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호]살점이 떨어져 나가는데 이 악물고 일하고 싶지 않다.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9-04-11 17:19
조회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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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유난히 뜨겁던 지난 여름 현대위아의 하청업체들이 하나로 뭉쳐 노조를 설립하고 한겨울 추위도 무색할 정도로 뜨겁게 투쟁해왔습니다.

노안부장의 업무를 맡아서 일하면서 현장 내의 안전 문제를 우선으로 해결해왔습니다. 지회의 총무부장과 산추련에 방문하여 상담하던 도중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피부질환이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하다가 갈라지고 피나는 내 피부도 산재이지 않은가!” 생각이 들어 현장을 돌며 조합원들의 피부질환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장 조사한지 몇 시간 되지 않아 1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겪은 경험이 있거나 지금도 앓고 있었습니다.
조사 끝에 현재 증상이 남아 있는 조합원이 12명!
그 중에 11명이 경남근로자건강센터로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검사 결과는 하나같이 접촉성 피부염 판정을 받았고 MSDS(물질안전보건자료)와 대조하며 작업관련성을 평가해 본 바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진다 라는 소견을 받아서 이 문제는 오랜기간 공작기계조립 업무에 있어서 고질적인 직업병이라고 판단하고 대처방안으로 회사에 불침투성 장갑인 <라텍스장갑>을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지금까지 맨손으로 작업해왔다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난리냐”, “작업표준서에도 그렇게 작업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요구 자체를 불필요하다고 거부하였고, 정규직 현장 관리자는 지회 설립 후 첫 사업으로 진행했던 발암물질이 나온다던 PU장갑의 교체사업을 들먹이며 “장갑같이 사소한 것으로 자꾸 시비냐” 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해당 작업에 관련된 제품들의 업체 관계자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업체들도 생산에 있어서 라텍스장갑을 사용하고 있고, 납품처에도 사용을 권고하고 추천한다.” 라는 내용을 전달한바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요구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산추련과 소통하여 2018년 12월 27일 노동부 창원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지역 내의 여러 노동조합, 지회와 함께 노동자의 건강권에 대한 사측의 무관심에 질타와 대책을 요구하였습니다.

우리는 노동부에 특수건강검진이 누락된 대상자들에 대한 검진을 요구했고, 안전관리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언론에서 다루고 이슈화가 되니 현대위아 원청도, 하청업체도, 노동부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대쪽같고 한결같던 것들이 언론의 힘 앞에서는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움직이는게 웃기고도 신기했습니다.
노동부 산재예방지도과는 회사에 근로감독을 실시하였습니다.
결과는 130여명의 특수건강검진이 누락, MSDS관리 소홀 등으로 행정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이에 벌금과 임시건강검진 명령을 내렸습니다. 근로감독관들도 현장을 둘러보고는 “겉과 속은 모르는 것이다. 이번에 현대위아를 둘러보니 하청관리는 빵점이다. 겉보기만 번지르르했다.”며  원청에 대해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할 것을 당부했고 추후에도 꾸준한 감독을 약속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를 요구했고 통합산보위를 이끌어 냈습니다.
노사간의 회의를 통해 임시건강검진 기관을 선정하여 2월 11일 12일 양일간 132명의 검진을 실시하였고 검진기관 및 보건대행기관과 일부 누락된 부분을 지적하고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특수건강검진에 포함시켜서 시행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에 있습니다.

이번 건으로 사측에서는 원활하게 라텍스장갑을 지급하였고 현재 현장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텍스장갑의 현장 도입이후 조합원들의 질환이 크게 완화되었으나, 이미 만성이 된 일부 조합원은 산재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번 피부질환자들을 보면서 같은 현장에서 36년간 근무하시며 벗겨지고 갈라져 너덜너덜 하던 아버지의 손이 떠올라 여지껏 입다물고 모른척 하던 현대위아에 대한 분노가 끓어올랐습니다. 정년퇴직으로 쉬고 계신 지금 명절에  손을 보며 서로 미안해 하는 상황이 다시는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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