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는 반대의견을 낸 한의원의 의견을 들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준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4부는 지난 7월 27일 뇌졸중으로 우측신경마비, 언어장애를 입은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병원이 업무상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고혈압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아 뇌졸중이 발병했다'고 진단한 반면 한의원은 재직중 보인 1차질병이 '혈압성 우측 신경마비'이며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뇌졸중 전조증상이라고 진단했다'며 이 사건 원고가 업무로 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팔과 목에 이상증세를 보였고 퇴직직후 이 증상이 악화, 평소의 고혈압이 뇌졸중으로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대한의사협회가 한의원에서 사용한 '혈압성 우측 신경마비증'이라는 진단명이 표준질병분류표에 나오지 않고 원고의 1차 질병을 '혈압성 우측 신경마비'라고 한 것은 양의학적으로 말하면 뇌혈전이라기 보다 뇌졸중의 전조증상인 뇌출혈로서 1, 2차 질병에는 순차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서울고법 2000누10528)지금까지는 한의원 진단으로 산업재해로 요양 신청한 경우는 없었다.
이 사건은 한의원 진단으로 산재승인을 받았다는 것보다는 질병 초기부터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아왔던 것이 직업병 원인을 규명하는데 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따라서 어떤 질병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계속적으로 같은 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그 동안 진료를 한 병원에서 산업재해 요양 신청을 하면 산재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만나는 의사의 진단은 그때 보이는 증상의 결과로만 진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직업병은 한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두고 계속 진행되어 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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