이고, 백성을 위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시대에, 자신들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에 대해 지배자들의 민주주의에 맡겨둔 채, 불멸의 지도자 이순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들이 간신이고, 그들이 거짓말쟁이이고, 그들이 음모와 술수만으로 가득찬 자들임에도 그들의 입으로 백성을 위한 지도자임를 자처할 때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이 시대에, 자신들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에 대해 지배자들의 민주주의에 맡기고, 이순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온갖 방법으로 주도세력의 의사만을 강요하거나 조작하는 일들이 넘쳐나도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민중이 칼이 되어, 민중이 직접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갖가지 행위들을 잘라내지 않는다면, 민중들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들은 언제까지나 자신이 불멸의 이순신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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