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호]산재피해가족 네트워크 ' 다시는 '

[만나고 싶었습니다]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9-09-20 11:13
조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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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활동가 // 이상수


'다시는'은 어떠한 계기로 모임이 시작되었나요?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죽음은 죽음에 무감했던 우리 사회를 깨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아파하고 분노했던 지난 겨울의 매서웠던 추위와 뿌옇고 매캐했던 미세먼지가 기억납니다.
그 겨울 내내, 산재 피해가족들이 김용균 님의 부모님을 만나서 위로를 나누는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함께 아픔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피해가족들이 더 자주 만나고 모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라났습니다.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내 아이의 죽음같은 참혹한 일을 막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들이 모였습니다.

‘다시는’ 에 현재 함께하고 계신 가족들은 누구인가요?

태안화력 비정규직 김용균님의 어머니 김미숙님이 계시구요. 특성화고 현장실습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이 많으세요. 가장 적극적으로 산재가족모임을 위해 노력하신 분들이기도 하구요.
CJ 진천공장에서 일했던 김동준님의 어머니 강석경님, 토다이라는 외식업체에서 일했던 김동균님의 아버지 김용만님, LGU+ 콜센터에서 일했던 홍수연님의 아버지 홍순성님, 제주 생수업체에서 일했던 이민호님의 부모님인 이상영님과 박정숙님입니다. 그리고, 삼성직업병 투쟁을 오래 해오신 반올림 가족들이 계시구요. 황유미님의 부모님인 황상기님과 박상옥님, LCD를 만들다 뇌종양으로 장애를 얻은 한혜경님과 어머님 김시녀님이 있습니다.
tvN 드라마를 만들다 최소한의 노동인권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 고통받다 세상을 떠난 이한빛 PD의 가족들, 아버지 이용관님과 동생인 이한솔님이 계십니다.
최근에 수원 건설현장에서 추락하여 돌아가신 김태규님의 가족들, 어머니 신현숙님과 누나 김도현님이 함께 하게 되셨습니다.

전국에 무수히 많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있는데
이분들과는 어떻게 함께 하고자 하시는지요?

최근에 가족과 활동가들의 토론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는데요. ‘다시는’이 목표로 하는 활동, 재정과 활동역량 등을 고려했을 때 ‘다시는’ 구성원을 늘려가는 일은 조금 미뤄두기로 했어요.
당장은 실제 활동을 원하는 가족들 중심으로 1년 정도 활동을 하고, 이후 더 많은 분들로 모임을 확대해나갈지 다시 논의하게 될 거 같아요. 김태규님의 가족분들처럼 활동을 원하시는 가족분들은 조금씩 늘어나게 될 거 같구요.

‘다시는’이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활동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활동입니다. 사람이 죽어도 누구하나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과, 그래서 똑같은 죽음이 계속된다고 생각하는 가족들의 문제의식이 가장 높은 활동입니다. 책임있는 기업주와 기업에 대한 처벌없이 산재사고재발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이야기마당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가족들이 계신 현장실습생 문제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한 활동입니다. 최근 2학년부터 대상으로 하는 일학습병행법이 통과되면서 3학년을 대상으로 하던 현장실습제도의 문제라 더 커졌습니다. 현장실습 가족들을 중심으로 활동이 계속될 것입니다.
이 외에 추모사업과 치유를 위한 활동들도 진행하구요.

일명 ‘ 김용균법’이라고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산안법 시행령에 많은 한계 점이 지적되고 중대재해 처벌법 제정을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계신데 이런 법 개정의 의미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개정 산안법이 김용균법이라 불린 이유가 위험 업무 도급금지를 통해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취지의 개정이었기 때문인데, 지난 해 개정될 때 이미 김용균의 동료들이 제외되었습니다. 추가로 하위법령에서 김용균 동료들은 물론이고 많은 위험업무들이 도급허가 대상에서도 빠지면서 법의 취지를 무력화했습니다. 가족들이 분노해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대통령에게 연달아 편지도 썼는데요. 기회될 때마다, 가족들이 관심을 가지고 대응할 것입니다.
법이 있다고 저절로 안전해지지는 않지만, 법이 없으면 책임을 따져 묻기 어렵습니다. 사람이 죽어도, 법을 어긴 게 없어 처벌하지 않겠다는 게 지금의 상황인데요. 그런 상황에 책임이 있는 기업주를 직접 처벌하고, 기업에게 엄청난 벌금을 부과해서 노동자들이 죽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을 바꾸려 합니다. 그런 법이 있다면, 그 법을 근거로 싸울 수 있으니까요.

이 소식지는 금속, 조선등 주로 제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보게 되는데요.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려요.

‘다시는’의 가족들은 가족이 죽었을 때 정의롭게 해결하기 위해 싸웠던 분들입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싸웠지만, 그 싸움에서 이겼다고 죽은 가족이 살아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더 중요한 과제는 지금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그 일터가 안전해지는 것입니다. 더 이상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는 현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산재피해가족들의 힘만으로는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동안전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대처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의 목표는 ‘다시는’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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