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유목 초등학교 교사스승의 날 반납을 제안하며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기쁘고 행복해야 할 스승의 날이 거북스럽고 자존심 상하는 날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즘 대중매체에서 촌지수수, 잡부금 등을 다룰 때마다 부끄럽고 기분 나쁩니다. 학부모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많든 적든, 다수이건 소수이건, 그동안 그런 관행이 우리 교육계에 있었고, 저 역시 다르지 않기에 다른 업종이나 다른 학교와 비교하거나 변명하는 건 너무 궁색합니다. 혹 그런 욕 들으면서도 받는 양심 없는 교사가 있다면 다수의 깨끗한 사람에게 비난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이제 욕 좀하고 삽시다.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나까지..... 그러지 마시오.” 어린이날은 어린이가 기분 좋고, 어버이날은 어버이가 기분이 좋은 데, 스승의 날은 선생들이 마음이 상한다며 없애버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동학년에서도 많은 선생님들이 하십니다. 어떻게 없애면 좋을까요? 2월 달로 바꾸자는 이야기도 있고, 경찰의 날, 무슨 날 다 있는데 우리만 없어서야 하는 이야기도 있고, 스승의 날에 아이들이 감사하는 것도 배워야 한다는 말도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감사 받는 것도 귀찮고, 꽃다발은 되고 선물은 안 된다는 것도 우습고, 편지 답장 쓰는 것도 귀찮고, 만원짜리는 되고 2만원짜리는 안 된다는 것도 우습고, 파티한다고 선생보다 저들끼리 더 즐거운 난리도 싫고, 5월에는 가져오지 말라는 데 부득부득 들고 와서 신경 쓰이게 한 사람이 2월이 되면 자기 아이 학급문집값 1만원도 아깝다고 반도 안 내는 간사함도 싫고, 고마 없는 게 속편하겠습니다. 저는 전국적으로 분위기가 되어 아예 스승의 날이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그걸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대통령이 스승의 날을 없애겠습니까? 학부모가 없애겠습니까? 전교조가 없애겠습니까? 학교장이 그리하라고 지시 하겠습니까? 어느 단위 단체도 말하기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나부터 바꾸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반, 우리 학교, 없앴다는 소문나면 금방 다른 학교에서도 따라 할 거고 그런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자연스럽게 스승의 날이 없어질 거라 생각됩니다. 뜻을 같이 하는 선생님들이 모아지는 대로 홈페이지 등에 공지하여 아예 꽃이나 편지도 없이 깔끔하게 없애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원한다면 언론에 내면 바로 실어주겠죠? 우리는 학부모에게 부담되고, 교사의 자존심을 상하는되어버린 스승의 날이 더 이상 지속되기를 바라지 않아 우리부터 스스로 폐지한다. 앞으로 행여 어떠한 축하나 치사도 원치 않고, 꽃이나 편지 한장도 스승의 날이라는 이유로 받을 생각이 없음을 밝히니, 앞으로 누구도 스승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욕먹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6학년 - 천정진, 심지연, 김미경,강순정,조수임,차정민,박정륜,김영회,이병만,김은숙 5학년 - 손미경, 박안나, 김정희, 최정숙, 박영숙,서환희, 권오경,최은숙,김혜자,박석병,유은영,전지명 4학년 - 이정화, 박수미,김명숙,전병란,김경숙,최영숙,우복란,하태수,오갑선 3학년 - 허승배,이정임,차명이 2학년 - 강경자, 최상숙,노장환,박주영,김보은,선수연,김순선,심영미 1학년 - (아직 수거 안 됨) 이상 유목초등학교 교사 명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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